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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사랑》 기자간담회, 일민미술관

객원연구원



2월 21일 오후 2시, 일민미술관에서 《불멸사랑》전 기자간담회가 있었다. 이번 전시는 역사, 신화, 종교, 사랑과 같은 불멸의 가치를 동시대성 안에서 새롭게 해석하고 구성하였다. 강이연, 권하윤,서용선, 이우성, 조은지, 파비앙 베르쉐르 6인의 작가들의 작업을 통해 동시대성의 조건 아래 역사가 어떻게 새로운 양식화를 이루는지 살핀다. 특히 서로 다른 문화, 종교, 언어들 사이의 조우가 심화된 오늘날 역사, 민족, 문화적 특징들이 어떻게 '되쓰기'되고 있는지 탐구하고자 한다.




왼쪽부터 이우성, 강이연, 파비앙 베르쉐르, 통역사, 조주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는 조주현 일민미술관 학예실장과 참여작가들을 중심으로 작품 소개 및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파비앙 베르쉐르의 벽 드로잉 


먼저 1층에는 신화적 모티프를 통해 인간의 존재와 역사를 탐구하는 프랑스 작가 파비앙 베르쉐르의 작업이 전시되어 있다.


파비앙 베르쉐르는 제주도와 부산에서 한국의 신화와 전통문화, 역사를 조사하여, 이번 전시에서 한국 관객들과 함께 매일의 일상으로부터 신화를 구축하고자 하였다. 'Everyday is Your Birthday'라는 부제를 가지고 매일 같은 일상 속에서 행하는 노래와 이야기, 만남들이 모두 한 편의 오디세이가 되도록 우리에게 '창조적 해석'의 주체가 되게끔 한다.




여러 가지 캐릭터들에 영감을 받아 제작한 파비앙의 패널이 전시장 입구에 전시되어있다. 관객들이 직접 참여하여 전시의 일부가 될 수 있도록 한다.




조은지의 퍼포먼스 설치 작업 <땅, 땅, 땅, 흙이 말했다>(2019)


다음으로 2층에서는 조은지 작가의 퍼포먼스 설치 작업 <땅, 땅, 땅, 흙이 말했다>(2019)와 이우성 작가의 <밤, 걷다, 기억>(2017-2019) 연작을 감상할 수 있다.

조은지 작가는 진흙이나 먼지 등 도시의 부유물을 이용해 정신의 경계를 재설정하는 실험을 해왔다. 음악, 공연, 대화 등을 통해서 예술이 행하는 '시간의 수행행위'에 집중해 온 그의 작업은 항상 변화하는 매개 공간을 경유하여 집단의 폭력뿐 아니라 그 폭력에 대한 기억의 집단화에서 소외되는 개인의 모습을 마주하게 한다.




조은지의 싱글채널 영상 <검정 우산을 쓴 여인의 초상>(2019)은 역사의 진실성을 일방적으로 전달하기보다는, 피해자들의 거친 피부, 눈동자, 신체적 언어 등으로 예술가로써 자신의 신체로 느낄 수 있는 고통의 경험을 전달하고자 한다.



이우성의 드로잉 <밤, 걷다, 기억>(2017-2019)



이우성의 천 드로잉 작업 설치 전경


이우성 작가는 지금 이 시점 자신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상의 소소한 사건들에 관심을 갖는다. 본인에게 의미 있었던 순간들을 되돌아보며 그 장면을 선으로 옮긴 드로잉은 자신의 일상을 대상화한 B급 만화의 감수성을 드러낸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2017년부터 자신이 경험한 사건의 순간들과 선형적 시간으로부터 이탈하여, 나름의 리듬을 따라 재구성한 각각의 서사들을 연장해 새로운 타임라인을 만들었다.



3층에서는 강이연의 프로젝션 설치 작업 <Continuum>(2019)을 만나볼 수 있다.


강이연 작가는 GPS,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 플랫폼이나 Amazon, YouTube 컨텐츠에 이르기까지 알고리듬에 의해 움직이고 문화를 소비하는 이 시대, 역사의 주체로서 인간의 존재와 신체성에 주목한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Continuum>(2019)은 더 이상 선형적 시간성으로만 해석될 수 없는, 끊임없이 시공간을 확장하며 나아가는 현시대 역사의 흐름 안에서,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스템에 매몰되지 않는 우리 자신이라는 것을 이야기한다.



3층에 전시 중인 권하윤의 <새여인>(2019)


권하윤 작가는 VR을 이용한 <489년>(2016)과 이번 전시에 처음으로 공개되는 <새여인>(2019) 스크리닝 버전을 선보인다. 두 작품 모두 타인과의 만남을 통해 전해 들은 개인의 기억과 경험을 작가의 상상력을 통해 재구성해 전달하며, 각자가 기억을 더듬어 이야기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역사나 사실이 얼마나 왜곡될 수 있는지를 밝히고 있다.




전쟁의 분단으로 인한 감정들이 내재되어 있었던 민중들의 삶을 깨우칠 수 있도록 중요한 사건들이 기록된 신문들 사이사이에 서용선의 드로잉이 전시되어 있다.


마지막으로 5층에는 서용선의 대형회화, 조각, 드로잉 등 70여 점에 이르는 작업들이 한국신문 130년의 역사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신문박물관의 장소성과 역사적 맥락에 실험적으로 개입하여 전시되었다.




인쇄윤전기들 사이에 서용선 작가의 <뉴스와 사건>(1997-1998) 작업이 설치되어 있다.


한국 근대 100년의 주요 사건들이 연대기적으로 전시된 박물관 유물장, 20세기 초 사용되었던 인쇄윤전기들, 전쟁을 모티브로 한 드로잉, 민초들을 형상화한 조각 작품들은 기존의 선형적으로 구성된 박물관 컨텐츠들을 유기적 또는 단절적으로 재맥락화 한다.




전시장 마지막에는 서용선의 대형 회화 작업이 전시되어 있다.


《불멸사랑》전은 2월 22일부터 5월 12일까지 일민미술관 1~3층, 신문박물관 5층에서 관람할 수 있다. 각자 다양한 표현 매체와 방식을 사용했지만 시간, 역사관에 있어 동일한 맥락을 공유하는 6인의 작업들을 통해서 선형적 근대와는 많이 달라진 역사, 불멸, 인간의 존재에 대한 새로운 역사관을 탐구해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ilmin.org


원고작성 및 사진촬영 : 홍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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