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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알파고 시대의 EQ의 중요성

김정수


한 교사로부터 중고등학교 미술수업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일주일 치 수업을 한 번에 진행하거나 1학년 때 3년 치 수업을 진행하기도 하고 때로는 미술수업시간에 다른 과목을 자습하기도 한단다. 교사·학생·학부모 모두 미술수업 대신 국·영·수 같은 수능시험 반영 과목을 보충해서 입시에 보탬이 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하기야 나도 어릴 때 크레용이나 수채화로 그림을 그리고 중고등학교에선 교과서에 있는 내용만으로 미술수업을 받았다. 어디 미술뿐만이겠는가 음악, 체육 수업 등 예능 수업도 겉핥기식이었다. 예나 지금이나 예능 수업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은 거의 변하지 않았다. 교육 시스템이 지금 이대로도 괜찮은지 다 같이 관심을 가지고 한번 생각해봐야 한다.

지난 2016년 3월 우리나라의 이세돌 바둑기사와 인공지능 프로그램인 알파고가 바둑대결을 벌여 1승 4패로 인간이 졌다. 지금 알파고는 더 발전하여 온라인 바둑 대국에서 한·중·일 최고의 기사들을 상대로 60전승을 거두었다. 기계가 인간의 지능을 추월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단적인 예이다. 바둑만큼 경우의 수가 무궁무진한 경기에서는 아직 인공지능보다 인간의 두뇌가 우월할 것이라는 세간의 인식이 단숨에 깨진 것이다.

이런 시대에 오로지 입시공부에만 주력해서 좋은 대학, 좋은과에 들어가는 일만이 삶의 목표인 교육현장을 이제는 되돌아 보아야 한다. 지금 모든 분야에서 소위 출세했다고 하는 사람들을 보면 암기에 뛰어난 이들이지만 ‘공부 잘한다’의 가치는 더이상 유효하지 않다. 의미를 이해하는 대신 단순히 사전을 통째로 외워 빨리 정답을 선택해서 제출하는 사람이 능력있다고 인정받고 승승장구하던 시대는 이미 지났다. 

미래학자가 앞으로 살아남을 직업에 대해 이야기하는걸 귀담아들어 보면 지금껏 우리가 즐겨 사용해온 IQ라든지 암기력 위주의 우열의 평가 기준은 이제 중요한 잣대가 아니다. 아무리 명석한 두뇌를 가진 판사라도 다양한 판례의 결과와 법리를 꼼꼼하게 따져 판결하는 알파고 같은 인공지능 법관을 이길 수 있겠는가. 의료, 어학 등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다.

그러면 오늘날 우리의 교육은 어떻게 해야 할까. 필자가 비록 교육 전문가는 아니지만 지금껏 우리가 학생들에게 교육하고 있던 가치가 모두 바뀌어야 한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지금까지 안전한 출세분야로 여겨져온 직업을 위해 지능발달 위주의 교육에서 정서를 중시하는 EQ 교육 위주로 바뀌어야 한다. 시간이지나 기술이 더 발전된다면 이마저도 극복될지 모르지만, 알파고와 같은 인공지능이 지식은 갖출 수 있을지 몰라도 사람과 사람 사이의 정서적 교감은 따라올 수 없다.

공장에서 생산되는 제품도 소비자와 감성적 교감을 형성하고 심미적이고 세련된 디자인이 덧씌워지지 않으면 그저 높은 품질만으로는 큰 매출을 기대하기 어렵다. 상대방을 존중하고 서로의 감정을 다독거리며 소통하는 감성적 지수가 높은 회사 제품이 살아남고 성공하는 시대에 개개인의 삶과 사회생활 곳곳에서 감성이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도록 인문과 예술교육에 비중이 늘어나야 한다. 

어린 자녀를 둔 부모는 아이가 친구와 마음껏 뛰어놀고 그림도 그리고 노래하며 악기를 다루고, 흥미 있는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스스로 고민하고 소통하는 능력을 키워주어야한다. EQ 시대에 들어선 지금, 우리나라 초중고 예체능 교육도 앞으로 100년을 책임질 일이라 생각하고 감성지수가 높은 우수한 인재들을 키워 낼 수 있도록 변화되어야 한다.

놀아라. 놀아~ 실컷 놀아~ 실컷 잘 노는 방법을 알고 또한 즐기게 해주는 것도 엄청난 부를 가져다주는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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