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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거짓말》, 서울미술관

김정현


전시장 초입 설치물


거짓말을 하지 않는 사람은 세상에 없다. 물론 그 의도는 제각각이지만. 이러한 거짓말에 대한 흥미로운 전시가 열리고 있다. 


《보통의 거짓말》

부암동 서울미술관

2019.10.29-2020.2.16


■ 부암동 서울미술관의 2019 하반기 기획전

■ 4개 파트 구성, 총 23인(팀) 참여

■ 일상 속 거짓말’을 소재로 다룬 100여 점 소개




[오른편 작품] 유민정, <하와가 선악과를 먹지 않았다면 부끄러움을 알았을까>, 2015, 캔버스에 유채, 194×391m


미술관은 거짓말에 대한 4개의 시각을 각 파트별로 제인한다. 첫번째로 <Part 0>에서는 인류에게 거짓말은 언제 어떻게 시작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작품을 통해 경험케 하고, <Part 1>은 ‘나’를 중심으로 스스로에게, 혹은 가까운 테두리에서의 ‘거짓말’이 내 삶에 어떻게 영향을 미쳐 왔는지를 보여준다.


<Part 2>는 타인의 말과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거짓말’이 우리들에게 얼마나 상처 주고 영향을 미치는지 작품을 통해 제시한다. 마지막 <Part 3>에서는 거대한 단위의 ‘거짓말’, 바로 국가와 사회가 우리들에게 해왔던 ‘거짓말’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박정은, <내가 너를 안을 때, 너가 나를 안을 때>(세부), 2018, 색연필, 15x21cm




미술관은 이러한 전시 프레임을 ‘스토리파이 웨이(Storify-Way)’로 칭하면서 예술문화의 전문성과 대중성을 연결하고자 시도했다.



추종완 작가의 작품 전경


다만, 미술관이 의도한 스토리를 읽기에는 개별작품마다 이야기하고 있는 거짓말의 성격은 큰 편차가 있었다. 사회인들의 '전 괜찮아요.' 같은 안쓰러운 모습부터 데이트 폭력을 연상하게 하는 '사랑하니까 이러는거야'와 같은 섬뜩한 거짓말까지. 이야기책으로 비유하자면 어린이 동화책을 읽다가 갑작스레 추리소설의 긴장감 가득한 문장을 만나는 것과 같은 괴리감을 느끼게 하는 지점들이 곳곳에 있었다.




미술관은 전시장 레터링, 반사경 등의 전시디자인 요소를 통해 관객의 감성적 접근을 유도한다.




특히, 마지막 파트의 주제가 현 사회 체제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도록 기획되어 그 인상이 무겁다. 사회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제시하는 건 예술의 주요한 사회적 역할이지만 이를 관객이 보다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다른 파트들에 분산배치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김태은, <집단 텔레비전>, 2017, 알루미늄, LED, 스티로폼, 250X250X308cm


하지만 개별 작가들이 다룬 거짓말들은 설득력있게 다가왔다. 한 예로 멕시코 태생의 로돌포 로아이자는 디즈니 만화 속 인물들과 로버트 인디애나의 'LOVE' 같은 현대미술의 상징을 소재로 통속적인 인식에 도전한다.


거짓말이라는 대명제 아래 관람객들은 개별 주체들의 특성을 모두 파악하기 어렵다는 면에서 전시 속 익명의 진심을 '☆이라 쓰고 ○라 읽는다' 식으로 읽고 돌아서게 되지 않을까 싶다. 




조성현, <SQUARE 1-2>, 2018, 미디어 설치, 천, 나무, 컴퓨터, 프로젝터, 4채널 오디오 시스템. 가변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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