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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미술가의 사회적 위상

송미숙

송미숙 미술시평(38)

지난 세기 말에서 현 세기 초 즈음부터 미술가의 사회적, 지적 위상이 상당히 업그레이드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전에 생활을 영유하기 위해 학원을 차리거나 학원 강사로 그도 안 되면 아예 미술 혹은 작가가 되려는 꿈을 아예 포기하고 다른 직장을 얻어야 하는 가난한 미술가상, 생활고로 고통 받는 미술가상은 이제는 과거지사가 되어가고 있다. 드물지만 좀 더 야심을 지녔던 이들은 장대한 꿈을 갖고 어렵게 학비를 마련하거나 장학금으로 유학을 떠나 외국어도 제대로 구사하지 못한 채 귀국하여 대학에 자리 잡는 것이 유일하게 잘 된 경우였던 때도 있었으나(1990년대 초까지도), 최근에는 미국은 토플시험과 여타 장벽 때문에 힘들고 부분적으로는 아마도 yBa(young British artists)의 영향인지는 몰라도 영국 런던에 첼시, 골드스미스, 세인트 마틴, 로열 칼리지들로 한국유학생들이 몰려가고 있고 입학허가를 받으려고 줄지어 서 있을 지경이 되었다. 영국은 학비, 생활비가 비싸 거의 일 년에 1억 이상의 경비가 드는데도 말이다. 일부 유학생들은 독일 뒤셀도르프, 스튜트가르트, 최근에는 외국학생들에 특전을 준다는 베를린에도 한국유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들은 거액의 투자를 한 외국에서 자리 잡기보다는(현실적으로 문화, 인종적 장벽 때문에 힘든 이유도 한 몫을 한다) 대부분 졸업 후에 귀국해 활동을 목표로 하는 것이 대부분인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개중에는 대학 선배, 혹은 스승들 같이 대학에 자리 잡으려고 하기도 하지만 갈수록 유학하고 온 자격자들이 많아 경쟁도 치열해 웬만한 경력 가지고는 힘들고, 때로는 국내에서 공들인(?) 이들에게 밀려나는 경우도 있다. 더욱이 최근 들어 미술대에 애매한 조형예술학 실기박사과정이 우후죽순 늘어나면서 외국에서 석사를 받고 다시 국내에서 인맥과 실적배경을 쌓느라 박사과정에 들어가는 경우도 종종 있다. 물론 이상적인 목표는 학교를 떠나 자칫 뒤떨어지거나 제자리걸음하기 쉬운 기술과 실력을 재충전하고 새로운 자극을 얻기 위함이라고는 하지만 궁극적인 목표는 대학에 입성하기 위함일 것이다. 어쨌든 이러한 열띤 면학(?) 풍조는 미술가들의 국제 미술정보의 흡수력뿐 아니라 전반적인 지적, 인문학적 수준을 높인 것은 사실이다. 여기에 인터넷, 정보테크놀로지의 발전이 거의 실시간으로 모든 국제 정보나 뉴스, 사건들을 스캔할 수 있게 하는 요인 또한 한 몫을 한다. 이러한 추세에 따라 미술가들을 보는 일반 사회의 시각도 이제는 많이 업그레이드되었다고 할 수 있다.
 
미술교육의 어려운 상황
그러나 지적 수준과 정보의 유입에 있어 떨어지지 않는다 해도 그것이 미술생산과 창조적 역량에 그만큼의 성과를 냈는가를 가늠하기는 지금 시점에서는 시기상조일지도 모른다. 다만 외관상의 이러한 미술가의 위상의 향상이 대학교육의 현장에서 어떤 의미를 갖느냐 하는 문제, 그리고 미래의 미술가·작가를 양성하는 대학교육의 현실, 그 교육의 주체와 객체, 교수와 학생, 전문·전업미술가와 미술교육가의 구분의 문제는 그것을 받아들이는 개인의 문제라고 치부하기에는 산적한 문제가 많다. 아울러 현 대학실정, 특히 정부에서 추진하고 장려하는 대학방침과 평가가 상당부분 졸업생취업의 실적 위주로 가고 있기 때문에 작가배출의 일방적인 교육 프로그램 가지고는 살아남기가 점점 어려워질 전망이다. 이미 이에 따른 일부대학이나 과의 통폐합은 이루어졌으나 미술 고급인력은 늘어나는 한편 이들을 수용할 수 있는 장치나 기회의 전망은 밝지만은 않다.

대학은 그렇다 치고 사실 그동안의 미술향수의 저변인구는 상당히 확대되어왔고 이는 단순히 증가한(하고 있는) 화랑들과 사립미술관만 보더라도 증명되는 사실이다. 물론 여기에는 수출 1조 달러에 도달한 나라 전반의 경제적 급성장이 한 몫을 했다는 사실 또한 부정 못할 요인이며 그에 따라 잉여자금을 가진 잠재 컬렉터들과 미술시장도 크게 성장했고 또 앞으로도 계속 성장할 조짐을 보인다. 이전과 같이 작품생산만 가지고 생활하기가 거의 불가능했던 미술가들로서는 환영할만한 얘기지만 문제는 작품의 예술적, 문화적 가치보다는 상품적 가치에 치중, 궁극적으로는 미술의 상품화 현상에 부지불식간에 일조하며 클리셰(Cliche)에 머무는 경우가 그 어느 때보다 빈번한 요즘이다. 한마디로 미술의 사회적 위상은 작품성과 항상 비례하지는 않는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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