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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고 론디노네 <번 투 샤인(burn to shine)>, 뮤지엄산

김달진

우고 론디노네 <번 투 샤인(burn to shine)>

2024.4.6 - 9 18

뮤지엄산




한솔문화재단이 운영하는 뮤지엄 산(관장 안영주)이 오는 4 6일부터 9 18일까지 스위스 태생 현대미술가 우고 론디노네의 국내 최대 규모 개인전 '빛나기위해 타 올라라'《BURN TO SHINE》 전시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국내에서 선보이는 작가의 최대 규모 개인전이자 뮤지엄에서 개최되는 최초의 전시로미술관의 세 갤러리는 물론백남준관야외 스톤가든을 아우르며 조각회화설치영상을 포함한 40여 점의 작품을 소개한다개별 작품에서 보여지는 폭넓은 매체와 색채그리고 시각적 언어와는 달리 전시는 전체가 하나의 포괄적인 작업으로서작가가 지난 30여 년의 작품 활동을 통해 끊임없이 성찰해 온 삶과 자연의 순환인간과 자연의 관계그리고 이로써 형성되는 인간 존재와 경험에 대해 이야기한다.


기자간담회를 위해 4월8일 프레스센터와 강남에서 버스가 출발했다. 전시투어는 3 파트로 나누어 실내에서 야외 대형 수도승 6점 앞에서 끝났다. 기자간담회장은 참석자들로 가득찼고 곧 바로 질의응답으로 이어졌다. 질의는 6명, * 번 투 사인 촬영 ? 전체 10분정도, 모로코 사막에서 춤과 소리...3개의 원 -모닥불 - 17명의 무용수 -12명의 드러머로 구성...5 -7년 간격으로 이어가고싶다 * 미국에서 파리 이전 계획? 뉴욕에서 25년 거주 10-15명이 함께 작업하며 나는 디렉터 역할, 파리 스튜디오는 나 만의 공간이고 싶다. * 현재 자연 환경문제를 아름답게만 다루는게 아닌가? * 다양한 매체를 다루는데? 나를 위한 표현을  하나의 매체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모든 매체로 계속 확장한다.. 인스타그램은 시귀를 많이 올린다. 국내에서 국제갤러리 전시 이외 여러 곳에서 공공조형물로 만나는 작가이다. 관람료 대인 23,000원




 

전시의 중심에는 동일 제목의 영상 <번 투 샤인(burn to shine)>(2022)이 있다프랑스계 모로코인 안무가 푸아드 부수프와 협업한 이 퍼포먼스 영상은 아프리카 마그레브 지역의 전통 의식과 현대무용을 결합하며강렬한 사운드와 신체의 움직임으로 관객에게 압도적인 감각적 경험을 선사한다영상에는 12명의 타악기 연주자와 18명의 남녀 무용가가 등장하고이들은 불꽃을 둘러싼 채 춤을 추며 신비로운 황홀경에 이른다무한 반복으로 재생되는 영상에서 이들의 의식은 불꽃이 타버리고 해가 뜨며 막을 내리다바로 또 밀려오는 어둠과 함께 다시 시작된다삶에 대한 축제이자 애도로서작품은 삶과 죽음의 연약한 경계를 탐색한다작가는 <번 투 샤인>은 변화(transformation)에 대한 욕망을 담고 있으며“제목은 존 지오르노의 시 <You Got to Burn to Shine (빛나기 위해 타오르라)>에서 처음 영감을 받았으나 이는 삶과 죽음에 공존에 대한 불교 격언이기도 하며 더 오래된 역사를 가진 그리스 신화의 불사조를 연상시킨다순환적으로 부활하고 매번 새롭게 재탄생하는 이 불멸의 새는 태양과 연계되며전생의 재로부터 다시 태어나 새 생명을 얻는다”라고 설명한다.

 




삶의 순환에 대한 사유는 <너의 나이나의 나이그리고 태양의 나이(your age and my age and the age of the sun)>(2013-현재)와 <나의 나이너의 나이그리고 달의 나이(your age and my age and the age of the moon)>(2020-현재)에서 이어진다미술관 1층과 2층에 위치한 동일한 구조의 갤러리에 전시되는 두 작품은 각각 태양과 달을 상징하며 화음과 불협화음으로 서로 공명한다이는 전시가 개최되는 지역의 어린이(3-12)들을 초대하여 이들이 그린 드로잉으로 완성되는 참여 작품으로뮤지엄 산에서 선보이는 이번 프로젝트는 미술관이 위치한 원주시에 거주하는 1,000여 명의 어린이들이 그린 약 2,000장의 드로잉으로 구성되어 있다이 작품은 진행형 프로젝트로서 아이들의 드로잉은 매 전시마다 작가에 의해 소장축적되며 시간의 흐름에 따라 진화한다.






