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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일꾼 1948-2020: 여러분의 대표를 뽑아 국회로 보내시오》 간담회, 일민미술관

객원연구원


일민미술관 전경

2020년 3월 17일 화요일 오후 2시 일민미술관(관장: 김태령)은 《새일꾼 1948-2020: 여러분의 대표를 뽑아 국회로 보내시오》 전시의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번 전시는 3월 24일부터 6월 21일까지 일민미술관과 신문박물관 전관에서 진행될 예정이며, 일민미술관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공동주최로 선보인다.

'아카이브형 사회극'을 플랫폼으로 한 이번 전시는 선거의 역사를 다루고 있으며, 이를 통해 한국 근대사회에서 투표와 같은 참여의 행위가 어떻게 역사를 전개시켜왔는지 살핀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기록보존소에 소장된 400여 점의 선거 사료와 주요 신문 기사 등 선거 73년의 역사를 다층적으로 기록한 아카이브 자료와 함께 동시대 예술가 21팀(김대환, 김을지로, 놀공, 박혜수, 안규철, 양경렬, 업체 eobchae, 옵티컬레이스(김형재, 박재현), 윤현학, 이동시, 이미정, 일상의 실천, 정윤선, 조은하, 천경우, 최이다, 최하늘, 한솔, 홍유경, OOO, Sasa[44])이 참여하여 설치, 퍼포먼스, 문학, 드라마, 게임, 음악 등 다양한 형식으로 선거의 의미를 다룬다. 


전시를 소개하고 있는 조주현 학예실장

전시는 일민미술관 1~3층과 신문박물관 5~6층에서 볼 수 있으며, 층마다 서로 다른 섹션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는 이번 전시를 책임 기획한 조주현 학예실장을 통해 전시 소개 및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관객들이 직접 투표에 참여할 수 있는 <Weekly Vote>가 미술관 출입문 옆에 설치되어 있다.

먼저, 일민미술관 출입문 옆에 설치되어 시선을 끄는 <Weekly Vote>는 동시대 사회·정치적 사안을 비롯하여 일상에서 누구나 관심을 가질 만한 이슈들을 선정해 관객들에게 투표권을 부여하는 관객 참여형 프로젝트이다. 13주간 진행될 예정이며, 매주 수요일에는 전문 패널과 예술가, 관객 등이 함께 참여해 <입법극장>을 시연하고, 일요일에는 신문박물관 5층에서 개표 퍼포먼스를 진행하여 주간 투표 결과를 공개한다. <Weekly Vote>의 첫 번째 주제는 'K-POP 아이돌을 대상으로 한 군면제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이며, 개표는 3월 29일에 진행될 예정이다.

1층 전시장은 '애국자가 누구냐'라는 섹션으로, '민주주의와 애국'이라는 키워드에 집중하고 있다. 1948년 5·10 총선거에 대한 사료가 전시되어 있으며, 당시 많은 후보자들이 자신을 '애국자'로 어필했던 상황을 잘 보여준다. 




안규철, <69개의 약속>

참여 작가 중 안규철의 <69개의 약속>은 역대 대통령선거 벽보에서 후보자들의 시선, 표정, 제스처를 지우고 선거 구호만을 남겨 모노크롬 회화로 전환한 작업을 볼 수 있다. 색조의 경우 기존의 벽보 속 다양한 색을 하나의 평균값으로 도출해서 얻은 색조로 구성되어 있어 후보자들 간의 변별력이 약화되고 미세한 색조 차이만 나타나고 있다. 또한 문구에서도 후보자들이 가진 정치적 이념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이상적인 미래에 대한 비슷한 문구가 되풀이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천경우, <Listener's Chair>

천경우의 <Listener's Chair>는 관객 참여 프로젝트로, 광화문 광장과 전시실 내부를 연결하여 시민과 관객이 상호 영향을 주고받는다. 광화문 광장에 설치된 스피치 룸에서 다양한 참여자들의 개별적인 사연이 1층 전시실 무대 위 24개의 헤드셋을 통해 관객들에게 전달된다. 단, 어떤 참여자의 사연을 듣게 될지 예상할 수 없다는 조건과 함께 의자에 앉고자 하면 반드시 경청하며 자리를 지켜야 하는 규칙이 적용된다. 

2층 전시장은 '한 표 찾아 팔도강산'이라는 섹션으로, 후보자들의 선거 유세 모습과 1950~80년대 선거의 이슈와 문화를 다룬다. 역대 선거 포스터, 표어를 만나볼 수 있으며, 투표와 선거에 대한 예술가들의 다양한 시각을 살펴볼 수 있다. 


