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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보자기 부인

정종미

이미 우리에게서 사라진 고대 문화의 흔적을 보러 나는 자주 현해탄을 건넌다. 곳곳에 남아있는 고대 조상들의 숨결을 발견하고 그 진지하고 품격높은 아름다움에 벅차던 순간들! 그곳에 남아있는 전통의 흔적을 발견할 때는 반갑고 고마움을 금할 수 없다. 2003년에도 그러한 것들을 찾아다니던 중 나고야의 시박물관에서 전 세계의 보자기를 접한 적이 있다. 그중 돋보이던 우리 보자기에 대한 감동은 매우 특별한 것이었다.




한중일 모두 나름의 보자기 문화를 갖고는 있으나 조형적이거나 독창적인 면에서 우리 보자기는 그 독특한 미감으로 단연 돋보였다. 그런데 문화전쟁의 시대를 부르짖으며 우리는 왜 보자기 박물관 하나 없는 것일까? 경제성을 따져도 자랑할 만한 문화유산을 자랑해야 효과가 배가 되는 건 아닌가? 특히 조각보는 중국이나 일본에도 없는 독특한 양식의 보자기라는데..2전시실에서는 시신을 싸는 염풍습을 보여주며 한국이 보자기문화의 대표적 국가임을 강조하고 있었다.
내가 모르는 나의 모습을 발견하고 당황스럽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하였다. 오랫동안 채색화의 정체성을 찾으러 노력해온 나로서는 보자기가 가진 색채 구성적 의미와 여성미학과의 관계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고구려벽화로 시작된 우리 채색의 역사는 고려불화에서 완성이 된다. 이후, 조선시대가 되어 유교적 분위기로 다소 약세를 보이지만 궁중의 영정화나 민화를 통해 면면이 이어져왔다. 회화는 아니지만 역시 채색의 정체를 지닌 미학으로 이 보자기를 들 수 있다. 개인적 감성이 억눌린 시대에 여성들은 자신들만의 공간에서 마음껏 여성의 성정을 펼쳤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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