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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매스패턴스(Masspatterns)

권오상

조각가가 작은 점토 덩어리를 붙여 하나의 조각을 완성하듯이 각각의 작은 사물조각들이 모여 큰 형태를 이루게 되었다. 기물은 그 고유의 기능을 잃고 서로 합쳐져 매스 패턴스가 되었다. 새로운 덩어리는 새로운 시간과 공간을 제공한다.

이런 양상을 가장 노골적으로 강조하는 디자인 중 하나는 최근의 BMW 쿠페 디자인이다. 디자이너 크리스 뱅글은  '과거의 자동차들은 손잡이나 핸들 같은 부분에서조차 위대한 모더니즘 시대의 규범에 따라 20세기 기하학에 순응' 했던 반면, 넙스 모델링에 기반한 BMW의 새로운 쿠페들은 '마치 피부를 잡아당겨 긴장을 주는 골격 구조처럼' 디자인 되었다고 이야기한다. 이 차체 곡면에 작용하는 듯 보이는 표면장력이야말로 직접 체현된 현존성의 자취인 것이다. 
- 박해천, 「인터페이스 연대기」, 디자인플럭스, 2009, p153

이렇게 곧이곧대로 자세하게 전해주는 이야기를 듣다 보면 우리는 금세 미쳐버릴 것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삶 자체는 이런 이야기 양식에 따라서, 반복과 엉뚱한 강조와 논리가 서지 않는 플롯으로 우리를 지치게 만들곤 한다. 삶은 우리에게 바르닥 전자, 차 안의 안전 손잡이, 길을 잃은 개, 성탄절 카드, 꽉 찬 재떨이의 가장자리에 앉아있다가 중앙으로 자리를 옮긴 파리만 보여주려고 한다.
- 알랭드 보통, 「알랭드 보통 여행의 기술」, 청미래, 2011, p25

헬멧은 충격을 흡수하는 내부의 발포 스티롤이 자연적으로 분화하기 때문에, 생선처럼 시간이 지날수록 신선도가 떨어진다. 매일 헬멧을 착용하는 라이더라면 2-3년 주기로 교체해야 하고, 가끔 사용하더라도 4년 이상은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또한 넘어지면서 직접 충격을 받은 헬멧은 크게 부서지지 않았더라도 더 이상 사용하면 안 된다. 겉으로 볼 때는 멀쩡해 보여도 내부의 충격 흡수 구조가 망가져 더 이상 보호 기능을 발휘할 수 없기 때문이다.
- 신동헌, 「그 남자의 모터사이클」, 세미콜론, 2013, p311

아홉 대의 카메라를 사용하는 것은 사람의 눈으로 보는 것과 카메라로 보는 것 사이의 상당한 차이를 극복하게 해준다. 그것은 움직이고 노출에 있어서는 유연하다. 예를 들면 눈은 빛의 다양한 조건 등에 카메라보다 더 빠르게 적응한다. 그래서 힘들이지 않고도 밝고 선명한 하늘을 올려다본 뒤에 깊고 어두운 덤불 속을 응시할 수 있다. 사진 한 장은 그와 같은 일을 할 수 없다. 그렇지만 서로 다른 아홉 장의 사진으로는 가능하다.
- 마틴 게이퍼드, 「다시 그림이다」, 디자인하우스, 2012, p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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