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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본정 초천자(本訂 草千字), 1914

이순령


본정 초천자(本訂 草千字) 표지, 본문, 26×17, 1914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본정 초천자』는 1597년(萬曆丁酉)에 석봉 한호(韓濩, 1543-1605)가 쓴 천자문을 저본으로 하여, 대정 3년(1914)에 다시 간행된 것으로 지물서포(紙物書舖)에서 제작 또는 판매되었던 것으로 추측된다. 『본정 초천자』(1914)의 저본이 된 천자문은 현재 보물로 지정된 한호 필 내사본(內賜本, 1583) 해서(楷書) 천자문이 아닌, 초서(草書) 천자문으로 본문 상단에는 전서(篆書)가 본문 초서(草書) 옆에는 해서(楷書)가 각각 기재되어 있다. 책의 마지막 페이지에 ‘만력정유계추석봉서(萬曆丁酉季秋石峯書)’라는 기록 외에 ‘경성서부자암이민한(京城西部紫巖李敏漢)’이라는 글이 있는데, 이는 한호와 같은 시대를 살았던 자암(紫巖) 이민환(李民寏, 1573-1649)의 오기로 보인다. 

앞서 말했듯이 한호가 쓴 천자문은 다양한 판본을 발생시켰으며, 한호가 살았던 시대는 물론이고, 이후까지 그 영향력 또한 심대하였다. 학문에 들어선 사람들에게 가장 기초가 되는 천자문의 위상에 걸맞은 조선적 범본(範本)을 만들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호 이후 대부분의 문인, 사대부들의 서풍은 한호의 천자문에서 벗어나지 못하거나, 변형시키거나, 벗어나려고 애쓰는 과정에서 파생된 다양한 현상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그러한 현상 속에서 조선적인 아름다움의 기준이 확립되거나 타파되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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