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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제38회 현대미술사학회 학술발표회

이현경

파란 하늘 아래서 벚꽃 잎이 날리는 지난 4월 18일(토), 추계예술대학교에서 현대미술사학회의 춘계발표가 있었다. 이번 발표는 개별연구에 대한 기존의 미술사적 시각을 벗어나 다양한 해석적 접근을 시도해 보려는 발제자들의 노력이 보였으며, 많은 사례 연구를 통해 경험적 지식을 넓힐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었다. 


박하나(홍익대)씨는 ‘들뢰즈의 주름론을 통한 해제주의 건축의 현대적 재조명-프랑크 게리, 렘 쿨하스, 피터 아이젠만을 중심으로’라는 발제를 통해 1990년대 이후의, 해체주의 건축가라고 불리는 3명의 작품들을 보는 방법으로 유기적인 ‘주름’ 개념을 제시하였다. 들뢰즈에게 있어서 접힘과 펼침을 동시에 내포하는 주름은 그것이 움직임과 변형을 시사한다는 것에서 가시적이면서 동시에 비가시적인 차원의 유동성, 즉 시간과 공간의 변주를 함의한다. 발제자는 이러한 주름 개념이 주체 중심의 고정적 시선 체계에서 벗어나 대상에 따라 관점이 바뀌는 관점주의를 의미하며 이를 해체주의 건축 공간에 적용하여 유기적, 이벤트, 감성적 공간으로 분류하여 다양한 예들을 설명하였다. 


김명숙(명지대)씨는 ‘1930-40년대 구본웅의 회화 경향’을 통하여 구본웅의 작품을 주로 야수파의 영향을 받은 모더니즘 경향으로 파악하던 기존의 관점에서 벗어나 1930년대 전 문화계에 걸쳐 전통과 고전에 대한 성찰이 만연했던 시대적 배경을 설명하면서 구본웅의 작품을 조선미(朝鮮美)를 찾기 위한 전통 탐구의 과정으로 파악하였다. 그 예로 구본웅은 <고행도>, <만파>, <여인상> 등을 통해 부처상의 자율적인 변혁을 시도하면서 동시에 회화에 종교적 희망을 염원하고 있으며, 또한 그가 우리의 세시풍속을 시와 그림으로 엮어 만든 시화집(詩畵集) 『허둔기(虛芚記)』를 통해 전래되어오던 전통 풍습에 대한 관심과 생활 속 아름다움을 보여준다고 설명하였다.

 

고동연(한국예술종합학교)씨는 ‘남성성의 위기: 뒤샹, 전쟁, 그리고 국가주의’를 통하여 뒤샹의 초기 드로잉과 그의 초상사진들을 그 시대의 제1차 세계대전이라는 역사적 맥락과 연관하여 전쟁이라는 상황에서 더욱 굳건해지는 ‘남성성’에서 탈피하고, 오히려 의문을 던지는 작업으로 파악하였다. 발제자는 뒤샹에 대한 기존의 연구가 다다나 초현실주의와 관련되어 주로 여성학 분야에 국한되어져 온 것에 대한 대안책으로 보다 구체적이고 특수한 역사적 배경을 제시하여 모호한 뒤샹의 작업에 논의를 좁혀보고자 하였다. 뒤샹의 기계 드로잉과 유리작업들은 전쟁터에서 온전하지 못했던 상처받은 남성성을 암시하며, 털과 같은 성적 상징을 거세한 초상사진이나 여장 남자와 같은 사진은 호전적 남성성을 부정함으로써 뒤샹 특유의 미학적 수법을 보여준다고 하였다. 


박소현(한양대)씨는 ‘Anti-Museology 혹은 문화혁명의 계보학: 반예술앙팡(反芸術アンパン)에서 미공투(美共鬪)까지’라는 발제에서 1958년, 일본 화단구조의 특권화를 가져온 근대미술의 실체인 도쿄도(東京都)미술관에서 열린 ‘요미우리 앙데팡당’을 시작으로 기성의 작가들에게 대항하는 신진 전위적인 ‘반예술’ 작가들이 대거 등장하기 시작하면서 60년대 후반의 미대 학생 및 미술가들의 투쟁조직인 미술가공투회의(美術家共鬪會議, 이하 미공투)의 활동까지 60년대의 일본현대미술은 일본의 역사가 만들어낸 제도권적인 근대미술과 확고한 대립쌍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70년대 이후, 미술관 비판의 양상은 미술관 건설 붐 속에서 이전보다 더욱 확고한 제도의 형태로 되돌아왔으며, 80년대 다문화주의의 문화상품으로 ‘미술사’라는 또 하나의 제도 속으로 현대미술이 편입되면서 일본 특유의 절충적인 입장을 보여준 다고 설명하였다. 


이현애(홍익대)씨는 ‘현대회화에 나타난 시리즈 이미지: 모네부터 리히터까지’라는 발제에서 동일 소재가 여러 개 비슷하게 반복되어 제작되는 시리즈 이미지를 통해 모네의 풍경에서는 시간의 연속성을, 야블렌스키의 얼굴에서는 반복 행위를 통한 신을 향한 확고한 구원의 손길을 설명하였다. 또한 오팔카는 캔버스를 바꿔가며 숫자를 무한대까지 기계적으로 그려감과 동시에 매 작업마다 얼굴을 사진으로 기록하는 반복을 통해 삶의 연속적 기억을 보여주며, 리히터의 백과사전식 초상화 작업은 개별 인물이 종합되면서 부분과 전체가 만들어내는 구조적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발제자는 이들 작가들의 시리즈 작업을 통해 부분보다 전체, 텍스트보다 컨텍스트, 서사성보다는 시간성을 강조하며 이러한 구조미를 통해 예술은 현실의 일회적 모방이 아니라, 지속적 반복이라는 것을 설명하였다. 



이현경(- ) 예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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