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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김환기의 서랍장-②파리를 중심으로 한 김환기의 미술활동

백승이

김환기의 서랍장

① 도쿄 니혼대 시절 김환기의 미술전람회
파리를 중심으로 한 김환기의 미술활동
③ 김환기와 상파울루비엔날레
④ 뉴욕에서의 김환기의 활동과 스미소니언아카이브
⑤ 김환기의 또 다른 발자취를 찾아


 1937년 도쿄에서 고국으로 돌아온 김환기는 1956년 봄, 약 20년 만에 다시 외국에서 활동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부인 김향안은 더욱 적극적으로 협조하기 위해 1955년 5월 20일 먼저 파리로 떠나고 약 1년 뒤인 1956년 4월 20일 김환기가 파리에 도착한다. 이후 1959년 4월 29일 귀국할 때까지 약 3년 동안 유럽에 체류하며 6번의 개인전과 다수의 그룹전에 참가한다. 이때부터 1963년 상파울루비엔날레로 이어지는 시기의 작품들은 한국적 소재와 두꺼운 마띠에르(Matière)로 김환기 “파리 시대”를 대표하는 구상작품들로 완성된다.

 유럽에서 체류하는 동안의 사건과 생각들을 김환기는 『파리통신』과 같은 서간문으로, 김향안은 수필집 『파리巴里』(어문각, 1962)를 통해 기록하고 있다. 또한 김향안은 사진과 리플릿, 포스터 등을 환기미술관 아카이브에 남기고 있는데 이러한 자료들은 김환기 작품을 연구하는데 가장 기초적인 자료로써 새로운 발굴 자료의 기본 토대를 만들어준다.
 파리에 도착한 첫해인 1956년, 파리 오스만가에 있는 M.베네지트갤러리(1956.10.3-10.18)와 세느가의 M.베네지트갤러리(1956.10.5-10.20)에서의 개인전에서는 4월 파리에 도착해서 반년 동안 꾸준히 작업한 결과를 큰 작품과 작은 작품으로 나누어 각각 15점씩 총 30점이 전시되었다. 이 중 5점이 피렌체 단테의집에서 개최된 ‘파리의 예술가전’(1956.11.20-12.4)에서 파리에서 활동하는 18명의 다른 작가들과 함께 소개되었다. 그리고 1957년 모나코에서 열린 순회전(1957.6.15-6.30)에도 전시된다. 이와 같이 파리에서의 첫 전시로 현지 언론의 호평 속에 유럽과 북미의 갤러리에서도 개인전 초청을 받게 되며 한국의 언론들도 그의 유럽에서의 행로에 많은 관심을 드러내었다. (『한국일보』 1956년 11월 11일 자 참조)

김환기 개인전 리플렛, 1956, M.베네지트갤러리

김환기 개인전 리플렛, 1957, M.베네지트갤러리

피렌체 단테의집 전경, 사진: 백승이

 1957년 파리 하우스만가의 M.베네지트갤러리(1957.6.14-7.4)의 개인전에서는 총 20점이 발표되었다. 이때 전시된 20점과 피렌체와 모나코에 전시되었던 작품 5점이 모여져 총 25점이 니스의 뮤라토르갤러리(1957.9.2-9.12)에서 전시된다. 개인전으로 니스에 머물고 있던 김환기는 한 방송국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작품 속 푸른색의 정신과 한국의 아름다움에 대해 이야기하였는데 유럽에서의 체험이 익숙해지면서 본인의 작품세계에 대한 확신이 생겼던 것으로 보인다. 이후 브뤼셀 슈발드베르갤러리(1957.10.5-10.16)에서 열린 개인전에서는 총 40점이 전시되었다. 이 시기 개인전을 위해 제작된 포스터는 파리의 유명한 판화 공방인 무로에서 석판화 방식으로 제작되었고 그 위에 작가가 서명한 포스터도 인기였었다고 적고 있다.
 1958년 파리 앵스티튀트갤러리(1958.3.4-3.18)에서는 총 20점을 발표하여 생전 유럽에서의 마지막 개인전을 마쳤다. 그 후 김환기 사후에 대규모 개인전이 1987년 파리의 국립조형예술센터에서 약 30년 후 열리게 된다.

 이처럼 파리를 중심으로 김환기의 유럽에서의 활동은 유럽 기관이 소장하고 있는 자료보다는 환기미술관 김향안 유품자료를 근거로 다른 자료와의 교차확인을 거쳐 작품변화와 이동 경로를 추적하는 방식으로 아카이브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우리나라에 멀리 떨어진 외국에서 활동했던 작가일수록 물리적인 거리와 시간, 비용이라는 실질적인 문제로 새로운 자료를 발굴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작가 본인이나 가족의 자료가 매우 중요함을 새삼 생각하게 된다.


- 백승이(1969- ) 덕성여대 영어영문학과 졸업, 동국대 예술경영학(미술관경영 전공) 석사, 미국 시튼홀대 박물관학(소장품관리 전공) 석사, 고려대 문화유산학(박물관학 전공) 박사과정 수료. 미국 스미소니언 연구소, 미국 아시안아메리칸아트센터 인턴, 국립중앙박물관 전시과 연구원, 화봉책박물관 학예실장 역임. 현 환기미술관 학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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