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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 : 미술과 사회 1900-2019》 간담회, 국립현대미술관

객원연구원



일시: 2019.10.16(수), 10:00-15:30
장소: 과천관 소강당 및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덕수궁관, 서울관 전시실
작가: 1부(덕수궁) 오세창, 채용신, 안중식, 김용준, 김환기, 이쾌대 등 80여 명
          2부(과천) 변월룡, 박수근, 이응노, 신학철, 서도호, 이불 등 200여 명
          3부(서울) 오형근, 송성진, 함양아, 홍승혜, 에릭 보들레르 등 12명

  국립현대미술관은 개관 50주년을 기념하여 한국미술 100년을 돌아본다. 이번 전시는 회화, 조각, 설치 등 450여 작품들이 출품되었으며 시대에 따라 1‧2‧3부로 나누어 덕수궁관, 과천관, 서울관에서 열린다. 1부에서는 1900년부터 1950년대의 일제 강점기 및 해방을 거쳤던 한국인의 정체성들을 돌아보는데, 채용신, 오세창, 안중식, 이쾌대 등 80여 명 작가들의 130여 작품과 190점의 자료들이 전시된다. 2부는 1950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한국 현대미술의 역사를 한국 사회 및 광장을 통해 살펴보고 변월룡, 박수근, 이중섭, 이응노, 박서보, 신학철, 이불 등 작가 200여명의 300여 작업과 200여 자료로 구성된다. 한국 동시대의 사회 이슈를 다루는 3부는 광장의 의미에 대하여 질문한다. 민주화 투쟁, 촛불 집회가 이루어진 광장이 어떻게 우리의 공동체를 변화하게 하는지, 그 속에서 개인이 맞닥뜨리는 문제와 상황이 무엇인지를 전시, 공연, 단편소설집 등을 통해 살펴본다. 이를 위해 오형근, 함양아, 날리니 말라니 등 작가 12명의 23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이번 기자간담회는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의 발언과 함께 덕수궁관, 과천관, 서울관의 학예사 인사로 시작되었다. 이후 약 한 시간가량 학예사들의 각 전시 해설과 짧은 질의응답 시간이 있었으며, 자리를 옮겨 과천관을 시작으로 덕수궁관, 서울관 순으로 작품 관람 및 보충 설명이 이어졌다. 

■과천관 소강당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 관장: 20세기 한국현대사를 미술은 어떻게 대응하고 작가들은 어떻게 이루어내는지를 나타내고자 하였다. 이번 전시는 처음으로 과천관, 서울관, 덕수관에서 동시에 진행하는 대규모의 전시이다. 20세기가 격동의 역사를 가지고 있어서 압축적으로 주요 작품들을 담으려고 애를 썼다. 새로운 도약을 기대하는 전환점이기도 하기에 미술관으로써도 중요한 전시이다.

-김인혜 학예사(덕수궁관 담당): 이번 전시는 역사를 기본 축에 놓고 미술이 어떻게 전개되었는지를 살펴보는 전시이다. 1부는 위정척사에 대한 이야기다. 19세기말 20세기 초에는 쇄국 정책을 펼치던 유림세력들이 중요하였다. 이들은 시대가 변할 때 크게 세 가지 반응을 보였다. 자결하거나(민영환의 경우), 의병을 일으켜 무장투쟁(최익현)을, 혹은 은거(전우)를 해 후세를 기다리는 경우이다. 이런 사람들의 초상화를 채용신은 초상화로 그렸다. 당시 의병을 일으키고 무장투쟁 하셨던 사대부들이 많으셨는데 이분들은 스스로 그림을 잘 그렸기에 사군자도 굉장히 자연스럽다. 차강 박기정이라는 분도 그 중이 하나이며, 유인석의 제자 김진우도 있다. 2부는 오세창 같은 중인계급들이 계몽을 통해 변화를 일으키려고 했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대표적 인물이 안중식, 이도영, 고희동 등이다. 이 인물들이 수많은 책들을 발간하는데 활판인쇄기를 도입해서 잡지와 교과서를 만들고 삽화를 담아 민족의식을 담았다.『대한민보』의 경우 이도영이 삽화를 맡았다. 3.1운동 후에는 수많은 문예지가 나오게 된다. 고희동, 나혜석, 김찬영의 그림들 역시 이 때 등장하게 된다.


