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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3)MUSEUM 건립 경쟁시대, 그 실상

김달진

시작하기에 앞서
그동안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박물관은 박물관정책과에서, 미술관은 시각예술디자인과에서 각각 담당해오다 2017년 9월부터 일원화되어 문화기반과에서 통합관리하고 있다. 본문에서는 박물관과 미술관을 MUSEUM으로 통합표기 한다.

올해 개관한 대표적인 MUSEUM은 7월에 국토교통부 산하 국립항공박물관(관장 최정호), 9월 코오롱그룹이 서울마곡산업단지에 설립한 스페이스K가 있다. 내년 3월에 전남도립미술관(관장 이지호)이 광양에, 한글학자 이윤재와 허웅의 업적을 알리는 김해한글박물관, 12월에 울산시립미술관(추진단장 서진석)이 각각 개관한다.

서울시는 지난 6월에 2023년까지 MUSEUM 9곳을 건립추진을 발표했다. 이 프로젝트는 시민들의 문화 향유 권리 확대와 지역 간 문화 불균형 해소를 위해 2015년 시작됐다. 단순히 유물을 보관하는 박물관에서 벗어나 다양한 주제를 담은 특색 있는 공간을 조성해 시민들의 다양한 관심사를 충족하는 데 앞장서자는 취지다. 창원시는 6월에 마산해양신도시에 국립현대미술관 창원관 유치 추진을 발표하기도 했다.

내년에 종로구의 옛 풍문여고 부지에 서울공예박물관(관장 김정화)이 개관하며 시대별 대표 공예품을 전시하고 공예교육과 체험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조성된다. 그리고 중구에 성곽 따라 지어지는 한양도성유적전시관, 종로구 평창동에 추진해온 미술문화복합공간(가칭)이 서울시립미술아카이브로 바뀌며, 한식문화관은 삼청각 리모델링을 거쳐 잇따라 개관한다. 2022년에는 도봉구 창동에 로봇과학관과 강원 횡성군에 서울시 통합수장고가 들어선다. 2023년에는 도봉구에 서울사진미술관, 송파구에 풍납동 토성박물관, 금천구에 과학과 예술 융복합으로 서서울미술관을 각각 개관할 예정이다.

인천시는 국립박물관 유치를 본격화해 2022년 송도 국립세계문자박물관, 2024년 월미도에 국립인천해양박물관을 개관하며 미추홀구 학익동에 인천뮤지엄파크를 조성해 시립박물관 이전, 시립미술관 건립, 예술공원 조성을 발표했다. 2022년 6월에 대구 간송미술관, 2023년에 김해에 국립가야문화센터, 2024년에 충남도립미술관이 내포신도시에 문화체육관광부 타당성 사전평가를 통과해 설계를 공모하며 전주시는 전주종합경기장안에 있는 야구장에 전주시립미술관 개관, 2025년에 성남시는 성남시립박물관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제주 저지리에 정상화미술관, 이타미준미술관도 들어선다.


이제는 구립, 군립 MUSEUM 시대
지난 10월 15일 “천사섬”을 내세운 신안군(군수 박우량)은 1,004개 이상의 섬을 가지고 있는데 “1島1뮤지엄” 아트프로젝트를 중앙지 언론인 대상으로 발표하고 투어로 이어졌다. 24개소(박물관 12개, 미술관 11개, 복합문화관광타운 1개소)를 건립하며 사업비 규모가 1,382억원(국비 277억, 도비 235억, 군비 830억, 민자40억)이다. 현황은 완공 11개, 추진 중 11개, 계획 2개소로 주제도 수석, 조개, 서각, 바둑, 갯벌 생태, 화석, 인권평화 등 다채롭다.

9월에 서울 종로구는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종로구 구립(기념)미술관 건립을 위한 업무협약식이 열렸다. 협약 대상자는 물방울 그림으로 유명한 김창열, 미술 교과서 출판과 한국적 판화의 선구자 작고 이항성, 미술애호가 도서출판 삶과 꿈 김용원 대표이다. 이날 종로구와 대상이 되는 가족들은 ▲구의 재정여건을 고려한 구립 미술관 건립 순차적 추진 ▲작품 100점 이상 무상 기증 ▲작가의 자택을 활용한 구립미술관 건립을 위한 상호 협력을 약속했다. 또한 별도로 이북5도청 옆 공지에 부지를 제공하고 유명작가 4명이 본인이 미술관을 건립하는 계획도 거론되고 있다. 8월에 도봉구는 간송미술문화재단과 간송(전형필)기념관과 건립 업무체결, 10월에 서울 강동구는 암사역사공원 안에 들어설 구립미술관의 건립 기본 구상 및 타당성 조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8월에 서보미술문화재단(이사장 박승조)는 고향인 경북 예천군에 미술관 건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추석에는 은풍면 전세대 720가구에 햅쌀을 전달했다. 그동안 종로구립은 1호 박노수미술관, 2호 고희동미술관도 있다. 성북구도 성북구립미술관에 이어 올해에 최만린미술관을 개관하였다. 많은 작가가 어려운 미술관 건립과 운영에 봉착되어 있는데 이는 이상적인 방안 중 하나이다. 새로 건물을 신축하기보다는 규모가 작아도 그 작가가 살아온 공간 자체를 오롯이 보존하며 지역 주민과 함께 가꾸어 가는 작은 미술관이 필요하다. 때로는 작가 한 사람의 공간으로 고집할 게 아니고 다른 전시 또는 문화행사장으로 개방도 해야한다.



