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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미협은 자정의 노력을 보여라

오광수

한국미술협회가 주관하는 대한민국 미술대전을 에워싸고 여러 소문이 줄을 잇고 있다. 공모전에서 일어나는 심사의 편중 현상은 과거에도 흔히 있었던 일이고 오늘에도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개연성은 있다. 심사원의 취향과 주관에 따라 일어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입, 특선이 공공연히 거래되고 있다는 풍문은 그것이 사실이 아니기를 바라지만 사실이라면 문제는 심각하다. 신인 등용의 기능을 지니고 있는 미술대전이 부정적 거래로 얼룩져 있다는 것은 미술가가 되기 위해선 부정적 방법에 의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사실을 주입시키는 것과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어떻게 해서 미술대전이 이 모양이 되었으며 어떻게 해서 미술협회가 이토록 부패되었는가. 아마도 이는 갑자기 일어난 일은 아닐 것이다. 오랜 시간을 두고 누적되어온 것임에 틀림없다. 일찍이 발견하고 서둘러 매스를 가했더라면 호미로 막을 수 있는 일을 지금은 가래로 막아도 안 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과거 국가가 운영하는 대한민국 미술전람회(약칭 국전)가 없어지면서 신인 등용의 기능인 공모전만을 새로 민간단체인 미협이 운용케 한 것이 오늘의 미술대전이다. 지금도 일부 사람들은 미술대전을 과거의 국전으로 착각하고 있는데 국전과 대전은 엄연히 다른 체제이다. 국전이 관전이라면 대전은 민전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민전인 미술대전에 대통령상이니 문화부장관상이니를 다시 만든 것은 과거 국전을 흉내 내는 일로서 한 말로 넌센스다. 대전은 과거의 국전과 다른 체제인 만큼 그 내용도 새로워야 하는데 과거의 영광에 기대려는 심리는 역사를 거꾸로 되돌리려는 처사나 다름없다.

논공행상의 이권
미술협회 이사장단 선거가 정치권 선거에 못지않은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것은 단순한 명예욕 때문에 빚어진 일은 아닌 것 같다. 이권이 있기 때문이란 말이 공공연히 나돌고 있다. 대전의 운영위원이나 심사위원 선정이 논공행상의 대상이란 사실이 이를 말해주고 있다. 항간에 심사를 받을 사람이 심사를 하고 있다는 말이 있다. 언젠가 나도 이를 실지로 목격한 일이 있다. 심사위원 자격으로 심사장에 나갔는데 심사원으로 나온 인사들 가운데 전혀 알지 못하는 이가 여럿 있었다는 것이다. 미술가로서 그들이 무슨 작품을 하였는지 어떤 경력을 지니고 있는지 전혀 알길 없는 인사가 심사위원으로 버젓이 나왔다는 것이다.

미술대전은 미술협회의 사유물이 아니듯이 미술협회도 미협 이사장단의 소유물이 아니다. 전체 미술인을 대표하는 기구다. 대 사회에 대한 미술인의 권익을 옹호하고 미술인의 상호친목을 도모하는 단체이다. 이사장단이란 일시적으로 미술협회를 이끌어가는 수임자에 지나지 않는다. 미술대전이나 미술협회 자체가 사유물일 수도 없고 사유물화 해서도 안 된다.

이 기회에 미술협회에 충고하고 싶은 것은 왜 많은 미술인들이 미술협회를 외면하고 있는지 냉정히 자성해야 한다. 미술대전을 건강하게 운영할 수 있는 능력이 없으면 아예 폐지하는 것이 현명한 판단이 될 것이다. 그러자면 먼저 미술협회가 사법 당국의 매스가 가해지기 전에 자정의 노력을 보여야 할 것이다. 그런 노력도 할 수 없다면 차라리 미술협회 자체를 해산하는 것이 어떤가. 순수한 예술 활동에 일생을 바쳐온 많은 미술가들에게 치욕을 안겨주어서는 안 되지 않겠는가.


Rumours concerning the Grand Art Exhibition of Korea hosted by the Korean Fine Arts Association are spreading widely. Of course the jud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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