덕수궁관 전시전경

  3부는 프롤레타리아 미술에 대해 이야기한다. 프롤레타리아 운동은 러시아, 일본, 중국, 한국이 다 같이 움직였던 운동이다. 한국에서는『신소년』이라는 잡지에 이러한 프롤레타리아 운동이 담겼다. 프롤레타리아 운동은 또한 연극과 영화와 연관되게 되는데, 원우전의 무대 스케치〈연극 무대 디자인을 위한 드로잉〉도 그 예이다. 또한 만주와 하얼빈으로 넘어간 그 시대의 모습을 답은 그 시대의 그 풍경을 그린 작품을 전시한다. 변월룡의 사하린의 모습을 그린 그림이나,〈가족〉은 연해주에서의 작가의 자전적인 모습을 담아냈다. 4부에서는 조선의 미학이 무엇인가를 고민했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드러난다. 이쾌대가 그린 이여성의 초상이나 이여성의〈격구도〉가 전시된다. 해방 직전의 어두운 시대의 이미지들 이중섭이나 안승각의 작품도 있다. 각각의 사람들이 어떤 생각으로 어떤 미술들을 만들었고 각각 어떤 선택들이 다른 결과를 낳았는지를 정리하는 영상이 전시 마지막에 소개된다. 문학이라든지 국사라든지 국어라든지 교과서에 나온 작품들이 많고 말로만 들었던 작품들이 많이 전시되기에 많은 관심 가져주셨으면 좋겠다.

-강수정 학예사(과천관 담당): 전시를 국립현대미술관이 공공미술관으로써 모든 사람들이 표현하고 이야기를 들어야한다는 컨셉을 가지고 기획하였다. 우리의 사회적 삶과 예술가들이 그 속에서 어떻게 표현을 하고 우리에게 어떻게 다시 돌려놓는가를 살펴보려고 한 것이다. 과천관 전시의 모티브는 최인훈 소설의 1961년 소설『광장』인데 여기서 7개의 전시 소주제를 따왔다. 전시의 가장 특징적인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소장품을 중심으로 각 대별 주요 작품들과, 디자인, 공예 및 생활 오브제들이 함께 선보여진다는 것이다. 1번 섹션 ‘검은 해’는 한국전쟁을 다룬다. 한국전쟁이 촉발된 원인을 돌아보는데, 서술적 이라기보다는 작가들이 한국전쟁을 어떻게 해석했나를 중심으로 구성하였다. 김구림의〈태양의 죽음Ⅱ〉이 핵심 작품이다. 2번째 ‘한길’ 파트는 1960년대는 전쟁 후 폐허를 재건하기 위한 한국의 사회를 배경으로 한다. 한길은 광장의 다른 말이자 순우리말이다. 여기서는 신조형주의와 앵포르멜과 철 조각들이 선보인다. 그 중 김환기 작가의〈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도 볼 수 있는데, 전쟁에서 잃어버렸던 전통문화에 대한 시각이 추상미술과 어떻게 결합하였나를 보여주고자 한다. 4.19 정신을 가장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작가인 윤명로 작가의 앵포르멜 작업도 전시된다. 


신미경, 〈트랜스레이션 시리즈〉, 비누, 가변설치, 2006-2013

  3번째 ‘회색동굴’은 개인과 광장의 불협화음 충돌을 다루는 공간, 개인의 광장이자 새로운 모색을 하는 공간으로 구성하였다. 1970년대에는 국가주도의 개발, 통기타 문화 등이 있었지만 미술계에서는 단색화의 실험을 통해 작가들이 일종의 개인의 밀실을 구성하였던 면모도 있다. 정창섭, 박서보, 윤형근 등의 단색화 작가나 곽인식, 이우환, 이응노의 작품도 살펴볼 수 있다. 또한 특별 코너를 구성하여 우표나 잡지, 도시계획이나 베트남 전쟁의 기록화, 동백림 사건들을 담은 작업들도 모아두었다. 4번째 ‘시린 불꽃’은 1980년대 광주민주화 항쟁과 서울올림픽을 쉬한 도시개발이 진행된 시기를 배경으로 한다. 민중미술을 볼 수 있는데, 최병수 외 35명의 학생 시민 화가가 참여한 1987년의〈노동해방도〉걸개그림 또한 선보여진다. 민중미술 쪽에서는 이번에 이기연의 두렁 작품이 발굴이 되었다. 5번째 ‘푸른 사막’의 1990년대는 문민정부 수립과 세계화, 국제화 슬로건이 등장한 시기이다. 이때는 거대담론이 해체되고 개인과 대중이라는 키워드, 포스트모더니즘이 등장하였다. 이 파트에서는 영웅이나 사회적 지도자가 대표 초상화로 등장하지 않는다. 6번째 ‘가뭄 빛 바다’는 2000년대의 밀레니엄시대 곧 신자유주의, 세계화를 지향하던 배경을 바탕으로 한다. 한국미술이 국제적 교류를 함께하고 작가들이 새로운 형식들로 확장되는 때로서, 신미경 작가의〈트랜스레이션 시리즈〉는 글로벌 모빌리티를 가장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작업이라 할 수 있다. 7번째 ‘하얀 새’는 미술이 제의에서 시작된 것에서 영감을 얻어 만들어진 섹션이다. 이 전시장은 관람객들이 참여와 협업을 통해 새로운 의미의 광장을 완성해나가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장민승 작가의 작품〈보이스리스-검은 나무여, 마른 들판〉에는 세월호 비극을 말하는 장애인 여성 인물이 등장한다. 귀가 들리지 않는 이 여성의 손가락이 화면에 비치는데, 사람이 어떤 고난과 격동 속에서도 소통하고자 하는 의지를 말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번 전시는 공예와 한국화 부분을 공을 들였으며, 공공의 장으로서 우리가 어떤 방향으로 가야되는지도 이야기하는 전시였으면 한다.

