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가 이숙자는 1942년생으로 올해 80세이다. 호는 지향(芝鄕)이며 ‘보리밭 화가’로 잘 알려져 있다. 한국 채색화 1세대 박생광, 김기창, 천경자의 뒤를 잇는 작가 중의 한 사람이다. 1973년 첫개인전은 ‘이숙자한국화전’을 내세웠고 여인의 향취가 가득한 민예품에서 미의 본질을 찾았다. 1977년 개인전은 꽃, 새, 나비로 확산되었으며 보리밭으로 넘어갔다.
한편 이숙자는 왜색이라 오해받던 한국 채색화의 개념과 정체성을 바로잡기 위해 본인의 논문을 심화 1989년 『한국근대동양화연구』을 다듬어 책을 발간하였고, 꾸준하게 한국 채색화 발전에 힘쓰며 맥을 이어온 대표적인 한국화가이다. 1991년 아트에세이 『이브의 보리밭』도 펴냈다.
이숙자한국화전 1973
이숙자의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맥파>, 〈청맥〉, <황맥벌판>, 〈이브의 보리밭〉 등이 있다. 작가의 주된 소재인 보리밭과 여성의 누드(이브)로 그려졌다. 작가는 청보리밭을 본 후 크게 감명을 받고, 70년대 이후 꾸준하게 보리밭을 그려왔으며, 보리의 풍성함과 질긴 생명력이 우리 민족성을 대표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여성의 누드는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그저 작품의 대상물로만 여겨왔으나 그에 벗어나 당당한 자세로 그려내 여성의 해방, 인간다운 삶을 표현하였다. 작가는 보리와 여성 누드의 결합이 강인한 생명력이 자라나는 보리밭 속 생명의 잉태, 이브의 에로티시즘을 나타낸다고 생각했다. 또한 전통적인 채색화 기법을 확산시켜 순지5배접 암채로 즐겨 그린다. 소재도 <군우-얼룩소>, <백두성산> 등에서 대작의 면모를 보여주었다.
작업 1980. 국전 대상
공모전에서 1963년 국전 입선으로 데뷔한 후 1978년 중앙미술대전에서 장려상, 1980년 한 해에 제29회 국전과 제3회 중앙미술대전에서 동시에 대상을 수상하며 미술계에 본인의 입지를 단단히 굳혔다. 또한 채색화작가 모임인 1975년에 창립한 춘추회 창립회원 4명 중 한 사람으로 끝까지 지속적인 활동을 해왔다.
훈민정음과 황맥 1998
이브의 보리밭-몽환 2010
황맥벌판 2021
2008년 한국 채색의 재발견(고양 아람누리미술관), 2012년 색채 여정(가나아트센터), 2016년 한국현대미술작가시리즈: 초록빛 환영(국립현대미술관) 부제로 개인전을 심화시켰다. 서울교육대교수, 1993-2007년 고려대교수를 역임하였고, 1994년 석주미술상을 수상했다. 다양한 전시를 통해 화업을 꾸준히 이어나갔으며, 2022년 가을 선화랑에서 개관 45주년 기념으로 이숙자전이 열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