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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미술사, 쓰기/ 개입하기?

이현경

학술(62) | 한국근현대미술사학회 20주년 기념 학술대회




지금으로부터 20년 전인 1993년 11월에는 한국 근대미술의 연구에 큰 발전을 도모하는 사건이 하나 있었다. 바로 윤범모, 최열, 김복기, 김희대, 최석태 선생님들의 발의로 한국근대미술사학회가 발족된 것이다. 우리의 근대는 미술에 있어서도 식민 치하의 어려운 여건 속에서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자 치열하게 경주했던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한동안 한국미술사를 다루는 학계에서는 이 시기를 전통성의 맥락에서 규정할 수 없는 우리 미술의 암흑기로 여겨왔다. 또 현대 미술을 다루는 비평계에서는 60년대 이후 다채롭게 쏟아지는 현대의 여러 논의에 편승할 수 없는 전(前) 시기적인 별개의 영역이라는 인식이 있었다. 그런데 20년 전 한국근대미술사학회가 발족한 이후 지금까지 근대미술에 대한 활발한 논의와 연구를 통해, 우리에게 근대는 전통을 계승하고 현대를 이양하는, 우리 미술의 허리에 해당하는 중요한 시기이며, 이 시기를 논하지 않고서는 특히나 우리의 현대 미술의 양상들이 정립될 수 없다는 사고의 전환이 이루어졌다. 그래서 그동안 근대에 초점을 맞추어 연구하던 한국근대미술사학회에서도 2007년 학회명을 한국근현대미술사학회로 바꾸고, 우리 미술에 있어 근대의 시도들이 현대에 뿌리를 내리는 맥락들을 좀 더 탐구해보고자 하였다.

그리고 지난 10월 12일(금)과 13일(토)에는 발족 이후 20년간 걸어온 한국근현대미술사학회의 발자취를 되새겨보는 시간이 있었다. 이 학회에서는 20주년 기념 학술대회를 개최하여 그 간의 회자정리와 더불어 이후 연구의 방향성을 모색하고자 한 것이다. 이번 기념 학술대회는 국립현대미술관과 공동주최하여 이틀에 걸쳐 총 4부의 주제로 진행되었고, 각 주제에 따른 미술계의 다방면의 논의들을 통해 그동안의 연구 성과에 대한 정리와 반성, 그리고 나아가야할 바를 제시하고자 하였다.      

<제1부 : 한국 근현대미술 연구의 궤적과 현황>에서는 해방후부터 지금까지 우리의 근현대미술에 대한 여러 논의, 즉 신문, 잡지, 단행본, 학술지 논문, 대학 논문 등을 통해 전개된 연구의 양상을 정리하고, 시기별 주도적 흐름에 대해 개별 연구자의 전문적인 시선으로 그 특징을 논해보고자 하였다. 이에 대한 연구는 강민기(충북대)씨의 ‘한국 근대 수묵채색화 연구 50년사’, 권행가(한예종)씨의 ‘한국 근현대 서양화 및 시각문화 연구사’, 조은정(한남대 대학원 겸임교수)씨의 ‘한국 근현대 조각 연구사’, 목수현(서울대 규장각 한국학연구원 객원연구원)씨의 ‘한국 근현대 미술사에서 제도와 교육에 관한 연구와 검토’가 있었고, 장르별 연구사(史)를 통해 현재 연구의 보완점들을 논해 보았다.

<제2부 : 미술 현장 속의 한국 근현대미술사>에서는 김영순(The New Wave of Korean Culture Bureau 대표)씨의 사회로 학술 분야가 아닌 현장에서 바라보는 근현대미술에 대한 시선을 알아보고자 하였다. 화랑의 신옥진(부산 공간화랑 대표)씨는 미술 작품의 위작 문제와 감정에 대한 역사적 사실들을 작가들에 얽힌 일화로 이야기해 주었고, 미술언론의 김복기(아트인컬처 발행인)씨는 기자로서 1차 자료를 획득하기 위해 보다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는 노력들을 설명하였다. 그리고 미술관의 이준(삼성 리움미술관 부관장)씨는 연구자들이 주로 도판으로 감별하는 것에 비해 큐레이터로서 실물 작품을 보고 검증할 수 있다는 점과 전체 기획을 위해 일괄적 시선을 유지하는 태도를 이야기하였다. 이들 토론자들의 논의를 통해 그동안의 학문적 관행이나 그 틀의 한계를 알 수 있었고, 앞으로 이러한 현장과 연계하여 보다 적극적인 연구가 필요함을 알게 되었다.   

<제3부 : 미술사과 미술아카이브>에서는 미술 자료의 체계화가 곧 우리의 미술 발전의 시금석이 된다는 사실을 논하면서, 이를 위해 선진국의 사례를 살펴보고 이와 비교하여 현재 우리나라의 국립 기관과 사립 기관의 아카이브 현황을 알아보았다. 이에 대한 논의로는 류한승(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씨의 ‘미술 아카이브의 구축 및 운영 사례 연구-게티 미술연구소를 중심으로’와 김달진(김달진미술연구소장)씨의 ‘한국 미술 아카이브의 분포 상황 및 수집 여건 분석-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을 중심으로’, 그리고 김인혜(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씨의 ‘국립현대미술관의 미술 아카이브 운영 구상’이 있었다.  

<제4부 : 동아시아 근현대미술 연구의 궤적과 현황>에서는 우리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주변국들이 근대미술을 바라보기 위해 걸어온 길을 살펴보고자 하였다. 우리의 시선과 다른 역사적, 사회적 맥락을 가진 이들의 논의는 바이 쉬밍(白適銘, 국립대만사범대 미술학과 부교수)씨의 ‘최근 20~30년간 대만에서의 중국 현대미술 연구’, 키다 에미코(喜多惠美子, 교토 오타니대)씨의 ‘일본 근대미술 연구의 흐름과 현황’, 버지니아 문(Virginia Moon, 캘리포니아주립대)씨의 ‘미국의 한국 근대미술 연구사’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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