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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시드니비엔날레: 예술로 평화를 말하다

김남은

2018년, 호주는 그 어느 때보다 대규모 국제미술 행사 열기로 뜨겁다. 멜버른 빅토리아국립미술관(National Gallery of Victoria)에서 처음 개최된 ‘NGV 트리엔날레(NGV Triennial)’가 4월 15일에 성황리에 막을 내렸고 지난 3월 3일, 애들레이드 남호주미술관(Art Gallery South Australia)에서 시작된 ‘애들레이드비엔날레(Adelaide Biennial)’가 오는 6월까지 진행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올해 가장 주목받는 현대미술 축제는 단연 ‘시드니비엔날레(Biennale of Sydney, 2018.3.16-6.11)’일 것이다.


AI Weiwei, Law of the Journey 2017, Reinforced PVC with aluminium frame, 312 figures, 60×6×3m


세계 5대 비엔날레 중 하나로 손꼽히는 시드니비엔날레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 최초의 비엔날레로 1973년 출범한 이래 현재까지 100개 이상의 국가에서 1,800여 명의 예술가들이 참여하여 다양한 아트 플랫폼을 제공해 왔다. 올해로 21회를 맞은 이번 시드니비엔날레의 주제는 ‘중첩: 균형과 관계(Superposition:Equilibrium & Engagement)’이다. 총 감독을 맡은 일본 모리미술관(Mori Art Museum)의 수석 큐레이터 마미 카타오카(Mami KATAOKA)는 양자역학 용어에서 착안한 주제를 설명하며 “세상의 수많은 요소가 충돌과 억압을 통해 서로를 성장시키는 과정과 상반된 이해관계가 어떠한 방식으로 우리 사회의 중첩된 영역들을 형성해가는지 보여주고자 한다”고 언급했다. 35개국에서 참여한 70명의 예술가가 시드니를 대표하는 일곱 개의 문화예술 공간-뉴사우스웨일스주립미술관(Art Gallery of NSW), 시드니현대미술관(Museum of Contemporary Art Australia), 캐리지웍스(Carriageworks), 코카투아일랜드(Cockatoo Island), 아트스페이스(Artspace), 시드니오페라하우스(Sydney Opera House), 4A아시아현대미술센터(4A Centre for Contemporary Asian Art)-에서 자연과 우주, 인간과 문화, 역사와 예술에 나타나는‘중첩’된 영역에 관해 이야기한다. 한국 작가로는 유일하게 양혜규가 참여했다.



Tiffany CHUNG, Reconstructing an Exodus History:
Boat Trajectories, Ports of First Asylum and Resettlement
Countries 2017, embroidery on fabric, 140×350cm


특히 이번 비엔날레에서는 국제 사회의 관심을 촉구하는 난민 문제와 식민주의 역사를 되짚어 보는 작품들이 유난히 두드러졌다. 60m길이의 거대한 보트 위에 250여 명에 달하는 익명의 난민들을 형상화한 아이 웨이웨이(AI Weiwei)의 설치 작업, 난민들의 이동 패턴을 자수로 도표화 하여 일종의 텍스타일 지도를 완성한 티파니 청(Tiffany CHUNG)의 작품이 대표적이다. 호주 작가들은 서구가 지배해 온 식민지 역사를 면밀히 조사하여 식민주의 유산 아래 숨겨진 채 그동안 잊혀왔던 역사를 재해석하고자 했다.



Brook ANDREW, What’s Left Behind 2018, Mixed-media installation, Dimensions variable


브룩 앤드류(Brook ANDREW)는 다섯 점의 설치 조각을 통해 호주의 원주민인 에보리진의 역사를 의도적으로 강조했으며 톰 니콜슨(Tom NICHOLSON)은 20세기 지정학의 역사를 연필로 직접 작성하여 시드니현대미술관의 흰 벽면을 가득 채웠다. 야스민 스미스(Yasmin SMITH) 역시 영국의 식민지 건설 이후 산업화와 도시화를 겪은 시드니 파라마타(Parramatta) 지역의 역사를 담고 있는 신작을 발표하여 주목을 받았다. 한편, 뉴사우스웨일스주립미술관에는 지난 비엔날레의 역사를 확인할 수 있는 아카이브 섹션이 별도로 마련되었다. 아티스트 파일, 이미지, 서신 및 사진과 비디오 문서를 포함하는 다양한 자료 중 일부가 처음으로 대중에 공개되었으며 앞으로 추가되는 자료들 역시 매회 소개될 예정이다.

동시대 다양한 관심사를 심층적으로 다루면서도 인류애를 강조한 이번 시드니비엔날레는 역사적으로 반복되는 가치를 통해 세상이 어떻게 균형을 유지해 가는지 예술로 풀어냈다. 가장 평화적인 방법으로 인도주의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다.


- 김남은(1981- ) 숙명여대 사학과 졸업, 홍익대 대학원 예술학과 석사. 신한갤러리 큐레이터 역임(20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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