-이사빈 학예사(서울관 담당): 1부와 2부에서 역사적으로 중요한 사건들을 전시한다면, 이 전시는 2019년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광장이 어떤 의미를 지닐 수 있을까를 질문하면서 준비하게 된 것이다. 광화문이라는 장소는 현재 연대보다는 분열로 가득한 공간이 된 것이 아닌가 생각하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광장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다 보니 두 가지 질문이 떠올랐다. 하나는 ‘나는 다른 사람과 얼마나 다른 존재인가?’, 다른 하나는 ‘공동체란 무엇인가?’이다. 이 질문을 가지고 구성한 전시다. 첫 번째 섹션은 ‘나와 타인들’이다. 세대와 젠더, 난민, 타인과의 공존을 다룬다. 취업이나 출장, 결혼 등의 이유로 해외로 떠나는 젊은 여성들의 사진을 담은 주황 작가의 작품〈출발 #0462〉이나, 사회적 초상을 하는 오형근의 작가 작품도 선보인다. 그의 작품들은 20-30대 초반의 세대에 대한 관심에서 시작된 작업이다. 송성진의〈1평조차〉는 도시와 거주지를 주제로 하였다. 하루하루 여건에 의해 생존투쟁을 벌여야하는 모든 이들을 위한 작품이다. 김희천 작가의〈썰매〉는 디지털 기기가 일상화된 현 시대에 개인의 삶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다룬 작품이다. 


함양아,〈정의되지 않는 파노라마 1.0〉, 단채널 비디오, 컬러, 사운드, 7분, 2018-2019

  첫 번째 섹션이 개인과 타인과의 관계를 다루었다면, 두 번째 섹션에서는 공동체의 미학에 대해 소개한다. 함양아의〈잠〉은 재난의 상황에 사용되는 체육관을 배경으로 한 영상 작품이며,〈정의되지 않는 파노라마 1.0〉는 현대사회가 작동되는 구조를 하나의 화면 안에 7분짜리 영상으로 나타낸 작품이다. 에릭 보들레르의 〈막스에게 보내는 편지〉는 서신 교환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다큐멘터리이다. 미승인 국가인 압하지야 공화국에 대해 이야기하는 작품은 국가이면서도 국가가 아닌 모순적인 존재라고 생각해서 만들게 된 작품이다. 날리니 말라니〈판이 뒤집히다〉는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작년에 구입하여 이번 전시에 처음으로 선보이는 작품이다. 세 번째 섹션인 ‘광장 이후의 광장’에서는 신작 커미션들이 선보인다. 첫 번째는 홍진훤 작가의〈이제 쇼를 끝낼 때가 되었어〉인데, 여론의 집결이 물리적인 공간인 광장에서 온라인으로 넘어간다는 점을 이야기한다. 신작 커미션 두 번째 홍승혜 작가의〈bar〉는 광장이 공간(sqaure)이면서도 도형이라는 점에서 착안하였다. 바는 서로를 연결시켜주는 막대기면서, 또한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휴게 공간을 바이기도 하다. 여기에는 김사과, 김초엽 등 작가들의 단편소설집『광장』이 놓여 관객들이 볼 수 있게 해두었다. 신작 커미션 네 번째는 신승백‧김용훈의〈마음〉이다. 이들은 광장을 사람들이 모이는 바다라고 해석한다. 전시장에는 360도 회전하는 카메라가 있는데 모든 관람객의 얼굴을 카메라로 인식하고 관객의 감정을 네 가지 카테고리로 분석한다. 100명의 얼굴을 평균치를 낸 다음 파도의 형태가 만들어지면, 전시장에서는 파도소리를 내는 기계장치에서 들린다. 이 작품은 관람객들에 의해 만들어진 일시적으로 만들어진 공동체라 할 수 있다.