원로화가·소장가와 종로구 구립(기념)미술관 건립을 위한 업무협약식 2020.9.23


MUSEUM 왕국시대! 다다익선이 아니고 운영이 문제
한국의 MUSEUM이 총 1,139개로 국공립 488개, 사립 535개, 대학 116개이다. (문화체육관광부 문화기반시설총람 2019. 1월 기준) 강원도 영월군은 전국에서 인구대비 가장 많은 박물관이 소재하는 지역특성을 살려 관광자원과 연계, 2008년 12월에 박물관 고을특구로 지정되어 박물관 통합 운영·지원시스템 구축, 통합 캐릭터 및 관광상품 개발, 학예사 공동운영 등 박물관 경쟁력 강화사업 등에 총사업비 523억 원(국비 185억)이 투입돼 진행됐다.
2011-2017년 박물관국제학술포럼을 5회 진행했고 이 프로젝트를 추진해 온 박선규 영월군수는 2015년 자랑스런 박물관인상특별공로부문을 수상했다. 현재 영월박물관포털사이트는 공립, 사립 27개 MUSEUM이 등록되어있다. 또한 제주특별자치도는 (사)제주도박물관협의회 소속관만 해도 MUSEUM이 45개이다. 하지만 관광코스에 포함되지 않는 MUSEUM은 찬밥 신세이다. 

개인미술관을 앞세운 미술관은 어느 작가 또는 소장가가 작품(또는 토지까지)을 기증하며 미술관을 건립한 사례로 대전이응노미술관, 이천시립월전미술관,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전남도립아산조방원미술관,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 보성군립백민미술관, 군립청송야송미술관, 무안군오승우미술관, 화순군립석봉미술관, 영암군립하정웅미술관, 함평군립미술관, 광주광역시남구이강하미술관, 인제 여초서예관 등이 있다. 연고를 앞세워 건립하고 작품을 확보해 간 경우는 제주도 이중섭미술관, 양구군립박수근미술관, 용인에 백남준아트센터, 안산 단원미술관, 서울 강서구 겸재정선미술관, 홍성 고암이응노생가기념관, 무주 최북미술관, 과천시 추사박물관, 안양 김중업건축박물관 등이 있다. 지금은 자리 잡은 이중섭미술관, 박수근미술관은 공립이지만 화상, 컬렉터의 작품 기증 없이 불가능했다. 군립미술관으로 위에서 언급하지 않은 양평군립미술관, 진천군립생거판화미술관, 공립인제내설악미술관도 있다.

미술가나 기증자는 작품을 기증하면 전제 조건으로 미술관을 만들어 달라거나 상설전시장을 요구하지만 수용 측에서는 예산 투입과 그 공간을 활용하지 못하니 큰 부담을 감수해야 한다. 건립에 연고를 내세우지만 지역주민은 한 사람을 위해 이름을 붙여주고 세금도 쓰느냐며 반발하기도 한다. 인천과 안동에 개인미술관을 추진하다가 지역반대에 부딪쳐 무산되는 일도 있고 명칭을 바꾼 일도 있다.

우리는 MUSEUM을 굴뚝 없는 문화산업이라 말한다. 관광객이 오면 그 나라 그 지역을 이해하고자 먼저 찾는 곳이 바로 MUSEUM이고 이를 통해 역사와 문화의 정수를 알게 된다. MUSEUM 건립은 1990년대 초 초대 문화부 이어령 장관이 부르짖었던 박물관 1천개를 세우겠다는 정책에 힘을 입었다. 그 후에도 정부는 MUSEUM에 큐레이터, 전시 및 프로그램에 예산 지원 정책을 펴오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박물관·미술관 진흥 중장기계획(2019-23)을 발표했다. 전국 MUSEUM 수를 2023년까지 1,310개로 186개 확대하고, 현재 16.5%인 박물관·미술관 이용률을 31%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최근 MUSEUM 건립은 1개 도, 시에 이어 구립, 군립까지 경쟁처럼 번지며 몇 달이 멀다 않고 발표가 이어진다. 지방자치단체시대 새로운 문화기관은 지역의 문화예술인의 창작의욕을 고취하고 주민의 문화향수를 충족시키고 삶의 질을 높여준다. 지자체 단체장은 본인의 문화시설 치적으로 내세우고 작품을 기증받는 조건, 도시재생의 일환 등과 맞물려 추진한다. 시대의 변천에 맞추어 산업이나 농수산물로 미래를 꿈꿀 수 없다. 예술로 브랜딩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시점에 서 있다.

제2의 MUSEUM 르네상스시대가 도래하는 건 아닌가? 그러나 운영은 지속적인 재원의 투입이 있어야 발전할 수 있다. 미술관이 주변의 관광과 연결되지 않으면 유명작가 미술관을 만들어 놓는다고 관람객이 찾아오지 않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건립이 추진 중에 후임시장이 전임자가 진행한 것을 시장철학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바뀌는 정치적 논리도 있었다. 정부에서는 MUSEUM 평가인증제도가 국공립부터 도입하여 결과를 발표했는데 사립으로 이어지며 지원정책에도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이제는 숫자보다는 내실에 필요성을 알았고 사전에 타당성 조사, 투자 심사 등 절차도 강화되었다. 박생광, 전혁림, 정상화 소장품으로 유명한 용인 이영미술관이 연말에 폐관한다. 많은 사립 MUSEUM 1세대 관장들은 운영문제로 심각한 기로에 서 있는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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