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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인생보다 큰 larger than life

송미숙

송미숙 미술시평(14)

인생보다 큰 larger than life
-김수자의 최근 작


참으로 오랜만에 해외에서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김수자가 국내에서 전시(1.9-3.28 아뜰리에 에르메스)를 가졌다. 2000년 로댕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가진 후 10년만이다. 이번 아틀리에 에르메스 개인전에서 선보인 신작은 에르메스 재단과 지난 10월 스페인 란
자로테 비엔날레가 공동으로 제작한 작품으로 주제는 모든 물질의 근본이 네 가지 원소들, 즉 흙 Earth, 물 water, 불 fire과 공기 air의 유기적 결합에 의해 생성되고 변화한다는 사원소설을 근간으로 하고 있다.

7개의 독립된 채널을 통해 보이고 있는 는 지난 해 스페인 카나리 군도인 란자로테 섬의 사화산과 과테말라 파카야 활화산의 자연풍경과 움직임을 촬영한 것이다. 전시공간에 세워진 스크린 월과 공간과 벽면의 월 스크린들에 투사된 각 화면은 가로 3미터 세로 1미터 70cm 크기로 일부는 3차원의 동영상으로 다른 일부는 정지된 화면으로 제시, 서로 자연스럽게 조우하도록 하고 있으며 이때의 전시실의 완전히 탁 트인 공간의 설치는 필수적이다. 7개의 비디오 영상은 Fire of Air, Earth of Water, Fire of Earth, Air of Water 등 개별 제목을 갖고 있으며 이때의 제목과 영상의 관계는 두 가지 원소들의 순열과 조합을 통해 하나의 원소 속에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지만 내재해 있는 또 다른 원소를 암시하여 두 가지 원소들의 유기적 관계와 거기서 발생되는 에너지를 가시화 혹은 contextualize 하고 있다. 검푸른 파도의 물결과 그 흐름은 화산의 지층을 푸른 하늘은 하늘 즉 공기와 물과의 상징적 연관관계를 제시한다. 이렇듯 김수자는 우리가 바쁜 일상의 삶에서 그냥 지나치기 쉬운 너무나도 당연한 물질의 본질적 개념이자 진리인 우주의 네 가지 원소들의 생성과 상호작용, 그 변화의 작용에 시선을 돌려 삶의 문맥으로 끌어내고 있는 것이다.




본질로의 시각전환은 신선한 청량제

김수자의 이전 보따리 작업이 인간과 삶을 싸매고 펼치면서 끊임없이 이동하면서 혹은 작가 스스로 상징적 바늘이 되어 세상 사람들과 만나며 그들의 보이지 않는 삶과 소통하는 바늘여인이 삶의 상징적 프레임이자 매개체라면 이번의 비디오 작업에서의 카메라는 우주자연을 구성하고 있는 물질의 4대 요소와 거기서 생성되는 에너지들의 연관성과 역동성의 역학을 담아내는 프레임이다. 그런 의미에서 김수자에게 유에서 무, 또는 이미지나 형태를 만들어내는 창조자의 개념으로의 작가의 고정관념에 도전하고 있으며 오히려 그의 작업철학에서 중요한 것은‘non-doing’의 개념이며 이때의 작가는 견자 혹은 ‘미디엄’(영매)에 더 가깝다.
이제 인간 microcosm에서 우주-자연 macrocosm 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는 김수자에게 중요한 것은 시각 대상자체보다 대상이 엮어내고 역사하는 관계역학의 의미에 있다. 보따리에서 바늘에서 혹은 카메라의 프레임으로 인간과 삶, 인간과 자연, 우주자연 요소들의 관계를 풀이하는 방식에서 작가는 이를 발견하고 드러내는 도구에 불과하다. 김수자가 화상도가 탁월한 영상작업에서 제시하고 있는 본질로의 시각전환은 요즈음 우리미술계를 지배하고 있는 팝피즘, 공상과학적 이미지즘에 식상한 이들에게 신선한 청량제가 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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