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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백제의 전설, 1956

한지형


좌) 홍사준, 『백제의 전설』, 통문관, 1956, 18×13cm, 89쪽
우) 백제불상(부여발견) - 1907년 부여에서 출토되었으나 1922년 일본인에게 팔려 행방을 알 수 없고 
사진만 남아있던 백제금동관음보살입상, 2019년 일본인 소장자에 의해 공개된 바 있다.


『백제의 전설』은 미술사학자 홍사준(洪思俊, 1905-80)의 저서이다. 저자는 1945년 설립된 국립박물관 부여분관의 초대관장, 경주분관장을 역임하였다. 1932년 부여군청에서 고적보존 업무를 담당하면서 부여 일대를 답사, 발굴, 수집, 연구하였다. 직접 발굴한 유명한 유물은 1948년 보물 1845호 사택지적비와 1959년 국보 제84호 서산마애삼존불 등이다.

마을 사람들이 글씨가 새겨진 길쭉한 돌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부소산 기슭에 일본인이 신궁을 짓는다고 모아놓은 석재 속에서 사택지적비를 발견하였다. 백제의 유일한 비석으로 백제의 귀족문화 등을 알 수 있는 비석이다. 사학자 이홍직의 글에 따르면 보원사지에서 답사를 마치고 잔디밭에 잠시 쉬고 있을 때 신기한 듯 보고 있는 아이들에게 홍사준은 으례히 근처에 부처님이 안계시냐는 질문을 하였다. 아이들이 바위 뒤에 돌아가면 있다고 하자, 홍사준은 용감하게 일어나 아이들을 앞세워 갔다. 돌아와 찍은 사진을 보니 왼쪽의 보살입상은 일본의 법륭사 구세관음상과 같아 모두 놀랐다고 전했다. 그는 고증을 통해 고도로 발달했던 백제의 불교문화가 신라와 일본의 불교문화에 끼친 영향을 주장하였다.

이 책 서문에서 백제의 고도인 부여에 와보니 백제5층석탑만 덩그라니 남아 있고, 신라사에 가려져 있는 백제사를 한탄했다. 부여 땅의 흥망성쇄를 증거할만한 유물은 아직 없지만 구비로 내려오는 것들이 있을까하는 미련으로 부여 소학교 아동들을 통하여 향토자료를 수집하여 백제 관련 전설만을 발간했다고 밝혔다. 내용은 마골과 마래방죽, 맹괭이방죽(만광지), 낙화암 등 총 20개 주제로 지역과 유물의 전설을 옛날 이야기를 전해주듯이 정리했다. 우리 역사를 위해 한땀 한땀 노력한 열정과 애정을 엿볼 수 있는 자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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