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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욜라: 어시메트릭 아키올로지》 기자간담회, 파라다이스아트스페이스

객원연구원



콰욜라의 디지털 영상 작업이 설치된 전시장 입구 전경

12월 13일 오전 11시, 파라다이스 아트 스페이스에서 《콰욜라 : 어시메트릭 아키올로지》 기자간담회가 있었다. 이번 전시는 전세계적으로 각광받는 이탈리아 출신 미디어아티스트 다비데 콰욜라(Davide Quayola)의 아시아 최초 개인전이다. 총 6개 섹션으로 구성되어, 프린트, 영상, 조각, 로봇 설치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 50여 점을 선보인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는 최두은 큐레이터의 전시 소개에 이어 작가와의 단체 인터뷰 시간을 통해 콰욜라의 구체적인 작업 방식을 듣고,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콰욜라는 그 동안 수많은 전시에서 다양한 작품을 선보였는데 주로 그의 두 가지 큰 주제인 '고전과 자연'을 각각 나눠 전시했지만, 이 두 가지를 함께 보여주는 개인전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과거 대표작부터 최근작까지 지난 10년간 콰욜라의 작품세계를 망라하여 보여준다.



전시장 1층에 설치된 <라오콘> 조각

전시장 로비에서는 콰욜라의 <라오콘> 조각을 감상할 수 있다. 고대 그리스 걸작 <라오콘 군상>으로부터 영감을 받은 대형 조각으로, 이는 대리석이 가득 찬 레진으로 완성되어 복잡한 디지털 시뮬레이션과 가상적, 물리적 프로토타이핑 기술의 실험 결과물이다.


전시장으로 이동해 큐레이터의 전시 해설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첫 번째 섹션에는 <이코노그라피스> 시리즈가 전시되어 있다.

<이코노그라피스>는 르네상스와 바로크 회화를 컴퓨터를 이용해 분석하는 프로젝트이다. 작가는 널리 알려진 원본 대상의 주제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규범적인 도상의 의미를 걷어내고 그 내면에 있는 실제 작품의 대안을 제시한다.
 


<이코노그라피스>가 전시된 공간에는 현재의 기술을 활용해 고전으로 여겨지는 이미지들을 재해석하는 비디오 설치작업 <스트라타>도 함께 선보인다.
 

콰욜라의 <리메인즈> 작업에 관해 설명하고 있는 최두은 큐레이터
 

세 번째 섹션에 전시된 <리메인즈> 시리즈 설치 전경

자연 및 풍경화의 전통에 중점을 둔 <리메인즈> 시리즈도 전시되었다. 이는 레이저 스캐너로 포착한 자연경관을 디지털로 변환, 렌더링하는 과정을 거쳐 대형 용지에 인쇄한 작업이다. 19세기 후반 야외 사생파 화가들과 유사한 조건을 재현하지만, 자연 경관은 실제로 광범위한 기술 장치들을 통해 분석되며 새로운 시각적 합성 방식을 통해 재구성된다.



네 번째 섹션에는 모네의 후기 작품들에서 영향을 받은 <자르댕 데떼>가 전시되어 있다.

인상주의가 대상의 사실적 묘사보다 환경 변화에 따라 달라지는 풍경의 전반적 인상을 보여준다면, 콰욜라는 오늘날의 기술 장치를 사용해 인간의 지각 영역을 넘어서는 미묘한 뉘앙스를 정확히 포착하고자 한다.


전시장 2층에 설치된 콰욜라의 대표작 <스컬프처 팩토리>

마지막 섹션에서는 대형 산업용 로봇을 활용하여 고전 걸작 <프로세르피나의 겁탈>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을 실시간으로 조각하는 <스컬프처 팩토리>를 감상할 수 있다. 작가는 단순히 본래의 형태를 답습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만들어 낼 것인가 하는 '과정'에 초점을 맞춘다.


<스컬프처 팩토리> 전경, 우측에 완성된 조각
 

왼쪽부터 오한범 엔터테인먼트&아트 본부장, 콰욜라 작가, 최두은 큐레이터

큐레이터의 전시 해설이 끝나고 작가와의 단체 인터뷰에서는 상세한 작품 제작과정과 의도를 들을 수 있었다.

콰욜라는 도상학, 풍경화 등 클래식한 조각들이 가지고 있는 시각문화의 주요 지점들을 동시대의 다양한 기술을 활용하여 다시 바라봄으로써 새로운 의미를 탐구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대표작 <스컬프처 팩토리>를 통해 미완성된 고대의 조각에 내포된 가능성을 현대의 시선과, 기계의 관점을 통해 재발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또한, 콰욜라는 그의 작업이 본인이 자라면서 경험한 서구의 역사와 전통예술에 기반을 두는데, 이것이 전혀 다른 아시아 지역, 파라다이스아트스페이스에서 관객들이 어떤 식으로 다르게 받아들일지 매우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이후 질의응답 시간에는 작가에게 질문이 이어졌다.

Q. 본인의 작업에 정말 기계의 시선이 담겨 있는지, 그 흔적이나 증거가 어디에 있는가?
A. 작업에 어디가 작가의 시선이고 기계의 시선인지 극명히 드러나지 않는데, 그것까지 구체적으로 관객들이 봐야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기계가 도구가 아닌 협업자로써 역할하는 것에 관심이 있다. 인간과 기계의 시선을 이분법적으로 나누는 것이 아니라, 둘 사이의 관계 즉 원본과 재해석의 긴장을 중요시한다.

Q. <스컬프처 팩토리> 각각의 작업들의 알고리즘을 어떤 방식으로 다르게 설정했는가?
A. 이 작업은 미켈란젤로의 6개의 미완성 조각들에서 영감을 받았다. 완성된 형상이 아닌 미완성 작품들의 물질성에 주목하여 이를 드러내고자 했다. 인간의 손길, 자연 소재가 가지고 있는 물질성 그 자체 이 두 가지의 긴장감을 나타내고 싶다. 이 작업에서는 형상보다는 그 형상으로 가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

Q. 전통을 현대의 기술과 기계로 재해석하는 본인의 작업에 대하여 혹평을 받아본 적은 없는가?
A. 사진가들이 디지털 카메라를 사용하는 것처럼 다른 예술가들과도 똑같은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사진가들이 디지털을 활용하는 것에 대해 갑론을박하지 않는 것처럼 기계가 만들어낸 가치를 논하는 것은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 이를 통해 만들어낸 결과물들이 지금의 시대상을 반영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기자간담회 종료 후 포즈를 취하고 있는 콰욜라 작가

전시 동안 파라다이스시티 곳곳에서도 콰욜라 작품을 만날 수 있다고 한다. 특히 전시장 외부에 설치되는 영상 작품들은 아트스페이스를 넘어 인천 파라다이스시티를 찾는 더 많은 관객들을 만날 수 있는 작품이기에 그 의미와 가치가 더할 것이라 생각된다.

《콰욜라: 어시메트릭 아키올로지》은 12월 14일부터 2019년 2월 24일까지 파라다이스아트스페이스에서 관람할 수 있다. 헬레니즘 시대의 조각, 고전 명화 등을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재해석한 작업들을 살펴볼 수 있는 이번 전시를 통해 콰욜라의 전반적인 작품세계와 함께 과거와 미래가 공존하는 새로운 예술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


원고작성 및 사진촬영: 홍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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