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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니 여자라,》 간담회,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객원연구원

《내 나니 여자라,》

2020.9.8(화) – 2021.1.10(일)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2, 4, 5 전시실


수원시립미술관에서 11월 17일 오전 11시, ‘내 나니 여자라,’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수원시립미술관 개관 5주년 기념전 ‘내 나니 여자라,’는 혜경궁 홍씨의 자전적 회고록인 『한중록』을 매개로 올해 미술관의 기관 의제인 ‘여성’에 대한 동시대적이고 다양한 정서를 고찰한다.



(왼쪽부터) 신은영 학예연구사, 윤석남 작가, 임민욱 작가, 이은새 작가


전시 제목 ‘내 나니 여자라,’는 『한중록』에서 발췌한 구절로 혜경궁 홍씨가 나기 전 태몽이 흑룡이라 사내아이일 줄 알았으나 이에 반했기 때문에 ‘태어나 보니 여자더라’하는 회한 섞인 대목으로, 여성들이 처한 불합리와 불평등을 상징한다. 여기에 반점(,)은 고정된 여성성에 대한 전복을 통해 여성의 무한한 가능성을 제시한다. 13인(팀) 작가 선보이는 회화, 설치, 미디어 등 48점의 작품은 숨겨지고 흩어진 여성들의 이야기를 듣고, 여성이라는 존재의 정체성과 가능성에 대해 생각할 것을 제안한다.



참여작가 인터뷰, 수원시립미술관 유튜브 채널에서도 감상 가능



전시장 입구


신은영 학예연구사가 전시 투어를 진행했으며, 간담회 참석 작가 윤석남, 임민욱, 이은새는 직접 본인 작품을 소개했다. 전시는 혜경궁 홍씨 『한중록』에서 발췌한 구절로부터 3개의 섹션으로 나뉜다.


1부: 내 나니 여자라,

2부: 피를 울어 이리 기록하나,

3부: 나 아니면 또 누가,


1부 : 내 나니 여자라,

전일 일야(一夜)에 선인께서 흑룡(黑龍)이 선비 계신 방 반자에 서림을 꿈에 보아 계시더니 내 나니 여자라, 몽조(夢兆)에 합(合)지 않음을 의심하시더라 하며, 조고 정헌공께서 친히 임하여 보시고 “비록 여자나 범아(凡兒)와 다르다.” 기애(寄愛) 하시더라.

- 혜경궁 홍씨, 『한중록』


1부는 권력과 역사 속에서 그림자, 혹은 약자로 인식되어 온 여성 존재 자체를 재조명한다. 윤석남, 장혜홍, 오화진, 이은새의 작품이 전시된다. 



(앞) 윤석남, <빛의 파종-999>, 나무에 아크릴, 999개 조각, 3x20cm, 1998, 

(벽) 장혜홍, <흑-Black Project 2020>, 실크, 혼합재료, 가변설치, 1998-2020



윤석남, <우리는 모계가족>, 혼합 매체, 100x175x255cm, 2018


윤석남의 <빛의 파종-999>는 999개의 여성 목조각이 1000이라는 완벽에 다다른 것 같지만 한 개가 채워지려면 100년이 걸리는지 얼마나 걸릴지 모르는 한국 여성이 처한 현실을 보여준다. 화려한 색은 앞으로의 희망과 한국의 색을 상징한다고 한다. <우리는 모계가족>은 윤석남의 어머니, 언니와 동생, 작가 본인과 딸, 딸이 키우는 암컷 강아지 등 자신의 모계 혈통 뿌리로부터 출발하는 작품으로, 한국과 조선 여성의 현실을 보여주며 이름 모를 다수의 여성 각각의 존재들에게 개별성을 부여한다.



오화진, <‘음’의 군대>, 2020, <대(代)에 답하다 ‘발산’>, 아사 천에 아크릴, 91x117cm, 2020


오화진의 <‘음’의 군대>와 <대(代)에 답하다>는 여성을 통한 생의 순환을 은유해, 여성의 수용성이 억압이 아닌 큰 힘으로 작용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은새, <밤의 괴물들 – 비치워크>, 캔버스에 유채, 227.3x181.8cm, 2018-2020


이은새의 <밤의 괴물들>은 고정된 여성상을 해체한 신나고 화난 여성의 모습이다. 나혜석 삽화를 재구성한 신작(왼쪽 두 작품)의 인물과 문자들은 강한 존재감이 드러나 여성의 대상화를 경계한다.


