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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모든 이에게 열린 박물관·미술관 콘텐츠를 기대한다

백령

우리 사회가 문화의 접근권, 다양성 및 수월성과 세계시민주의를 표방하며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특히 COVID-19의 지난 3년은 우리 삶을 이전과는 또 다른 모습으로 바꿔 놓았다. ‘문화’의 가치와 중요성이 인식되고 정책의 대표적인 언어로 등장하며 사회 전반에 걸쳐 다양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상황과 환경의 차별 없이 모두에게 문화와 예술의 접근권을 보장하는 제도와 정책을 기반으로 기관 고유 콘텐츠의 다양성과 수월성을 보장하기 위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문화 민주화에서 문화 민주주의로의 전환, 문화와 예술에 대한 접근성 향상, 다양한 구성원의 목소리와 작품 등의 영향으로 국내 문화예술의 지형이 변화하고 있다.

2022년 국제박물관협회(ICOM)의 새로운 박물관 정의에 따르면 “박물관은 유·무형 유산을 연구·수집·보존·해석·전시하여 사회에 봉사하는 비영리 영구기관이다. 박물관은 모든 사람에게 열려 있어 이용하기 쉽고 포용적이어서 다양성과 지속 가능성을 촉진한다. 박물관은 공동체의 참여로 윤리적, 전문적으로 운영하고 소통하며 교육·향유·성찰·지식·공유를 위한 다양한 경험을 제공한다.” 박물관의 구체성이 좀 애매해진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우리 사회가 진정으로 노력한 21세기적 문화와 예술에 대한 방향을 담고 있다 할 수 있다. 다양한 주체와 관람객들의 관람과 참여는 지역 내 기관의 사회적 역할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 “모든 사람”의 여가와 즐거움, 학습과 참여를 보장하는 세계시민주의적 사회로 나아가는 모습을 제시하고 있다.



2022년 채택된 박물관에 대한 정의. 출처:국제박물관협의회


국내 박물관·미술관 역시 노인, 어린이, 장애인을 위한 물리적, 심리 감성적, 경제적, 인지적 접근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물리적 유니버설 디자인을 시작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이 제공되고 있다. 무장애(배리어 프리)를 위한 유니버설 디자인은 다양한 모든 이용자를 위한 문화시설이 되기 위한 기초적인 법적 의무를 넘어 콘텐츠, 환경, 소통과 서비스를 포함한 총체적 접근을 의미한다. 동시대적 서사를 감각과 인지로 경험하는 고유 콘텐츠의 기관으로 관람객을 바라보고 함께 하는 시도가 요구된다. 박물관·미술관은 오브제 중심에서 관람객 중심으로 변화했고 이어 다시 주제와 사회적 맥락을 읽어내어 콘텐츠를 과학 기술과 접목한 프로그램을 개발 실행하는 변화를 만들고 있다. 2023년 박물관·미술관 현장은 기후와 생태, 전쟁, 재난과 인권 등의 국내외적 사회 이슈를 담고 있을 뿐 아니라 지속 가능성을 기반으로 모든 시민, 무엇보다 장애-비장애인이 함께 만드는 뮤지엄을 지향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변화에 앞서고 있다.

특히 무장애(배리어 프리) 콘텐츠 출현은 고무적인 변화다. 이러한 변화는 단지 특정 대상을 타깃으로 하는 것을 넘어서 박물관·미술관을 방문하는 모든 이에게 전시와 교육 등의 콘텐츠를 제공하는 전략이다. 새로운 콘텐츠 개발과 기획을 위해 다양한 관련 분야 전문가와의 협업이 요구된다. 단지 기술적 분야 전문가와의 협업 뿐 아니라 인문, 사회, 미학, 복지 등 여러 분야의 전문가와 결합하여 박물관·미술관의 고유 오브제를 인문학적으로 해석하고 이를 공간적 서사로 구현하여 다양한 관람객이 느끼고 즐길 수 있도록 소통하는 기관으로 자리 매김하는 계기를 마련하는 것이다. 알고 생각하는, 조금은 무거울 수 있는 인지적 접근에서 감각과 놀이, 이야기 등 다양한 접근으로의 확장이다. 바라보고 느끼고 알아가고 깨우치는 주체로서, 모든 관람객을 이해하고 이들과 함께 나아가는 박물관·미술관을 기대한다.




- 백령(1965- ) 파슨스 스쿨 오브 디자인 졸업 후 뉴욕대 석·박사. 2005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표창. 2001년부터 박물관·미술관 교육, 문화예술교육 강의, 장애인예술교육 활성화 기초 연구 등 다수 진행. 수원시립미술관 운영자문단 활동. 대학원에서 문화예술경영 및 정책 분야 연구·강의. 『큐레이팅을 말하다』(2019, 미메시스) 공저 등 문화예술교육, 박물관 교육 관련 저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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