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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조선미술사(朝鮮美術史), 세키노 다다시(關野貞)

김달진

세키노 다다시(關野貞, 1867 -1935)는 일제 강점기 대표적인 일본인 관학자로서 통감부가 설치되기 이전인 1902년에 동경제국대학의 교수 신분으로 한국의 고건축물 조사를 실시하였고, 한국 고대의 주요 유적, 유물을 조사, 발굴하여 일본학계에 처음으로 소개하였다. 그의 이러한 역량을 높게 평가한 통감부는 1909년 세키노에게 한국 국토 전역에 걸친 조사작업을 의뢰하였고 조사작업은 고건축물 및 고미술관련 유적, 유물에서 시작되어 점차 고분조사까지도 확대되었으며 『조선고적도보(朝鮮古蹟圖譜)』의 발행사업으로 이어지게 된다.


1915년 1, 2책이 출간되고, 1935년 15책으로 완간되기까지 고적조사사업은 20여 년간 지속된다. 낙랑군시기부터 조선시대에 이르는 한국의 역사시기를 다룬 『조선고적도보』는 미술사, 건축학, 민속학, 역사학, 고고학에 이르는 다양한 근대 분과학문의 학자들이 참여한 결과물이지만, 조사 및 발간사업의 주체가 조선총독부인 탓에 식민지배와 통치이념의 논리를 학문적으로 뒷받침하고 식민 이데올로기를 정당화시키는데 학술조사 및 발굴의 프레임이 규정되었기에 그 이론적 한계를 배태하고 있다.


『조선미술사(朝鮮美術史)』는 이러한 일제 강점기의 학문적, 지적 맥락에서 이루어진 작업으로, 1923년 조선사학회가 <조선사강좌>를 개설하면서 세키노 다다시에게 의뢰했던 <조선미술사> 강좌의 원고를 보충하고 도판과 삽화를 첨가하여 1932년에 단행본으로 발행된 책이다. 


세키노 다다시(關野貞), 조선미술사, 조선사학회, 1932, 25×18, 283쪽



세키노 다다시(關野貞), 조선미술사, 조선사학회, 1932, 제12도 안견 몽유도원도



이 책이 발행된 계기는 서문에서 언급되고 있듯이, 일본도쿄에서 <조선명화전람회>(1931.3)가 성황리에 개최되면서 한반도의 미술에 대한 관심과 체계적인 조선미술사에 대한 필요때문에 이루어졌다. 본문의 구성은 총론에서 시작하여 『조선고적도보』처럼 한반도의 역사시기를 다루고 있으며 시대별로 제1장 낙랑군시대, 제2장 고구려시대, 제3장 백제시대, 제4장 고신라와 가야제국, 제5장 신라통일시대, 제6장 고려시대, 제7장 조선시대를 거쳐 결론으로 이루어져 있다. 또한 도판목록 및 삽화목록을 수록하고 있으며, 주요 발굴유물에 대한 실측자료 및 시대별 영향관계에 대한 사항도 함께 수록되어 있다. 세키노는 이 책에서 ‘반도적 성격론’이나 ‘정체성론’ 등 식민사관에 입각한 입장을 보여주지만, 고유섭(高裕燮)이 ‘고물등록대장(古物登錄臺帳)’, ‘물품목록적(物品目錄的) 미술사’라고 비판적으로 언급하면서도 기초 자료로서의 가치를 평가한 부분은 이 책의 한계와 자료적 가치를 가장 집약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할 것이다. 

본 서는 동문선(심우성 역, 2003)에서 복간본이 발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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