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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미술인 추억』을 발간한 원로화가 김정

김달진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세상이지만 잠시 추억에 젖어 보는 것은 어떨까. 화가가 들려주는 화가들의 이야기, 『미술인 추억』을 발간한 원로화가 김정을 만났다
 
Q. 책을 낸 소감은?
A. 그간의 기록을 정리한 수첩을 찾는 것이 더 어려웠습니다. 이 기록이 후학의 연구에 자료가 되었으면 해서 정직한 기록을 원칙으로 했습니다. 그래야 살아있는 역사의 숨소리지요. 이제 끝내니 내 가슴도 시원합니다.
 
Q.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라면?
A. 하루 커피를 대형주전자로 끓여 드시며 흡연하시던 박고석, 음주는 시작도 끝도 없고 유머는 코미디 연기 뺨쳤던 장욱진, 잘게 썰어놓은 생선회를 맛보지도 않고 이름을 척척 맞추시던 생선회 박사 유영국, 고려-조선 시대 미술사 구분 연도를 줄줄 외우시는 암기의 천재 김영기, 사람을 보는 안목이 관상학의 최고도사급이던 이대원 작가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특히 이대원 작가는 미국의 숨은 인재 안휘준 교수를 홍익대로, 젊었던 박명자 갤러리현대 회장을 반도화랑에 발탁 기용되게 일조했습니다. 안국동에서 여러 작가의 전시가 끝나고 국밥집에서 이대원 작가와 아홉 사람이 식사한 일이 있는데, 동석했던 저와 이만익의 수염을 보고 그 형태를 관상학적으로 비교 분석해서 설명하셨습니다. 한국인과 일본인의 수염을 비교해 좌중을 웃기며 박수를 받으셨죠. 평소 파주농원에서 조용히 작업하며 지냈지만, 그의 안목은 달인이나 다름없었습니다. 이대원 작가는 특히 사회와 국가, 문화발전 등 미래 한국에 희망을 주는 큰일 뒤에 숨어서 돕고 격려해주신 분입니다. 그에게 도움받은 사람들이 국가발전에 기여한 것도 묘한 결과인 것 같습니다. 이러한 이대원 작가의 관상 철학과 그의 숨은 기록 공개도 최초일 겁니다.
 
Q. 본인은 다른 사람들에게 어떻게 기억되었으면 하는지?
A. 그림 그리는 화가이자 동시에 한국 아리랑 문화의 정신적 담론을 실기작품과 인문학 논문으로 연구해온 예술가로 기억됐으면 합니다. 이 저서도 100년 세월의 화가들 인품과 목소리 기록도 중요하게 판단, 그대로 담아낸 연구로 기억되었으면 합니다.
 
Q. 화가이면서도 그간 많은 연구 활동을 했는데, 특별한 계기는?
A. 미술이 단순히 그리는 손끝 재주로 끝나면 안 된다고 봅니다. 인간을 감동하게 하는 힘과 능력이 필요하기에 작가 스스로 노력하여 연구해야 합니다. 미술 영역은 어린 초등학생부터 중고등학생, 대학생에 이르기까지 인간성장에 풍부한 삶으로 가야 합니다. 저는 아리랑을 50년간 그리면서 한국인 감성을 연구하고, 논문을 썼습니다. 이 모델은 저의 서독 시절 영향으로 한국의 소나무와 지역 아리랑 탐사 인문학 연구 등 작업의 원동력을 찾아가며 연구했습니다. 논문은 독일 화가 교수의 사례를 참고했는데 독일은 연구 및 논문 발표가 교수당 평균 5년에 3-8편 정도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국전에서 상 받고 교수 된 뒤 5-20년 되도 연구논문을 쓰기 어렵다 보니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민 끝에 독일 화가 교수의 연구 등을 모델로 1984년 한국조형교육학회를 설립하여 유럽과 미술 학술 교류를 시작했습니다. 초창기에는 개인적으로 지출이 컸기에 쪼들리며 가족의 불편이 컸습니다. 작업하랴 논문 쓰랴 학회 운영하랴 집안 가족 챙기랴 어려운 와중에 홍익대 이대원 교수께서 뜻밖에 ‘김정 교수, 힘내라. 학회는 교수가 꼭 연구할 일이요’라는 격려 편지와 가계수표를 보내주셔 힘을 얻고 일어났었습니다. 34년이 지난 현재는 아시아 지역의 대표 학회로 자리 잡았고 위상은 국제학회에서 상위 10위권 내라고 봅니다. 저 역시 퇴직 후 모든 걸 다 물려주고 손 뗐습니다. 학회 모두에게 감사한 마음입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은?
A. 정리할 일들이 많아 고민 중입니다. 아리랑을 주제로 50년간 작업한 소장작품 수백여 점의 거취가 우선이고 그다음 정리할 건 『김정 아리랑 50년』,『김정 화집』등 출판입니다. 이런 준비를 위해 매일 기도하며 고민하고 있습니다.


- 김정(1940- ) 경희대 및 동 대학원 졸. 독일 아우스부르그대학원 석박사융복합 공방작업 4년 마침(prof.H.SANDTNER). 한독미술협회고문 역임. 숭의여대 교수 정년퇴직. 국제규격 미술 전공논문 27편 발표.『김정아리랑』,『세계의 미술교육』, 『장욱진탄생 100주년 기념 스케치집』등 지음. 현재 한국조형교육학회 원로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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