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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25) 하계 인물미술사학회 자유세미나

이현경

하계 인물미술사학회 자유세미나




이현경 | 예술학





뜨거웠던 8월 8일(토), 국민대에서는 우리의 복잡다단한 근·현대사 속에서 각자의 분야와 입장에서 민족 미술의 재건을 위해 커다란 발자국을 남긴 인물들을 조명하는 인물미술사학회 하계발표가 있었다. 미술사학자 이여성과 조각가 김복진은 식민지라는 험난한 사회 상황 속에서 당대 지식인으로서 근대적 계몽을 위해 미술을 보았으며, 후대의 김환기와 변종하는 앞서의 인물들보다 좀더 미술 내적으로 형상미를 구현할 수 있었다.


홍지석(단국대연구교수)씨는 ‘이여성의 조선예술론’에서 50년대 후반 이여성이 발표한 조선미술사 관련 글들을 통해 우리 미술사를 보는 사회주의적 시각을 조명하였다. 해방 후 사회 재건을 위한 과제로 민족 미술을 구현하려는 움직임은 많았으나 이를 바라보는 입장은 혼란스러웠던 시대에 이여성은 월북 후 그의 정치적 성향과 맞물려서 미술사를 보는 체계적 시각을 제시하였다. 발표자는 이여성이 프롤레타리아 국제주의와 민족주의의 조화를 위해 진보적 미술을 보는 관점으로 관념(idea)보다 사실(reality)을 선호하며 이러한 시각에서 석굴암, 부석사, 상감청자, 화원화가인 김홍도의 작품을 주목하였음을 설명하고, 같은 사회주의 학자인 김용준의 이여성 비판을 대비시켜 사회주의 계열내 또 다른 시각을 살펴보았다.


최열(미술비평가)씨는 ‘사회주의 문예운동과 김복진’에서 1920년대에서 30년대 주도적인 문예운동이었던 조선프롤레타리아 예술가동맹(KAPF)의 활동자들이 주로 문학가가 많았기 때문에 후대의 연구에 있어서 간과되었던 조각가 김복진(1901~1940)의 프로예맹 활동과 그 의미를 살피고자 하였다. 발표자는 당시의 시대적 정황을 정치하게 서술하면서 프로예맹의 전신인 서울청년회 무렵부터 조선공산당의 핵심 지도자였던 김복진이 당시 사회주의 운동에 미친 주도적 영향을 설명하였다. 또한 이른 요절과 김복진의 동생이었던 문학가 김기진의 왜곡적 회고로 자료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당시의 신문기사와 문학지를 꼼꼼하게 비교해가는 자료의 고증을 통해 김복진의 시대와 사회를 보는 눈을 서술하였다.


송현주(국민대석사졸업)씨는 ‘수화 김환기의 뉴욕시대전기(前期,1963~1970) 작품 연구’에서 김환기의 작업이 주로 30년대의 추상, 50년대의 구상, 70년대 전면추상으로 가는 굵직한 작업사(史)에 주목되었던 것에 반해, 60년대의 작업들을 포착하여 70년대의 전면추상의 연결 고리를 찾고자 하였다. 발표자는 70년대 작업들이 당시 뉴욕화단의 모던적 색면추상과 다른 작업 베이스를 가진 결과물이라는 것을 설명하기 위해, 구체적인 형태를 세분화하여 분류하고, 스케치 또는 과슈화에 서도 형태적 연결고리를 찾아내 김환기의 조형 세계가 일관된 특징을 지니고 있음을 설명하였다.


허나영(용인대강사)씨는 ‘형상을 통해 서정적 이야기를한 작가, 변종하’에서 우리 미술의 60년대가 전후 앵포르멜의 물결 속에 출렁이던 무렵 프랑스로 건너가 파리 화단 속에서 작업 세계를 구축하여 70, 80년대 미술의 집단화 움직임 속에서도 어디에도 속하지 않았던 변종하의 개인적 작업 성향을 살펴보았다. 발표자는 변종하의 작업 특징을 크게 두 가지로 정리하여 요철 기법과, 회화에 언어를 대입하는 서술적 구상을 언급하고 이러한 현대적 툴로 한국적 정서를 담은 서정적 풍경을 담아내고 있다고 설명하였다.


발표순대로 김보라(홍익대강사), 윤범모(경원대교수), 유가은(국민대박사과정), 이현경(서울시립대강사)씨의 질의가 있었으며 조은정(미술평론가)씨의 원활한 사회 덕분인지, 소규모 모임답게 활발한 질의와 토론이 이어져 예정시간의 1시간 반을 초과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하였다.


근대 미술이라는 학문의 태동기에서 옛 미술을 사회적 변혁의 도구로 본 이여성과 김용준의 연구는 미술사 연구로는 다소 오류가 발견되지만 그 치열함과 순수한 태도는 현 시대에서 편하게 공부하는 필자의 태도를 완전 반성하게 하였다. 미술학은 그 때와 제반 환경이 너무도 달라져 김환기 같은 작가는 작업시기를 세분화하여 단독 연구가 진행되는데, 김복진과 같은 사회주의 작가들은 상대적으로 관심 밖으로 밀려난 것이 아닌가 싶다. 물론 지금의 비평의 관심사는 감각적으로 인식의 전환을 꾀하는 최첨단의 기법을 구사하는 작품들이지만, 우리의 주류 미술사에서 소외된 인물의 발굴과 그들을 통한 현대 미술사의 재정립은 반세기만에 모던과 포스트모던을 교차하며 달려온 우리 미술계의 지속적 숙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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