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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9)라이브 아트 그리고 라이브 아트 전시

전민경

제도권 미술의 돌파구 _ 동시대 미술을 무대로 하는 퍼포밍 아트 시리즈 1

‘라이브아트’는 퍼포먼스·퍼포밍아트와 맥락을 같이 하지만, 라이브아트가 동반하는 표현의 역량은 공연예술을 기반으로 하는 극장적(Proscenium) 구조나 연출적 접근에 비해 보다 독립적인 예술작업으로 사용된다. 이는 수행성을 강조해온 전통적인 퍼포먼스의 암묵적인 정신(Spirit)과는 다르게 일시적이고 강렬한 관객교류를 동반한다. 하지만 대부분 그 퍼포먼스의 맥락을 제도권 미술로 기반을 둔 관용적인 방식으로 읽어내기에, 시대별로 진화된 동시대미술의 지형도에 따라 파악하거나 반복적으로 다루어지는 소수의 참조는 처음부터 그 맥락이 제한된다. 이전 흐름에 따른 선행 연구와 그 영향을 부정한다기보다는 퍼포먼스를 다룰 때 습관적으로 등장하는 클리셰에 대한 피로함에 가깝다.


The Great Ghosts, France, 2018, 52 min, 감독 Louise Narboni, 안무 Yoann Bourgeois
출처: SFDFF

60년대 이브 클랭으로 시작되어 2004 퍼포마의 창립, 2010 MoMA의 마리나 아브라모비치 개인전, 2012 런던 테이트모던의 퍼포먼스 전용관 탱크 전시장 개관, 2013 티노 세갈의 베네치아비엔날레 황금사자상·2017 프란츠 에르하르트 발터의 독일관 수상으로 귀결되는 라이브아트가 지니는 주목성은 누구나 비교적 명료하게 볼 수 있는 흐름이다. 라이브아트라 부르건 퍼포밍아트라 부르건 간에 이 현상과 내용을 파악하는 ‘새로운 이해’에 대한 관점은 아니다.

퍼포먼스가 동시대 미술에서 독립된 장르라기보다 주로 하나의 ‘주목할 만한 현상’이나 그 현상을 관점 하는 ‘사회나 문화적 투영’으로 회자 되어왔기에 그 장르의 형식이나 미디움 자체로서 접근하는 경우가 드물다. 복합예술의 방식에서 특정적 장르 및 형식을 탐구할 때 그것이 ‘형식의 필연성’을 지니지 않는 한, 공연예술장르와 비교하여 애매한 비평적 논점을 지니게 된다.

아크로바틱을 시작으로 여타 무용·극·라이브아트 등의 경계 없는 활약을 하는 안무가 요안 부르주아(Yoann Bourgeois)는 추상적인 드라마틱한 표현을 공간과 라이브아트를 통해 구현한다. 그래서 필자는 ‘라이브아트 전시(Live Art Exhibition)’라는 표현이 퍼포밍아트가 동반하는 일련의 미술사적 계보와 그것이 자동적으로 연상시키는 어떤 이미지에서 벗어날 수 있는 표현이라 생각하여 사용하고자 한다.


SCALA, le nouveau spectacle de Yoann Bourgeois(2018.9.11-10.24) La Scala Paris
출처: 그르노블국립안무센터

궁극적으로 라이브아트가 조성하는 전시란 ‘공간과 창작물이 주도하지 않는 전시’이다. 여기서 공간은 화이트 큐브나 블랙박스와 같은 용도의 구분이 될 수 있지만, 전시전용공간과 유휴공간 같은 공간적·정서적 차이, 나아가 특정 공간 내의 무대와 객석, 좌대와 관객동선과 같은 구조적인 지점으로 진화시켜 생각해볼 수 있다. 창작물의 개별성(Individuality)보다는 이들이 유기적으로 생성하는 ‘장면으로서의 미술’에 대한 가치를 들여다보자. 비물질적인 미술의 요소 - 움직임, 사운드, 에너지 - 등을 통해 물리적 ·시각적 창작물과 동등하게 연합할 때 유기적으로 구현되는 일종의 ‘전시적 미장센’에 대한 지점은 앞서 언급한 ‘장면으로서의 미술’이 지니는 역할을 구체화한다. 그것이 유발하는 추상성은 관람자로 하여금 고유한 상상을 하도록 만들어주는 공간이자 간극으로 존재할 수 있고, 궁극적으로 ‘상상력을 위한 하나의 가능성’의 장치로 작동될 수 있으며, 단순히 관객을 위한 전시 구조가 아닌 작가 스스로 기대하지 못한 창작 작업에 대한 ‘보편성을 벗어난 시점의 발견’을 유발할 수 있다. 

이는 어떤 구분된 장르 혹은 장르적 혼합에서 촉발한다기보다 기존의 전시환경과 구조에 대한 접근에서 기인한다. 라이브아트의 형식을 지니지 않아도 이를 함의하고 있는 창작 작업이나 이러한 관점으로 과거의 전시기록을 이해하고, 그 이해를 바탕으로 현재를 더 깊게 이해해볼 수 있으며, 그것이 일련의 라이브아트 전시로서 재발견되어 시대의 관점에 따른 가치에 대한 담론이 회자 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전민경 한국예술종합학교 조형예술과 학사 졸업. 아르코미술관, 뉴욕현대미술관 PS1, 맨해튼의 더 키친 복합예술센터, 국제갤러리 등에 재직. 현 비영리 현대미술 창작기관 더 그레잇 커미션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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