이동시, <동물들은 어떻게 투표하는가>

참여 작가인 이동시의 설치 작업 <동물들은 어떻게 투표하는가>는 동물에게 투표권이 주어진 조건을 가정하여 종과 개체마다 그에 맞는 형식과 플랫폼, 인터페이스의 필요를 드러낸다. 


Sasa[44], <얼굴들 2020>

이외에 Sasa[44]의 <얼굴들 2020>은 대통령선거에 투표권을 행사해 본 적이 있는 대한민국 국민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참여 프로젝트로, 참여자는 실제 투표 절차와 동일하게 신분증을 지참하고 본인확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들은 자신의 이름, 나이, 거주지 등의 인적 사항과 함께 자신이 투표했던 역대 대통령 후보들의 목록을 작성하고, 본인의 얼굴을 폴라로이드 카메라로 촬영하여 전시한다. 이는 선거 집계 현장을 연상시키는 동시에 Sasa[44] 특유의 방대한 수집벽의 일편을 드러낸다. 

3층 전시장은 '지금 대단히 ○○○한 투표가 진행되고 있습니다'라는 섹션으로, 부정선거의 역사를 다루고 있다. 




정윤선, <광화문체육관-'부정의 추억'>

특히 정윤선의 <광화문체육관-'부정의 추억'>은 부정 선거로 인해 일명 '체육관 선거'로 불리는 장충체육관과 막걸리가 표와 교환된 '막걸리 선거'가 펼쳐졌던 유세장을 재구성한 것이다. 이러한 설치 공간에서 관객들은 창밖의 광화문 광장을 바라보며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민주주의는 과연 무엇인가에 대해 사유하고 토론하게 된다.





일상의 실천은 레터프레스로 포스터를 인쇄하는 퍼포먼스를 보여주었다.

일상의 실천은 <이상국가: 유토피아>라는 작품에서 선거 벽보에 쓰인 400여 개의 단어를 수집하여 진열하고 이를 관람객이 나열하여 레터프레스로 박제하는 작업을 보여준다. 레터프레스로 인쇄된 포스터는 가시적인 형태이면서도 '실체 없는 내일'을 설명하는 모순을 보여준다.





매주 일요일 <Weekly Vote>의 개표현장에 사용될 투표지분류기와 투표 결과가 발표될 현황 게시판

신문박물관 5층 전시장은 '선거 24시'라는 섹션으로, 이 섹션에서는 공정한 선거를 만들기 위해 선거관리위원회가 걸어온 역사를 소개하며 개표 현장을 재현하는 등 선거를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노력하는 사람들에 주목한다. 또한, 1층 전시장에서 관객들이 참여한 <Weekly Vote>를 매주 일요일 선거관리위원회의 투표지분류기를 사용해 개표 현장을 시연하고, 투표 결과가 현황 게시판에 발표된다.




이외에도 투표용지, 기표용구, 투표함 등의 선거관리위원회 아카이브가 전시되어 있다.



신문박물관 6층은 미디어라운지로 구성되어 선거와 관련된 다양한 도서 자료를 살펴볼 수 있다. 이와 함께 신문 제작 체험과 연계된 디지털 선거 벽보 만들기, 총선거 기념 우표로 스탬프 찍기 등 다양한 참여 프로그램도 운영되고 있다.

한편, 전시 설명 후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는 신종 전염병 '코로나 19'로 인해 전시 관람을 우려하는 질문이 나왔는데, 이에 대해 미술관 측은 전시 기획이 이루어진 10월 말에는 현재 상황을 예측하지 못했으며, 이에 VR을 통한 관람 등 적절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답변하였다.

이번 전시에서는 <Weekly Vote>, 천경우의 <Listener's Chair>, Sasa[44]의 <얼굴들 2020> 등의 다양한 관객 참여형 프로그램이 진행되고,'새일꾼 배지' 캠페인과 함께 의류 브랜드 에이랜드와 함께 OOO의 콜라보레이션 굿즈를 선보이는 등 다양한 형식의 동시대 예술에 관객들이 참여할 수 있다. 또한 전시 구성이 선거의 타임라인에 의한 것이 아닌 예술작품과 함께 주제별 키워드를 잡아 섹션으로 나누어져 있다는 점 또한 흥미로운 부분이라 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앞서 답변한 내용처럼 신종 전염병이 유행하고 있는 현재 상황에 대해 미술관 측의 발 빠른 대처가 이루어져 많은 관람객이 전시를 관람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길 바란다.

전시는 2020년 3월 24일부터 2020년 6월 21일까지(매주 월요일 휴관) 일민미술관과 신문박물관 전관에서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원고작성 및 사진촬영 : 이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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