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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추상 회화 50년을 회고해 본다

오광수

서울 시립미술관의 <한국 추상 회화 1958 - 2008>전은 한국 추상미술 50년을 회고해보는 기획전이다. 58년이 기점이 됨으로서 전전의 추상과 분명한 선을 긋고 있음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30년대 후반의 일부 모더니스트에 의해 추진된 우리나라 추상 미술은 일본을 통해 이입된 후기 인상파 이후의 여러 사조, 예컨대, 입체파, 야수 표현파, 구성파, 미래파, 추상파 등 다양한 경향을 폭넓게 수용한 신경향 또는 신감각으로 일컬어지는 것을 말한다. 자유 전에 참여했던 김환기, 이규상, 유영국 등의 기하학적 추상이 전전 추상을 대변하는 것으로 전후 한동안의 새로운 경향의 추세도 크게 이 범주를 벗어난 것은 아니었다. 그러니까 전전의 추상은 몇 몇 선각적인 존재들에 의한 개별적 시도에서 비롯된 것으로 그 영향도 극히 한정적인 것에 머물렀을 뿐이다. 전전의 추상에 비해 58년을 기점으로 상정된 전후의 추상은 개별단위이기 보다 집단에 의해 추진된 미술 운동으로서의 성격을 지닌다는 점에서 특기된다. 여기서 상정된 58년은 <현대미술가협회>가 58년 4회의 전시에 그룹 집단 단위의 통일된 이념을 표방한 해를 지칭한 것이다. 이들이 표방한 집단적 이념의 형식이 다름 아닌 앵포로멜 - 비정형의 예술 - 이었으며 그것은 곧 폭발적인 추진과 반응을 보임으로써 미술사의 한획을 그은 것이 되었다.

<현대미술가협회>에 이어 <1960년 미술가협회>, 그리고 이들을 다시 아우르는 <악띠엘>의 출현으로 인해 비정형의 예술로 지칭된 뜨거운 추상미술은 비로소 정착의 단계에 접어들게 된다. 집단화의 논리는 이후 세대에게도 영향을 주어 <청년작가 연립전> 그리고 여러 지방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전개된 현대미술제와 <에콜 드 서울>로 이어졌다. 적어도 80년대까지 우리 미술의 두드러진 특징은 운동으로서의 의식의 결집이 지속되었다는 점이다. 포스트모더니즘 이후의 경향은 다원성과 개별성이 지배되어 미술계는 이전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보였다. 그러니까 전후의 추상미술은 80년대까지 운동으로서 추진되다가 개별의 영역으로 정비된 셈이다. 그러니까 추상미술 50년은 전반의 강한 운동적 성격과 후반의 개별적 성숙의 단계로 분리해볼 수 있다. 추상미술 네개의 패턴

가장 강한 추진력과 가장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는 점에서 전후 추상만큼 주목되는 경향도 없다. 아직도 새로운 미술의 대명사가 추상미술로 표기되는 것도 이 같은 사정에 기인됨이다. 당연히 우리미술의 정체성의 추구에 있어서도 추상미술이 차지하는 영향의 진폭이 결코 만만치 않다는 점도 상기하지 않으면 안 된다. 전후의 추상 미술로 시작되는 우리의 현대미술이 지닌 성격은 무엇인가는 바로 우리미술의 정체성이 무엇인가를 가늠하는 매개임이 분명하다. 운동으로부터 개별의 성숙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추상미술을 몇 개의 패턴으로 나누인 것이 <공간과 물성>, <행위와 유희>, <반복과 구조>, <색면과 빛>이다. 물론 이 네 개의 패턴에 전체를 분류한다는 것에는 다소 무리한 적응이 없지 않겠으나 우리의 추상미술이 갖는 몇 개의 특성은 분명히 걷잡은 것이 아닌가 본다. 전후 미술에 두드러진 공간과 물성의 문제는 특히 뜨거운 추상 속에 깊게 내재된 성향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행위와
유희는 그린다는 문제의 근원에 대한 질문을 던진 것으로 비단 이들 추상미술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지만 제스처 중심의 표현에 있어 가장 두드러지게 표상되고 있다는 점은 간과할 수 없다. 반복과 구조는 특히 단색 파를 중심으로 한 70년 후반의 경향에 깊이 연루된 것으로 우리미술 전반에 나타나는 특징 가운데 하나이다. 색면과 빛은 일련의 색면추상과 특히 빛을 독특한 표현 체계로 구현한 작가들이 포함되었다. 단순한 색면에 머물지 않고 빛이란 특수한 현상을 작품의 주요 인자로 해석해 간다는 것은 일종의 종교적인 감명과도 관계 지워진다.

초대된 작가들의 면모를 보면 단순한 추상미술 50년의 역사에 관련 된 작가 중심이란 상식적 분류를 벗어나‘운동으로서의 추상미술이란 긴 맥락 속에서 자신의 위상을 어떻게 가꾸어 왔는가’란 전체와 개별의 관계에 충실한 작가를 초대했다는 것이 눈에 띈다. 이 점에서 이 전시는 역사성을 지니는 회고전의 성격과 더불어 오늘 날 왕성하게 작업하고 있는 현역 작가를 초대해 추상미술의 현 주소를 다시 점검한다는 의미도 아울러 가지고 있다.
Looking back upon 50 years of Abstract art

The exhibition of at the Seoul Museum of Art lo! oks back upon 50 years of Korean abstract art. While abstract art before the Liberation was tried by only a few individual artists, after 1958 it was
an artistic movement lead by a group of artists. This movement, so-called hot abstract art, opened a new stage with enthusiastic driving force.

However, from the 1980’s group movements gradually diminished and individual experiment and accomplishment began to immerge. The influence of trend of the diversity and individuality of post modernism cannot be neglected.

This exhibition allows us to reflect on the position of each artist who has continued to produce abstract art at the same time as allowing us to look back on the 50 years of Abstract art. Instead of simply concentrating on the historical context, it underlines the importance of positioning the artist°Øs individual maturity and methods.

-Oh, Kwang-Su
art Critic / Emeritus Director of Lee Jungsup Art Muse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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