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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코리아(Korea), 1910

정호경

앵거스 해밀턴(A. Hamilton)은 영국의 저널리스트로서 1904-05년에 러일전쟁을 취재하기 위해 극동지역으로 오게 되었고 <펄 몰 가제트(Pall Mall Gazette)>의 극동아시아 특파원으로 조선을 방문해, 수개월을 보내게 된다. 그 결과물로 발간된 이 책은 서구사회에는 비교적 잘 알려지지 않은 조선의 풍물과 생활상을 비롯해, 교역과 산업 등에 대한 당시로선 최신의 정보와 함께 풍부한 사진자료 및 설명을 수록함으로써 서구사회에 은둔의 나라, 분쟁지역으로 각인된 조선의 실상을 소개하는데 주력하였다.



    


좌: 『코리아』, 앵거스 해밀턴 외, 1910, 26×17㎝,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 소장
우: 제물포항 풍경(A View of the Harbour of Chemulpo)



해밀턴은 <조선에서의 개괄적인 생활(Glimpse of life in Korea)>이라는 섹션을 통해, 조선의 역사, 풍습, 도시생활, 산업, 조선 곳곳의 여행지에 대한 분야별 기록을 생생히 남기고 있으며, 공동 저자인 허버트 중령(Major Herbert H. Austin)은 <조선으로의 여행(A Scemper through Korea)>에서 ‘고요한 아침의 나라’ 조선에 대한 소회를 밝히고 있다. 또 다른 공동저자인 3대 통감이자, 한일병탄 이후 초대 조선총독이 되었던 데라우치 마사다케(Masatake Terauchi)는 <조선의 개혁과 발전(Reforms and Progress in Korea)>이라는 섹션에서 일본 편향의 시선으로 당시 조선의 상황을 기술하기도 하였다.


이 책은 우리나라의 역사적 격동기에 전쟁 취재차, 방한한 서구의 언론인과 당시 조선에서 정치적, 외교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 일본의 관료가 조선에 대한 대외 국가 이미지를 저술과 사진을 통해 어떻게 구축해 가는지, 비판적으로 진단할 수 있는 자료이다.


특기할 사항은 책의 서문을 미국의 주한(駐韓) 공사를 지냈었던 세계적 천문학자 퍼시발로웰(Percival Lowell)이 담당하고 있으며, 그는 이미 1885년에 『고요한 아침의 나라(The Land of the Morning Calm)』를 통해 서구사회에 은둔의 나라, 조선을 소개한 바 있다. 이 책의 서문을 쓸 당시에는 일본의 속국으로 추락한 조선에 대해, 예전에 조선을 위해 외교적 협력을 공유했던 외교관 시절이 무색할 정도로 비교적 담담하게 개괄하고 있다.


이 책은 1904년 런던과 뉴욕, 라이프치히 등지에서 초판본과 재판본이 발행되었으며 라이프치히 판본에 사진이 제일 많고, 뉴욕 판본은 사진이 대거 축소되어 출판되었다. 이후, 1910년 보스톤과 도쿄에서 J.B. Millet 출판사의 오리엔탈 시리즈 13번째 책으로 기획, 출간되었는데, 본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판본은 1910년에 발간된 보스톤 판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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