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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What: 신중국미술 전시 개막 심포지엄

이현경

학술(66)|중국현대미술의 신조류

  지난 2월 5일(화)에 우리의 국립현대미술관에 해당하는 중국국립미술관(중국미술관, National Art Museum of China)과 아르코미술관이 공동으로 기획한 ‘@What: 신중국미술’이 개최되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한중수교 20주년 기념행사로 동시대 중국미술 작가 8명의 작품을 선보이는 이 전시에서 개막 심포지엄으로 중국미술관의 관장인 판디앙씨를 초청하여 최근의 중국현대미술의 흐름과 그 비전을 살펴보고자 하였다. 판디앙(Fan di’an, 1955-)씨는 미술기획자이자 평론가로 북경중앙미술학원 부원장을 지냈고, 상파울루와 베니스비엔날레에서 중국관 커미셔너를 맡은 중국현대미술의 권위자이다. 그가 이번 심포지엄에서 제시한 화두는 오늘날 세계 미술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중국과 한국의 미술이 글로벌(global)화된 로컬(local)의 문제에 관심을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글로벌-로컬이 서구의 이론이나 문화에서 자국의 문화를 해결해보려는 시도이고, 단순히 서구에 자국의 문화를 편입시키고 모방하는데 그치는 시도라면 글로벌-로컬은 자국의 고유한 문화를 여러 나라에 수출하여 갈채를 받으면서 세계화하는 시도이다. 판디앙씨의 글로벌-로컬에 대한 화두는 오늘날 동아시아 국가 공통의 과제로 생각된다.

  판디앙(중국미술관 관장)씨는 ‘글로벌-로컬과 동아시아의 동시대 미술(Global-local and East Asian Contemporary Art)’이라는 주제로 오늘날 세계로 도약하면서 도전받고 있는 중국현대미술의 현재 상황을 진단해보고 앞으로 중국미술과 더불어 한국미술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먼저 동시대의 중국미술은 점점 글로벌화를 요구하는 시대적 도전과 21세기 이후 정보화의 물결 속에 대두한 뉴미디어의 도전이라는 커다란 두 가지의 명제하에 놓여있는 상황이다. 21세기 문화의 큰 흐름인 이 두 가지 상황은 비단 중국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중국에서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의 영역에서 이러한 도전을 타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첫째는 중국이 미술관 시대로 접어들면서 체계적이면서도 조직적인 모색을 꾀하게 된 것이다. 2000년대 이후 중국은 베이징, 상하이, 항저우, 난징, 충칭 등의 주요 도시에 대규모의 국립미술관을 건립하였다. 또한, 더불어 다수의 사립미술관도 세워졌다. 예를 들어 2009년 상하이 엑스포의 전시장으로 쓰였던 건물이 미술관으로 이어지면서 면적 17만㎡의 세계에서 가장 큰 미술관이 생겨났다. 그리고 2012년 베이징에는 런던의 테이트모던과 유사하게 발전소를 바탕으로 지어진 당대미술관이 건립되었다. 중국에서는 이러한 현대 미술관의 건립과 더불어 미술 관련 기구가 다수 생성되었는데, 이들은 미국, 유럽의 미술관보다 훨씬 개방성이 높아서 큐레이터의 실험적인 시도들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다양한 전시 참여적인 프로그램이 개발되고 있다고 하였다.

  둘째는 중국의 미술시장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졌다는 점이다. 2000년에 총 판매액이 12억 5,000만 달러였던 중국의 미술시장은 2012년 974억 5,000만 달러를 기록하면서 지난 12년간 약 87배의 성장을 가져왔다. 이 중 동시대(당대)미술은 13%, 고대 21%, 근현대 66%의 판매비율을 보임으로써, 아직 동시대 미술의 판매율이 다른 시대의 미술보다 높지 않다. 이것의 원인 중 하나는 중국에서 당대 미술을 지원하는 관련 기금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판디앙씨는 세계 시장에서 중국 미술의 판매량이 41.4%에 달하는 만큼 컬렉터들의 다양한 수요를 맞추기 위해 당대 미술에 대한 지원이 지속해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하였다. 

  셋째는 작가 자신의 내면적 과제로서, 하나는 중국의 작가들은 중국의 오래된 시각적 패러다임인 사실주의에 기인하여 새로운 방식으로 현실을 본다는 점이고 또 하나는 전통적 자원을 현대적으로 전환하려 한다는 점이다. 전자의 예는 류샤오뚱 같은 작가인데, 그는 발전으로 인해 중국에서 가장 변화가 심한 도시 광주에 직접 가서 철거되는 도시 풍경을 그린다. 현장성을 매우 중시하는 이 작가는 2008년에는 서남부의 대지진 지역에서, 2012년에는 신장 위구르 지역의 탄광 인부들을 그리면서 그곳의 생존을 묘사한다. 후자의 예는 장황의 작품인데, 장황은 지구가 어떻게 생겼는가의 보편적 관심으로서 빅뱅을 주제화하고, 돌을 생성하는 기계를 통해 동양의 우주관을 드러낸다. 

  마지막으로 판디앙씨는 시대적 흐름에 대처하기 위해 중국 미술가들에게 앞으로의 비전을 제시하였다. 이는 첫째 새로운 방식으로 현실을 볼 것, 둘째 전통을 현대적으로 변용할 것, 셋째 가상과 현실의 교류를 통해 현실을 바꿔나갈 것이다. 그는 이러한 지점을 지속해서 추구할 때, 진정한 글로벌화된 로컬을 이루어나갈 수 있다고 하였다. 그런데 이것은 다시 한번 말하지만, 비단 중국의 비전만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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