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명현초상화첩(朝鮮名賢肖像畵帖)』은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명현들의 초상을 담은 책이다. 이 책은 흥무왕(김유신) 초상화로 시작하여 77명의 초상화와 이순신 옥대친밀 사진 1점, 명현의 설명, 한국병합후일본제국영역 지도 순으로 구성되어 있다. 서문이 존재하지 않아 책의 발행 목적이나 이유에 관해 정확히 파악할 수 없지만, 서지사항을 통해 니시무라 토모오(西村友雄)가 1926년 발행했음을 확인했다.

  
좌) 니시무라 토모오(西村友雄), 조선명현초상화첩, 23×16, 1926, 서촌활판소, 유양옥 기증

우) 조선명현초상화첩 내지, 흥무왕 초상

이 책에 수록된 초상화의 출처들은 1922년 조선 홍문사에서 편찬한 『조선고금명현전』(서울아트가이드 2014.9월호 소개)을 통해 추측해 볼 수 있다. 두 책 사이에는 많은 유사점이 있다. 책의 구성이 도판-명현목록 순으로 이루어져있고, 『조선고금명현전』와 『조선명현초상화첩』에 수록된 초상화가 상당수 일치한다. 두 책에 등장하는 도판들은 구도와 의복이 일치하고 이는 같은 이미지를 사용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도판 뒤에는 명현의 설명들이 시대순으로 나열되어 있는데 그 설명 또한 『조선고금명현전』에 수록되어 있는 내용들을 줄여서 담은 것이다. 이러한 비교를 통해『 조선명현초상화첩』은『 조선고금명현전』을 참고하여 발행했다고 볼 수 있다.

두 책의 차이는 『조선명현초상화첩』에 우리나라가 일본령으로 표시된 지도가 수록되었다는 점이다. 이는 당시 한국의 시대상황을 단편적으로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