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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염태진, 휴전 직후 최초의 피바디교육사절단 미술연구분석가

김정

교육사절단 지도하에 당시 초중등미술교사들의 수업실습 장면


염교수가 당시 학회장인 필자에게 보낸 서신들


1950년 6월 25일 전쟁 중 미술교육은 없었고, 노천학습이 전부였다. 휴전되면서 서울을 떠났던 피난민들은 다시 돌아왔지만 파괴된 집에서 살았다. 기존학교도 40%만 개교했고 미술은 거의 못했다. 이 시절 미국에서 피바디(Peabody)교육사절단(단장 수드로우 박사)이 한국의 교육 재건 및 부흥을 위해 서울과 부산, 광주 등 3곳에 파견하여 서구 미술교육을 전파했다. 이 교육사절단의 내한목적, 활동과 기록, 증언, 주요 활동을 수집 연구한 분이 바로 부산의 염태진(1915-99) 교수이다. 염교수는 평생 간직해오던 자료를 연구논문으로 발표할 기회가 없어서 애타던 시절, 필자가 1984년 창립한 한국조형교육학회의 발행 학회논문집 제1호를 보고 감동해 연락해왔다. 국내 처음 정식으로 학회가 창립된 논문집에 연구자료를 발표하고자 통보해온 것이다. 필자는 염교수와 전화통화에서 피바디교육사절단 기록연구자료가 있음을 확인했고, 그 자료에 깊이 감사드리며 연구논문을 보내도록 요청했다. 

학회로 보내온 논문은 학술적 가치가 대단히 높이 평가됐고, 곧바로 학회논문집에 게재함으로써 관련 분야 국내 최초로 논문을 발표하였다. 염태진 교수의 피바디교육사절단 연구 주요 내용을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① 피바디교육사절단의 규모와 성격에 대한 진단
② 부산과 광주 양대 사범대학 미술과 형성과정 분석
③ 수드로우(Dr.SUDLOW)에 대한 인간적 평가 및 교육활동내용
④ 부산사대 미술과 전담과정 연구/특강 주제와 내용분석/부산 시내 초중고 미술교사를 위한 프로그램 분석연구/미술 공작 및 건축지원사업/미술 재료, 용구, 공작기계, 지원제공 등

이 기록연구는 1950-60년 초 한국미술교육의 한 단면을 학술적으로 살려낸 것으로 역사적, 학문적 가치가 담긴 업적이었다. 이런 기록이 없었다면 당시 한국의 미술교육 한 부분이 빠져버린 상태였을 것이다. 미술 실기를 위한 재료나 기술발달 기준도 빠르게 유도할 수 있는 소중한 연구자료다. 
이렇듯 염교수의 미술 관련 학문적 조사기록은 마치 철저한 기록정신의 과거 독일 바우하우스를 보는 듯했다. 독일 자료보존에 감명받은 필자도 평소 독일을 모델로 삼고 싶었다. 훌륭한 연구 논문은 성실한 자료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미술자료를 소중하게 느껴온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도 후세에 중요한 기록 역할이 분명할 것으로 본다.

필자가 자료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낀 건, 30년 전 현장에서 E대, S대, K대 석박사논문 지도를 해오던 때다. 석박사논문에 틀린 a를 또 다른 논문에 a가 인용하고 다시 a는 다른 논문에 또 인용하는 등 틀린 내용이 반복전파됨을 보았고 그걸 막기 위해서였다. 원인은 정확한 국내자료가 부족한 것이었다.

염태진은 한국조형교육학회 학회지 연구논문 발표를 통해 피난과 혼란시절 기록을 꼼꼼히 정리했다. 그 후 학회지에 발표한 공예교육은 공예와 조형성의 개념연구, 점토와 밀가루의 연구, 종이 작업의 입체적 연구, 교사교육의 연구자료구성 등의 성과를 이룩했다. 그는 『피바디와 한국미술교육』, 『공예개론』 등의 저서를 통해 50년대와 6,70년대를 이어주는 역할도 했다. 이러한 연구물은 사절단장이던 수드로우게 직접 전수를 받으며 기록했던 자료에 근거했다. 공예를 통한 손기능의 조형적 방향 등 교육목표를 제시한 공도 크다. 

1985년 필자와의 통화에서 그는 “당시 미국사절단 수드로우박사는 미술 활동을 통해 전쟁 후유증을 빨리 벗어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고, 그 치료는 바로 미술 행위가 제일 좋다고 역설했어요.” 라는 말을 전해왔다. 그는 별세 직전까지 전공서적을 읽는 학구파 교수이자 화가였고, 별세 후 필자는 2005년 염교수 업적을 종합한 연구논문을 학회지에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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