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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젊은’ 작가를 위한 새로운 ‘모색’이 필요하다

호경윤

 

상) ‘청년 작가’전(1981) 도록,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 소장

하) 『YOUNG KOREAN ARTISTS 45: Interviews』김종호·류한승 지음, (다빈치기프트, 2006)



 최근 주목할 만한 젊은 작가 전시들이 여럿 열렸다. 아뜰리에에르메스에서 젊은 작가 그룹전으로는 처음으로 마련한 ‘오 친구들이여, 친구는 없구나’(5.20-7.23). 이 전시에는 김민애, 김윤하, 김희천, 박길종, 백경호, 윤향로 작가가 참여했다. 이 중에서 윤향로는 원앤제이플러스원에서 개인전 ‘스크린 샷’을 열었다. 또한 국제갤러리에서 열린 ‘A Snowflake’ 전에는 김익현, 박정혜, 이미래, 최윤 작가가 참여했다. 이 전시를 기획한 게스트 큐레이터 현시원이 운영하는 전시 공간 시청각에서는 지난해 젊은 작가들의 프로젝트 중 다수의 공간 구성을 도맡았던 김동희의 첫 개인전 ‘3 Volumes’가 큰 관심을 이끌어냈다.


‘젊은 작가’, 혹은 ‘신진 작가’는 미술계에서 주요 카테고리가 되었다. 지금의 젊은 작가의 활동상과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2006년에 발간된 김종호·류한승의 공저 『한국의 젊은 미술가들: 45명과의 인터뷰』는 젊은 작가들에 대한 소개서가 없었던 당시에 큰 주목을 받았다. 이 책에서 다루는 작가 45명을 선정하기 위해 주요 미술관의 젊은 작가 전시와 레지던시 프로그램, 미술 잡지의 젊은 작가 코너와 특집 등에서 소개됐던 작가 명단을 기준으로 삼았다. 그리고 그때와 마찬가지로 미술관은 물론, 갤러리에서는 젊은 작가를 주목하는 기획전 하나쯤은 열고 있다. 서울시립미술관의 ‘SeMA 블루’, 금호미술관의 ‘금호영아티스트’, OCI미술관의 ‘영크리에이티브스’, 송은문화재단의 ‘송은미술대상’, 성곡미술관의 ‘내일의 작가’ 등 크고 작은 전시가 있다.


이러한 전시 대부분은 작가 선정을 공모나 추천 방식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과거 작가의 등용문 구실이 되어주었던 ‘공모전’의 역사도 시대에 따라 변하는 가운데, 공모전과 공모 프로그램들은 변별력을 두기 위해 다양한 방식을 모색하고 있다. 그중 부상으로 해외여행의 기회를 주는 일현미술관의 ‘일현트래블그랜트’가 젊은 작가 사이에서 인기가 있으며, 2007년 미술시장 호황의 끝 무렵 생긴 젊은 작가 중심의 아트페어인 ‘아시아프’는 오히려 역효과를 내고 있다는 중론이다. 또한 젊은 작가를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이 지나치게 많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한국 미술의 미래를 점치기 위해서라도 새로운 작가를 찾는 일은 언제나 중요하다. 최근의 젊은 예술가들은 SNS를 통해 일견 느슨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강력한 연대감을 형성하기도 한다. 이들은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통해서 사회 현상부터 잡담까지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있다. 서로의 얼굴은 몰라도 이미 연대감이 형성된 이들은 때로 오프라인상으로 활동을 확장시키기도 한다. 수익을 보지는 않더라도 어쨌든 상품으로서 값을 매겨 자신의 예술 작업을 파는 시도를 하기도 하고, 사업가로서 잡지, 가구, 디자인 등으로 자생의 방식을 찾으면서 작업의 외연을 확장시키는 경우가 늘고 있다. 또 한동안 임시로 공간을 점유하는 제3의 공간이 미술계에 활력을 주기도 했다.


그런데 새로운 작가를 소개하는 가장 주요한 전시로 손꼽혀 왔던 삼성미술관리움의 ‘아트스펙트럼’이 사실상 중단되고, 국립현대미술관의 ‘젊은 모색’ 전조차 2014년을 마지막으로 열리지 않고 있다. ‘젊은 모색’의 전신인 ‘청년 작가’ 전은 출범했던 1981년 당시 지금과 달리 젊은 작가가 미술관에서 전시를 열 기회가 적었던 가운데, 매우 과감했던 시도였다. 당시 미술평론가 이일은 도록에서 ‘청년작가’ 전의 시작에 부쳐, “현대미술관의 면목을 과시하는 획기적인 전시회”라면서, “우리나라 현대미술의 향방에 대한 독자적이고도 적극적인 이니시아티브(initiative, 진취성)를 취한다는 것”이라고 그 당위성을 강조한 바 있다. ‘젊은 모색’전의 재개든, 한때 여론을 모았던 ‘청년관’이든, 지금을 반영하는 좀 더 적극적인 방식의 젊은 작가 전시가 다시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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