■과천관 설명




이기연, <더 이상 뒤로 물러설 곳이 없어요〉, 닥지 위에 채색, 종이 꼴라주, 먹, 120.5×93cm, 1984

‘길은 흐르는 것’이라는 말에 영감을 받아 과천관의 모든 전시는 만나고 헤어지는 동선으로 구성되었다. 잡지를 모아둔 특별전시 파트에서는 당대 지식인들의 담론 작업을 담아낸『사상계』가지고 작업한 박영숙의 작업도 있다. 잡지들은 예술가들의 창작에 영감을 주었거나 그 시대를 이야기하였던 잡지들로만 선별하였다. 베트남전쟁 기록화 중에는 베트남식 나전칠기로 만들어진 작품과 베트남 전통매체로 작업한 작품이 있다. 또한 여성 민병대의 작품을 같이 걸어 여성 서사를 불러일으키고자 하였다. 한편 우리나라 작가 이기연의 <더 이상 뒤로 물러설 곳이 없어요〉, 1984, 닥지 위에 채색, 종이꼴라주, 먹, 120.5 93cm/ 작품은 여성 노동자의 삶이 어떠한 것인지를 탱화의 형식으로 풀어낸 것이다. 원형 전시장에 전시된〈직조생활〉은 관람객이 실패를 돌리며 세월호에 대한 일종의 제의와 애도를 실행하는 작품이다. 이 작품 맞은편에는 교육프로그램 및 퍼포먼스 등이 진행될 공간이 마련되어 있는데 여기서 미술관 도록, 책, 최인훈 작가의 전집 등을 움직이는 의자에 앉아 읽을 수 있게 해두었다. 이 전시장에서는 슬픔, 애도, 사회를 다루는 미술작가들의 현황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덕수궁관 설명



전시를 설명 중인 김인혜 학예사


채용신, <전우 초상〉, 비단에 채색, 95×58.7cm, 1920

덕수궁관은 근대 시기를 다룬다. 올해 3.1운동 100주년과 국립현대미술관 50주년을 기념하면서 역사를 다각적으로 보고자 하였다. 첫 번째 파트는 개화기에 유림들이 어떤 길을 걸었는가를 민영환의 작품이나 이회영의〈묵란도〉를 통해 보여준다. 개화파 오세창이 주요 인물인 두 번째 전시장에서는 오세창과 가까웠던 미술계 인사 안중식, 조석진 같은 화가들의 작업들이 있다. 참고로 안중식은 아름다운 미술을 하기도 하였지만 애국 계몽에 큰 역할을 한 인물이다. 세 번째 전시장은 프롤레타리아 미술운동을 다루는데, 러시아와 일본의 포스터를 앞에서 볼 수 있고, 일본 목판화와 중국 목판화가 전시되어있다. 임화나 이기영 같은 당대 유명 작가들이 삽화를 그리고 글을 썼던 <신소년> 잡지, 서화미술회 출신의 전통화가인 원우전의 1930-1940년대 무대 드로잉 또한 볼 수 있다. 네 번째 방에서는 약소민족의 독립운동에 대해 기록을 남기기도 하였던 이여성 작가의 작업이나 월북 작가인 이쾌대의 작업, 이중섭이 1941년 자유미술가협회에 출품하였던 소 스케치 등이 있다. 

■서울관 설명  


작품〈마음〉을 설명중인 신승백‧김용훈 작가 


〈1평조차〉를 설명중인 송성진 작가 


송성진, 〈1평조차〉, 목재 혼합재료, 설치, 다채널비디오, 280×240×290cm, 2018

서울관에서는 특별히 작가, 송성진 작가의 작품 두 점이 작가들에 의해 직접 설명되었다.
신승백‧김용훈 : 우리는 광장을 사람들의 마음이 모이는 바다라고 생각했고, 현재 모인 사람들의 마음을 파도의 소리로 전환하였다. 파도소리는 실시간으로 관객들의 반응에 따라 변한다. 전시장의 바다는 우리의 집단성을 표현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작품의 작동방식은 인공지능 기술을 사용하여 관객의 얼굴에서 행복, 슬픔, 무서움, 분노를 읽어내는 것이다. 관객들 100 명의 얼굴 표정의 평균값이 모니터에 데이터의 형식으로 표시된다. 관객의 분노가 들어나면 들어날수록 훨씬 높은 파도소리가 들린다. 작품은 오션드럼이라는 악기를 베이스로 기계적 장치로 구성되었다.

