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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37)인물미술사학회 청화 하인두 탄생 80주년기념 학술대회-하인두 다시보기

조영미

학술(37)


청화 하인두(靑華河麟斗1930-1989), 그는 누구인가. 한국적 추상미술의 선구자로 평가되는 청화 하인두의 삶과 예술세계를 재조명해 보는 자리가 마련되었다. 인물미술사학회(회장 김영호)는 8월 21일 덕수궁미술관에서 그의 탄생 80주년을 기념해‘하인두 다시보기’라는 주제로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왜 하인두인가? 세미나가 시작하면서 끝날 무렵까지 머릿속에 맴돌았던 의문이다. 그실마리는‘청화의 개인사는 시대사이자 그의 삶에는 문화사가 배어 있다’는 조은정씨의 발제에서 찾았다. 하인두의 삶 속에는 국내 미술대학 1세대 작가의 비애와 전쟁의 상흔, 4.19, 5.16 등 한국현대사의 어두운 그늘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그를 다시 본다는 것은 한국 현대미술사를 반추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윤범모(경원대)씨는 ‘하인두 혹은 혼불과 시정신’이란 주제로 인간 하인두의 작가론에 초점을 맞춰 예술의 근원을 되짚어보고자 했다. 발표자는 청화 작품세계의 근간을 불교사상과 시문학정신에서 비롯되었다고 보았다. 특히 만다라계열 작품에서 불교사상과 정신분석학의 영향이 반영되어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그의 작품세계를 논할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시정신’이다. 그는 빼어난 문학적 감성과 탁월한 문장력을 가지고 있어 실제로 여러 권의 저서를 출판하기도 했다. 그는 글을 통해‘시는 모든 예술의 중심이자 시정신이 예술의 중핵’이라 말한바 있다. 발표자는 마치 시를 쓰듯 절제되고 함축적 의미를 화면에 담고자 했던 그는 <혼불>시리즈를 통해 이를 완성시켰다는 결론을 추론하였다.


조은정(한남대)씨는‘청화 하인두의 작품세계와 미술사적 위치’에서 청화의 작품세계를 생애사와 사상을 바탕으로 작품의 특성을 분석했다. 발표자는 그의 생애와 그가 남긴 글을 통해 작품의 주요 키워드를 추출해내는 과정으로 글을 전개했다. 즉 선(線), 문학, 종교, 색(色) 네 가지로 분류해 작가의 작품세계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해주었다. 또한 청화의 미술사적 평가에 앞서 평생자신이 추구하는 세계를 확립시켜 나갔던 그의 작가적 태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구정화(경기문화재단)씨는‘하인두 작품<율>, <만다라> 작품연구’에서 1960년대 후반부터 70년대 후반까지 작품을 대상으로 무속정신과 불교사상과 연관시켜 제작배경을 살펴보았다. 발제자는 작품 <율>과 <태극>의 제작배경을 거문고 산조, 태극 문양, 천도교, 원효의 불교사상 등과 연관시켜 구체적으로 분석했다. 특히 <만다라>와 <묘계환중>에 대해서 정신과 의사 김종해와의 인연을 통해 추적했던 점이 흥미로웠다.


박영택(경기대)씨는 ‘하인두, 류민자 부부의 작품세계’에서 미술계에서 유명한 부부작가인 하인두와 류민자의 작품세계를 비교·분석해 살펴보았다. 예술가부부로 인연을 맺고 살아가면서 서로의 예술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영감의 원천인 뮤즈? 어느 한쪽의 희생? 흥미로운 질문에서 출발했다. 발표자는 서로 살아온 경험과 환경은 다르지만 필연적으로 닮아 있음을 부정하지 않았다. 바로 종교성이다. 그들의 작품에 강하게 반영되어 있는 종교성은 그림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음을 의미했다. 발표자는 그들에게 있어 그림은 일종의 구원이자 치유의 과정으로 귀결했다.


이번 학술대회에는 하인두의 부인이자 예술가로서 동반자인 류민자씨와 딸, 사위, 며느리가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살아생전 작가와 함께 했던 가족, 동료들이 참석한 가운데 그를 다시금 추억하고 회고하는 자리였다. 나아가 하인두라는 작가에 대한 심층연구 뿐만 아니라 그가 남긴 글이 한국근현대미술사의 중요한 사료로서 가치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


작가 하인두가 지금 이 순간에, 다시금 회고되는 연유이자 그 필요성을 어렴풋이나마 깨닫게 된 자리였다. 학술대회 이후 평창동 가나컨템포러리에서 작가의 산문을 모은 수상집『청화수필』출판기념회와‘하인두 드로잉의 세계’전(8.21-29)도 함께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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