 

해와 달의 모티브는 작가의 <매티턱(mattituck)> 회화 시리즈에서 재등장한다작가가 거주하고 작업하는 뉴욕 롱 아일랜드 지역명을 제목으로 삼는 이 작업은 시간의 흐름을 그만의 시적인 감성으로 담아내며일몰과 월출의 풍경을 보색으로 이루어진 3색의 수채화로 포착한다각 작품은 작업이 완성된 날짜를 제목으로 하며 사적인 일기이자삶의 기록으로 관객과 마주한다.                                         

 





같은 갤러리에는 푸른색유리로 주조된 11점의 말 조각 시리즈가 함께 전시된다세계 각지 바다의 명칭을 제목으로 삼는 이 작품들은 실물보다 조금 작은 크기로 제작되었으며각 작품마다 고유의 푸른색을 지닌다동시에 작품의 중앙에는 투명한 수평선이 말의 실루엣을 가로지르며이들은 곧 각각의 바다 풍경을 온전히 담은 그릇으로 거듭난다작가의 말 조각들은 그가 지난 30여 년의 작업에서 반복적으로 탐색해 온 공간시간그리고 자연의 개념을 상징한다각 작품은 물공기, (말의 형태로 표현된그리고 불이라는 4원소의 결합체로서이는 유리라는 물질로 응축된다반면 작품들은 완벽하게 마감된 유리 표면을 넘어 무한한 공간을 향해 나아가는데전시장 곳곳에 시시각각 변화하는 무한한 푸른빛을 비추며 ‘빛의 풍경’을 창조하는 프리즘이 된다이 안에서 수직적이고 불투명한 관객의 존재는 마치 환영과 같은 말 사이를 이동하며 극적인 대비를 이룬다.





자연을 통한 정신적 사유를 추구하는 론디노네의 이 같은 시도는 <수녀와 수도승(nuns+monks)> 시리즈에서 새로운 정점에 이른다백남준관에는 4m 높이의 <노란색과 빨간색 수도승(yellow red monk)>이 원형의 천정으로 내려오는 자연광 아래 중세 시대 성인(聖人)의 엄숙함으로 관객을 맞이하며 야외 스톤가든에는 6점의 수녀와 수도승이 정원의 자연석과 어우러져 선사시대의 거대한 돌기둥을 연상시킨다. 3m가 넘는 크기의 이 기념비들은 청동으로 주조되었지만 작은 규모의 석회암 모형을 기반으로 제작된다이에 대해 작가는 “돌은 내 작업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재료이자 상징이다. 2013년 록펠러 광장에서 선보인 <휴먼 네이처(human nature)>의 석상 작품에서부터 시작되었고 2016년 네바다 사막에 설치한 <세븐 매직 마운틴(Seven Magic Mountains)>으로 이어졌다두 작업 모두 자연석을 아름다움과 사유의 대상으로 탐구하고 감상하려는 시도로서이는 보는 이로 하여금 바깥세상과 내면세계의 경계가 허물어지는매우 사적이며 명상적인 시각적 경험을 가능하게 한다이를 통해 나는 본다는 것이 물리적인 현상인지 혹은 형이상학적인 현상인지에 상관없이 그것이 어떤 느낌이고 어떤 의미인지에 대한 조각을 만든다”고 설명한다. <수녀와 수도승역시 이러한 내면세계와 외부 자연 사이의 이중적 성찰을 이어 나간다한 사람이 바라보는 외부 세계가 그의 내적 자아와 분리될 수 없듯이, <수녀와 수도승>은 여러 층위의 의미들이 서로 가깝고 먼 곳에서 진동하며 작품을 바라보는 이에게 순수한 색채와 형태규모에 완전히 몰입되는 감각적 경험과 더불어 동시대적 숭고함을 선사한다.




우고 론디노네(1964년 스위스 출생)는 동시대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 중 하나로서그의 작업은 다양한 조각적회화적 전통을 결합한 유기적 조형언어를구축하며 자연과 인간존재에 대해 깊이 성찰한다인간 본성에 대한 그의 광범위하고 관용적인 시각은 회화드로잉조각설치영상 퍼포먼스 등 폭넓은 매체를 통해 드러난다.

론디노네의 작업은 파리 퐁피두 센터(2003), 런던 화이트채플 갤러리(2006), 시카고 아트 인스티튜트(2013), 상해 록번드미술관(2014), 파리 팔레 드 도쿄(2015), 로마 현대미술관(2016), 님 까레다르 미술관(2016), 버클리미술관(2017), 마이애미 배스미술관(2017), 비엔나 벨베데레 궁전 미술관(2021), 멕시코시티 타마요현대미술관(2022), 프랑크푸르트 쉬른 쿤스트할레(2022), 파리프티 팔레(2022), 제네바 미술역사박물관(2013), 뉴욕스톰 킹 아트센터(2023), 프랑크푸르트 슈테델미술관(2023)에서개인전을 통해 소개된 바 있다. 2007년에는 제52회 베니스비엔날레에서 스위스 국가관을 대표하였다.




안영주 / 뮤지엄산 관장, 우고 론디노네       ⓒ 이영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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