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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탐험 아트 체험 @후쿠오카현립미술관

안효례



コレクション展Ⅱ 夏休み特集:アートたんけん アートたいけん

(콜렉션전2 여름 방학 특집 : 아트 탐험 아트 체험)

2018.06.16-08.30

@후쿠오카현립미술관 4층 전시실


 
(사진)스자키공원 입구 표시판 / 스자키공원의 트레이드마크 같은 커다란 분수, 운영중이지 않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후쿠오카에 여행가는 김에 도자기 마을을 다녀오려고 했었다. 지나치게 계획 없이 가는 바람에 일본의 전통 명절인 '오봉'인지도 모르고 갔더랬다. 지인들과 여럿이라 렌터카를 구하기가 어려워 시내에서 전시를 보는 것으로 마음을 바꿨다. 후쿠오카 아시아 미술관이 더 유명하지만, 방학 특선 전시가 구미가 당기지 않아 고민하던 차에 지도를 보았다. 곧 숙소에서도 가깝고 입장료도 저렴한 데다 해 좋은 날 공원도 들릴 겸 붙어있는 후쿠오카 현립미술관으로 택하게 되었다.

 

스자키 공원에 나무가 엄청 컸지만 그늘이 충분치 않다고 느낄만큼 뜨거운 여름볕이었다. 크게 화려하진 않지만 나무 사잇길을 지나 가다보면 큰 번화가인 텐진이 지척이란게 믿기지 않을만큼 조용한 휴식처가 자리잡고 있었다. 후쿠오카 현립미술관이다. 미술관 앞 안내판에 현재 전시중/전시예정 포스터가 붙어있다. 현재 전시는 하나뿐이다.

 

소장품전이라 그런지 210엔이란 저렴한 가격에 전시를 하고 있었다. 1층에서 티켓을 구매하고, 친절하게 엘레베이터를 안내하는 직원의 말을 뒤로한 채 계단을 통해 4층으로 향했다. 첫 방문이라 어쩐지 계단부터 보고싶은 마음이었다.

 
(사진)교육자료 / 일본 전역의 미술관.박물관 안내자료들

전시장으로 바로 들어가지 않고 한 쪽에 놓인 책에 다가갔다. 아카이브전인가 하고 봤더니 전국에 미술관.박물관에서 온 전단이었다. 참 많기도 하거니와 이렇게 꾸준히 교류하고 있음이 대단하다 여겨졌다. 온라인이 아닌 전시공간의 한쪽을 할애하여 이렇게 보여주고 있는 덕분에, 이곳의 정보는 나이가 지긋한 관객에게까지 공유되고 있었다.

입구에서 티케팅을 하고 여러가지 안내지를 받았다. 부제인 '아트 탐험 아트 체험'대로 방학을 맞이한 어린이나 학생과 성인, 가족 단위의 관람객의 안내자료가 되어주었다. 각각의 프린트물은 흑백으로, 지루할 수 있는 전시의 흐름에서 주요 작품을 돋보이게 해준다. 또 해당 작품을 보며 함께 생각할 수 있는 질문을 적어둠으로써 작품 혹은 작가의 의도를 자연스럽게 생각해보게 만들어줬다. 무채색의 선만으로 단순하게 그려진 삽화라서인지 작품으로의 시선을 흩어지게 하지 않는 장점이 있다. 교육프로그램이 진행될 때는 진행안내자와 함께 하는 듯 했다.

 
江上茂雄, Psychelic Baroquism No.15, 1995 / 髙島野十郎, 太陽, 1975

'콜렉션전2 여름 방학 특집 : 아트 탐험 아트 체험'은 소장품 중 여름에 맞는 47점의 작품을 선별한 전시였다. 작가 28명의 유화, 수채화, 판화, 조각 등 다양한 작품을 대지/산/하늘/바다/사람 (大地/山/空/海/人)의 다섯 테마로 나누어 보여주고 있었다. 달리 특별한 디스플레이 장치가 있는 것은 아니고, 천장에 '大地/山/空/海/人' 글자를 각각 매다는 것으로 구분을 한 정도였다. 전시장 내에서 촬영이 불가해서 작품명이나 작가명을 간략한 소감과 메모하려 펜을 꺼내드니, 직원이 와서 안된다고 말한다. 내부에서 필기는 연필만 가능하다며 입구에 꽂혀있는 연필 하나를 빌려줬다.

