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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34) 이현경 / 새로운 지형을 모색하는 공공미술

이현경

40여 년 전 영국인 존 윌렛(John Willett)이 그의 저서 『도시 속의 미술(Art in a City)』에서 언급한 공공미술(Public Art)이라는 용어는 이제 미술계 사람이라면 너무나도 친숙한 용어가 되었다. 공공미술은 말 그대로 대중에게 공개된 장소에 설치, 전시되는 작품으로 과거에는 주로 그 공간을 상징하는 기념 조형물에 한정되어 생각 되었지만 지금의 공공미술은 그것이 놓인 장소의 범위를 벗어나 미술을 통해 미술 밖의 문화적ㆍ사회적ㆍ정치적 문제를 보다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는 소통의 장이다. 그런 의미에서 공공미술은 과거의 기념비적인 영구성에 꼭 한정하지 않으며 도시와 지역 축제와 더불어 일시적인 이벤트의 성격을 띨 수도 있고, 꼭 작가가 만들지 않아도 되며, 반드시 조형적 매체를 통하지 않아도 된다. 공공미술은 현대미술이 지향하는 동시대의 이슈들을 가장 쉽고 편하게 많은 사람에게 다가갈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으며 그렇기에 가장 적극적이며 오픈된 미술 장르이다. 그렇지만 이러한 공공미술은 또한 많은 사람이 향유하는 ‘공공적’ 특징을 가진다는 것에서 지역사회와 제도적 문제와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마치 올림픽을 국가가 운영하고 시민이 참여하듯이 공공미술에 있어서도 그들을 운영하는 공적 체계가 얼마나 합리적인가에 따라 보다 그 장점이 십분 발휘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공공미술에는 그것을 운영하는 제도적 장치가 매우 중요하다는 의식 하에 지난 5월 14일(금)에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사)한국미술협회의 주최로 국내외 공공미술의 제도와 사례를 살펴볼 수 있는 학술컨퍼런스가 열렸다. 이번 세미나는 여타 미술과 다르게 상대적으로 유동적인 성격을 지니는 공공미술을 성공적으로 정립시킨 해외 제도와 사례를 살펴보고 우리나라의 공공미술의 제도의 과정과 사례를 되짚어 보아 어떠한 제도적 안착을 통해 국가와 지역사회가 성공적으로 소통을 도모할 수 있을지 모색해보고자 하였다.

바바라 골드스타인(미국 공공미술 네트워크 위원회 위원, 산호세시 문화국 공공미술 디렉터)씨는 ‘미국의 공공미술 제도’를 통해 1930년대 루즈벨트 행정부 기간부터 시작된 미국의 공공미술은 오늘날 300개가 넘는 정부지원을 받는 공공미술 프로그램이 존재하며 이에 관련된 수많은 민간 에이전시 파트너들과 함께 대중과 소통하는 작업을 확장시킨다고 하였다. 주로 시의 자산개발기금의 1%로 운영되는 미국의 공공미술은 그동안 여러 도시에서 최초의 흑인거주지와 같이 사회적 의미가 있으나 소외되고 낙후된 지역에 실시하거나 주차장, 고속도로 밑과 같은 메마른 공간에 예술적 활기를 불어넣어 재인식을 가져온 사례를 소개하였다. 그녀는 시의 주도적이고 명확한 계획에서부터 나오는 공공미술이 성공률이 높다고 설명하였다.


리차드 뉴위스 (캐나다 밴쿠버시 문화국장 대리)씨는 ‘캐나다 밴쿠버의 공공미술 제도-두 도시 이야기’에서 공통적으로 온화한 기후와 다소 진보적인 정치관을 지닌 샌프란시스코와 밴쿠버지만 1960년대 후반에 시작되어 오래된 역사와 정책적으로 안정된 기반을 가진 샌프란시스코에 비해 주로 주의 관할권 아래 두 직책에서만 전담되는 밴쿠버의 공공미술이 운영되는 방식을 설명하였다. 뉴위스씨는 이번 캐나다 동계올림픽과 함께 활성화된 공공미술을 소개하였는데 이번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한 여자스키점프 선수들을 시의 전광판에 소개하여 사람들에게 인지시킨 작품이나 밴쿠버의 낙후된 동쪽지역에 설치된 조형물이 도시 심볼이 된 사례 등을 소개하였고 시의 공공기반 시설비용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샌프란시스코에 비해 밴쿠버는 공공자금의 20%를 저축하여 이를 이자수익으로 운영할 수 있어 후에 다시 공공미술을 위한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고 하였다.


기타가와 프램(에치고 츠마리 아트 트리엔날레 예술감독)씨는 ‘일본의 공공미술 사례-대지의 예술제 에치고 츠마리 아트 트리엔날레’에서 일본 역사에서 의미 있는 지역이었던 에치고 츠마리 지역이 현재는 도시에 비해 현저히 낮은 인구밀도와 그나마 30%가 고령화 인구인 이 소외된 산간 마을을 공공미술로 활성화 시킨 사례를 소개하였다. 프램씨는 대지 예술제의 근본 목표는 이 산간 마을의 그림 같은 자연을 끌어들여 ‘인간이 자연에 내포된다’는 기치아래 지진으로 황폐해진 폐가와 폐교를 세계적인 아티스트와 문화예술기관이 참여하여 보다 편리하고 예술적으로 친자연적인 공간으로 바꾸어 놓은 것을 보여주었다. 그는 이 마을의 노인들도 함께 작업을 진행하여 보다 적극적인 참여자로 활동하였고 이 행사 이후 사후 관리 프로그램이 보다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하였다.


양현미(상명대 문화예술경영학과 교수)씨는 ‘한국의 공공미술 제도-미술장식에서 공공미술로’에서 앞서가는 현대미술의 추이를 현재의 제도가 따라잡지 못하는 상황과 지금의 공공미술 정책의 상황을 통계적으로 분석하여 알기 쉽게 설명하였다. 특히 발표자는 공공 미술의 확장된 개념에 대한 국토해양부를 비롯한 여러 지역자체단체의 부족한 인식 때문에 관리시스템 구축이 매우 중요한 공공미술이 활성화되지 못하므로 이에 대한 개선노력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윤태건(더톤 대표)씨는 ‘공공미술, 전환과 확장-국내 사례를 중심으로’를 통해 우리 사회에서 공공미술이라 일컬어지는 조각공원, 해외 작가의 빌딩 앞 설치 작품, 지역의 기념조형물을 논해보고, 2000년대부터 활성화된 프로젝트성의 공공미술이 합리적인 정책과 제도에 따라 점진적으로 안착되기 위해 필요한 문제들을 설명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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