2부 : 피를 울어 이리 기록하나,

내 첩첩한 공사 참화 후 일명(一命)이 실 같아서 거의 끊어지게 되니 이 일을 주상을 모르게 하고 돌아가기 실로 인정 밖인 고로 죽기를 참고 피를 울어 이리 기록하나, 참아 쓰지 못할 마디는 뺀 것이 많고......

- 혜경궁 홍씨, 『한중록』


2부에서는 여성들의 표현과 표출, 기록을 다루어 공유와 공감을 매개하는 여성적 표출에 대해 살펴본다. 슬기와 민, 강애란, 나혜석, 이슬기, 조혜진 작가의 작품이 전시된다.



슬기와 민, <1961-2020>, 캔버스에 디지털 인쇄, 192x120cm, 2020



강애란, <현경왕후의 빛나는 날>, 혼합매체, 가변설치, 2020


강애란은 스스로 빛을 내는 책을 통해서 감각의 경험을 확장해, 흐릿한 역사의 기록을 생생하게 되살린다. 궁중 제례악 영상작품은 과거와 오늘날을 잇는다.



나혜석, <저것이 무언인고>, 『신여자 新女子』 제2호, 1920



나혜석, <김일엽 선생의 가정생활>, 『신여성』 제4호, 아단문고 소장


나혜석은 수원 출신의 국내 첫 여성 서양화가로, 전통과 변화의 격변기를 겪은 그는 화가이자 문학가, 여성해방론자로서 자신의 사상을 실천하며 예술세계를 구축했다. 그의 삽화들을 통해 여자이기보다 먼저 사람이고자 했던 의지를 살펴볼 수 있다. 



이슬기, <이불 프로젝트 U>, 비단, 통영누비장인과 콜라보레이션, 195x155x1cm, 2018~2020


이슬기는 통영 누비 장인과 협업해 누비이불 작품을 선보인다. 우리나라 속담과 단어의 의미를 기하학적으로 단순화한 문양으로 새긴다.



조혜진, <한겹>, 자개장 문짝에 자개, 160x240cm, 2018


조혜진은 버려진 자개장을 소재로 부모님 세대의 가치를 재조명한다. 어머니 아버지가 문자로 주고받는 이미지의 글자나 화려한 꽃문양 그림을 자개 조각들로 수놓아 부모 세대의 기억을 보듬는다.


3부 : 나 아니면 또 누가,

나 아니면 누가 이 일을 자세히 알며, 나 아니면 누가 이 말을 능히 하리오.

- 혜경궁 홍씨, 『한중록』


3부에서는 여성의 사회, 정치 참여를 둘러싼 시각을 살펴보고, 이로부터 촉발되는 여성의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함과 함께 남성과 여성의 생물학적 이분법을 넘어 연대와 가능성을 모색한다. 임민욱, 이순종, 이미래, 제인 진 카이젠과 거스톤 손딘 퀑의 작품이 전시된다.



(영상) 임민욱, <봉긋한 시간>, 단채널 영상, 5분 22초, 2020, (설치) <솔기>, 2019~2020


임민욱은 사물의 신체성을 모색하며 사라지는 장소나 존재를 기록한다. 제주도에서 기록하고 수집한 두 작품은 삶의 허무함에 대한 성찰로, 삶과 죽음을 탐구하며 무한성과 유한성을 동시에 기록한다.





이순종, <피에타>, 인조비단에 침, 145x205cm, 2020


이순종의 작업은 상처받은 것들을 향한 위로에서 시작된다. 얇은 비단에 침을 꽂아 감정들을 건드린다. 심화된 갈등과 폭력에 대해 찌르고 상처를 내며 자연스러운 순환과 연대를 이야기한다.



이미래, <히스테리, 엘레강스, 카타르시스: 섬들>, 혼합매체로 된 조각 군집, 가변설치, 2020



제인 진 카이젠 & 거스톤 손딘 퀑, <여자, 고아, 그리고 호랑이>, 단채널 영상, 72분, 2010


제인 진 카이젠(덴마크), 거스톤 손딘 퀑(미국)이 공동 제작한 <여자, 고아, 그리고 호랑이>는 사회 구조 아래 침묵하도록 강요받은 여성의 소리에 귀 기울인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지촌 매춘부, 한국전쟁 이후 해외로 입양된 여성들의 진술로 구성된 다큐멘터리는 개인의 트라우마와 역사의 간극을 들춘다.


여성을 주제로 전통과 동시대를 아우르는 작가들의 다양한 시선과 감각적인 표현을 살펴볼 수 있는 전시다. 연장 운영으로 2021년 1월 10일까지.


suma.suwon.go.kr


 이가영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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