작가 타카시마 야쥬로(高島野十郎)의 유화 작품들이 특히 많이 보였다. '산'쪽에 〈山径の図〉 〈山道〉 〈渓谷〉, '바다'쪽에 〈海辺〉, '하늘'쪽에 〈太陽〉, 〈有明の月〉, 〈無題〉까지 총 7점 작품이 출품 되었다. 후쿠오카 출신인 그는 평생 독학으로 회화작업을 했다. 1929년부터 약 8년간 미국, 유럽 등을 사생 여행하고 돌아와 개인전만으로 작품을 발표했다고. 철저하게 세밀한 묘사가 특징인 듯 하다. 미술관은 아름답다고 할 수밖에 없는 그의 작품들을 특히 많이 소장하고 있는지, 전시되지 않은 많은 작품이 기념엽서로 판매되고 있었다.

 
井上三綱, 駆ける, 1959 / 宮﨑凖之助, ギッコン車, 1973

포스터의 대표작품으로 실린 이노우에 산고(井上三綱)의 〈駆ける〉는 '전속력으로 달리다' 라는 의미로 말이 달리는 모습을 표현한 작품이다. 판화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수채화라 다시 눈이 간 작품이었다.

타카시마 야쥬로 다음으로 가장 많은 출품 작가는 미야자키 쥰노스케(宮﨑準之助)이다. 그의 작업들은 한 점을 제외하곤 모두 목조각이다. 마치 움직일 것 같은 느낌을 주는 그의 작품들은 만지고 싶게 생겼지만 내부에 어떤 가족도 만지려는 시도를 보이지 않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江上茂雄, 習作, 1927 / 菊畑茂久馬, 花開く(版画集「オブジェデッサン」より), 1978


阿部金剛, Rien No. 1, 1929 / 吉田 博, 雲表, 1909


나는 전시장에서 나가기 전, 한 번 더 보고 싶은 작품을 떠올려서 다시 돌아가 관람하고 가는 버릇이 있다. 이번엔 작가 요시다 히로시(吉田 博)의 〈雲表〉가 발을 붙잡았다. 미술사가 야스나가 고이치 (安永幸一)가 그를 산과 물의 화가(山と水の画家)라고 형용했다는데 그 말대로였다. 수채화라는 재료가 이렇게 웅장한 느낌을 만들 수 있던가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사실 이 작가의 작품은 처음엔 무카이 쥰키치(向井潤吉)의 작품이 교차전시 된 것이어서 전시 초반에 관람했다면 볼 수 없었던 작품이다.


 
(사진)미술자료실 外 / 內

4층에는 전시장과, 전국 지역별 미술관.박물관의 전시안내지가 있다. 또한 미술자료실이 있다. 내가 도착했을 땐 내부에 나와있는 직원이 없어 뭔가 물어볼 수 있는 여유를 가질 수 없었지만 타국의 미술자료실에서 왠지 모를 반가움을 느꼈다. 미술자료실 입구 옆으로는 영상을 볼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일본어가 미흡해서 영상은 패스했지만 누군가 보고있는 영상에서 작가와 작품에 대한 이야기가 들리는 듯 했다.

사진.글.효례

*작품 이미지 출처
(전시실 내 촬영이 불가하여 부득이하게 당 전시관 홈페이지와 관련 예술과 작품 소개 페이지에서 이미지를 가져왔습니다. 문제시 삭제하겠습니다.)
fukuoka-kenbi.jp/exhibition/2018/kenbi9534.html
prefab.jp/post/187
www.tnc.co.jp/takashimayajuro40/art/
artscape.jp/report/curator/10093205_163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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