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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시작은 설렘이다

신철

글이 있는 그림(108)

자연의 자유분방한 질서에서 조형성을 발견하는 일은 늘 나를 들뜨게 만든다. 산길을 걸으며, 그 예쁜 잡초들과 이름 모를 꽃들에서, 아주 시끄럽게 건방떠는 새들에게서, 그러면서 잊었던 얼굴들이 시어(詩語)처럼 나타나 나에게 말을 걸어와 그리움을 주는 일까지...내 작업의 모태 때문에 교외의 한적한 곳을 찾아 몇 차례 옮겨 다닌 끝에 십여 년 전 맘에 꼭 든 곳에 새가 둥지 틀 듯, 숲 언저리에 작업실 <수류산방(樹流山房)>을 만들었다. 그곳은 계절의 변화를 느끼면서 산길을 걸을 수 있어 좋고, 문명의 소리라곤 간간히 하얀 꼬리를 자랑하며 강원도 쪽으로 여행가는 비행기 소리가 고작이다. 나는 이곳에서 나를 찾고 내가 해야 할 진정성의 그림들을 생각하며 시리디 시린 그리움을 펼친다.




임진년 새해 새날이다. 새로운 날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은 진정 축복 받고 있는 것이다. 나에게도 이런 날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가슴 설레는 일인가.

올해는 우리 작가들이 다들 희망을 잃지 않고 건강하였으면 한다. 그리고 현실은 어렵더라도 꿋꿋이 작가 됨을 포기 말고 격식 있는 낭만을 꿈꾸며 절대 숭고한 인간임을 명심하자. 이런 날, 양지바른 담벼락 아래 앉아 햇볕을 쬐고 싶다. 내 마음 어딘가 숨어있을 우울함까지도, 여러 슬픔과 함께하는 분들도 이런 햇볕이 구석구석 비춰 주어 하얀 빨래 널듯이 어두운 마음이 햇볕에 말려 졌으면 좋겠다. 그래서 그 고송 고송한 마음의 향기가 많은 이웃들의 가슴에 함께 하였으면 좋겠다. 진정 그림이 희망이였으면 한다.<- 신철(1953- ) 원광대 미술과. 홍익대 대학원, 온전한 삶의 의미와 해석을 전해준 ‘기억풀이’ 연작으로 22회 개인전을 가졌으며, 양평 서종면의 숲 속의 작업실 수류산방에서 자연과 인간, 그리고 삶의 단상을 시적으로 풀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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