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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최근 미술계의 외화내빈 현상

오광수

최근 미술계를 진단한다면 외화내빈 현상이라고 해도 결코 과장된 것은 아니리라. 포장은 요란한데 내용은 별 것 아닌 현상, 즉 명암의 교차가 너무 심하지 않나 생각된다. 9월 들어 세 개의 국제 비엔날레가 잇달아 열리었고 이어 KIAF가 열리었다. 그런가 하면 이런저런 군소 아트페어가 우후죽순 격으로 열린다는 소식이다. 외국의 인사가 이런 한국 미술계의 현황을 보았다면 굉장한 붐이 일어나고 있구나 하는 인상을 받을 것이 분명하다. 여기에다 서울에서만 열리던 옥션이 대구, 부산 등의 대도시에서도 열린다는 소식이고 보면 미술 시장의 활성화, 미술의 인프라 현상도 당연히 예상할 수밖에 없게 된다. 그동안 안건 자체가 소멸된 것으로 알고 있던 미술품 양도소득세가 다시 상정될 것이란 소식이 들리는 것도 이 같은 미술계의 호황 추세와 맞물려 있다는 사실도 숙지하지 않으면 안된다. 우선 밖에서 보기에 미술계가 풍요로운 상승곡선을 타고 있는 것으로 보기에 족하다. 과연그런가.

세 개의 국제 비엔날레 전시가 한 해 그것도 9월에 몰려 있다는 것은 결코 상생의 효과를 낼 수 없다는 것을 상식적인 안목으로도 판별할 수 있다. 비슷한 시기에 열리면 온 김에 다 볼 수 있지 않는가 하는 생각인 모양인데 하나를 충실히 보여주는 것만 못하다. 광주비엔날레를 보고 곧 이어 부산비엔날레를 간다고 치자.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광주와 부산은 구분되지 않을 정도로 비슷한 것이 되고 말 것이며 결과적으로 왜 같은 것을 두 군데서나 벌이는가 하는 비판을 받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과거의 내 경험으로 보아 상대적으로 성격이 부각되지 않고 서로를 죽이는 결과를 빚었다. 두 국제전이 한 나라에서 열린다는 것 자체가 낭비(부산비엔날레의 주제이기도 하다)라고 생각한다. 굳이 열겠다면 기획에서부터 구성에까지 전면적으로 다른 것이 되지 않으면 안 된다. 점차로 엄청난 예산을 퍼부어가면서 왜 열어야 하는가 하는 비판론이 서서히 제기되고 있다.
아트페어 역시 너무 많다. 줄여서 충실하게 만들어야지 내용이 빈약한 것을 억지로 부풀려서는 안 된다. 옥션도 경쟁 하듯이 생겨나는데 공급과 수요의 상황 진단도 없이 덤벼드는 형국이 분명하다. 조만간 공급의 절대 부족의 현상이 올 텐데 그 때는 어떻게 할 것인가. 지금도 몇 사람의 인기 작가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현상은 결코 정상적인 모습은 아니라고 본다. 여기에 편승된 일부 젊은 작가들의 물신주의가 미술계 질서를 유린할 뿐 아니라 창작의 분위기를 흐려놓고 있음을 간
과할 수 없게 한다. 삼성 리움과 현대미술관 분관

외국 작품의 선호는 우선 가격의 국제적 통용과 상대적으로 국내 작품에 비해 풍부한 내용에서 비롯되고 있다. 더욱이나 글로벌 시대가 아닌가. 외국의 수준 높은 작품이 국내에 유입되어온다는 것은 결코 나쁜 일이 아니다. 번번한 외국의 명작이 절대 부족이란 우리 미술관의 소장 실태를 감안할 때 미술관이든 개인 컬렉터이든 수준 높은 외국의 작품을 사들이는 것은 단순한 사치나 허영이 아니다. 그러한 행위를 사갈시하는 문화의 풍토에선 국제적인 우리 문화의 진출이 명분을 얻을 수 없게 된다.
삼성 리움이 구조조정에 들어갔다는 소식은 정말 우리를 우울하게 한다. 사정이 어떻게 되었던 국내 굴지의 미술관이 미술관으로서의 기능이 정지될 정도가 되었다는 것은 우리미술에 짙은 그림자를 드리우게 하고 있다. 요란스러운 미술판에 비해 한 쪽에선 깊은 적막감이 도는 현실은 외화 내빈의 극치라 할 만하다.
반가운 소식은 단연 국립현대미술관의 분관이 소격동 소재 기무사터에 세워진다는 문광부의 계획이다. 십 년 이상을 목말라 기다리던 미술계의 숙원이 이제야 풀리게 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환호작약해야할 판이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있었다가 없어지고 장관이 바뀔 때 마다 없었던 것으로 흐지부지 되기 일 수였던 계획이 마침내 구체적 실천의 단계에 들어가게 되었다니 미술계로선 최대의 경사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과거를 생각해보면 결코 안심할 일만도 아니다. 문광부의 의지를 최대로 신뢰해야겠지만 한편으론 미술계가 부릅뜬 눈으로 이를 지켜보지 않으면 안될 것 이다. Bubble in Korean art society
It is barely an exaggeration to consider the recent phenomenon in our art society as a bubble. It reminds us of the saying 'empty vessels make the greatest sound'. Three biennales have started in September in Korea. Art auctions and art fairs have followed. It is too much. Only a handful of artis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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