송성진: 63일 정도 집을 지었던 작품이다. 로힝야 난민촌의 모습을 보고 땅이기도 하고 바다이기도 한 갯벌에서 사는 사람들의 삶을 대변하는 작품을 남기고 싶었다. 이들은 땅과 바다의 경계에 사는 사람들인 것이다. 갯벌에 집을 지어놨더니 집이 떠내려가고 부서지는데, 실제로 내가〈1평조차〉를 만들었던 약 두 달 동안 계속 집을 고치고 고쳤다. 작품은 우리나라에서 밀려난, 보이지 않은 존재에 대해 말하는 것이기도 하다. 갯벌이란 우리가 땅에서 밀려나고 밀려나다가 다다르는 곳이기도 하고, 난민들이 타국에서 밀려나고 밀려나다가 자리하게 되는 곳이기도 하다.

■질의응답
Q 전시가 한국미술 100년을 기념한다고 했는데 서울관 전시에서의 경우, 왜 굳이 해외작품이 포함되었는가? 꺼내온 이유는? 
A 서울관 이사빈 학예사: 덕수궁이나 과천관의 전시가 한국사랑 연결되는 전시라면 서울관에서는 공동체 및 난민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작품을 보여주고 싶었고, 그것이 반드시 한국미술에 한정되어야할 필요는 없다고 느꼈다. 
  덕수궁관 김인혜 학예사: 제가 덧붙이자면, 1부와 2부는 시간의 축으로 전시되는 것이다. 3부의 시간은 동시대적이고 공간에 대한 이야기가 더 강하다. 외국 작품들이 미술관으로 들어오는 이 공간, 이 현재의 시점에 1,2부의 역사적 방식과는 다른 방식으로 풀었다고 이해해주시면 된다.
 
Q 과천관 전시가 최인환 소설에서 소주제를 가져왔다고 했는데, 소주제를 엮으면서 광장이지만 오히려 더 좁은 광장을 만들었다고 생각되는데 왜 그러한가?
A 과천관 강수정 학예사: 7개의 주제를 소설에서 가져왔지만, 이 전시는 우리가 서술하는 전시를 비틀기 하는 부분도 많이 들어가 있다. 미술사학자들은 연대로 구분을 하지만 우리는 문학적으로 많은 상상력을 자극하고 싶었다. 관람객들에게 키워드를 주고 관객 스스로가 상상을 하고 작품을 보아 자기의 연대와, 자기의 해석을 가질 수 있기를 원했기 때문이었다. 문학의 해석이 시각예술과 맞닿아 있다고 생각했다. 

■ 이번 전시는 한국의 격동의 근현대사와 한국미술 100년을 ‘광장’이라는 주제로 구성하고 있다. 덕수궁관, 과천관, 서울관을 통합하는 대규모의 기획전인 만큼 살펴 볼 작가와 작품 수도 다양하다. 특히 덕수궁관에서는 우리가 역사 교과서나 이야기를 통해 듣기만 하였던 근대 인물들이나 잡지, 혹은 우리가 이제껏 미처 관심가지지 못했던 화가들을 선보인다. 전시된 작품들을 통해 망국의 시대에 한국인의 정체성을 고민했던 예술가들의 고민들을 살펴볼 수 있다. 2부 과천관에는 1950년대 이후의 한국 현대 미술사가 시기에 따라 정리되어 있다. 앵포르멜에서부터 단색화, 민중미술까지 분야별 다양한 작업들을 한 번에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한편 서울관에서는 동시대 현대 사회에서의 공동체의 모습, 사회의 구조에 대하여 질문하는데, 다만 전시된 작품들과 ‘광장’이라는 이번 전시 주제와의 긴밀성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아쉽다. 10월 20일 일요일에는 국립현대미술관 개관 50주년을 맞아 덕수궁관, 과천관, 서울관이 모두 무료 개방한다. 나아가 11월 13일 수요일에는 과천관 대강당에서 문학, 역사, 사회, 미술사 등 분야별 전문가 12명을 초청하여《광장》전과 한국 미술 100년을 다양한 관점에서 조명하는 학술 세미나가 개최될 예정이다. 신청은 전시 개막일시인 10월 17일부터 홈페이지를 통해 가능하다. 

원고작성 및 사진촬영: 이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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