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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한국도자사전 발간을 계획 중인 정양모 전 국립중앙박물관장

김달진


국립중앙박물관장 퇴임 이후 17년간 해오신 도자감정의 기록을 토대로
『한국도자사전』(가칭) 발간을 계획 중이라 하시며 감정기록 25권째 노트를 보여주셨다.


Q. 작년 『조선시대 화가 총람』 발간 후 어떻게 지내셨는지?

A. 몇 달간 휴식의 기간을 가졌습니다. 삼국시대부터 근대까지의 서화가를 다룬 오세창 선생의 명저 『근역서화징』(1928) 이후 그 책의 번역본이 나오기도 하고, 문화재청에서 자료집이 나오기도 했지만 화가와 그림을 다루는데 막상 도판이 없는 것이 아쉬웠습니다. 이번 총람에 조선시대 화가 220명의 작품 도판뿐 아니라 약력, 서명, 제발과 인장을 다 함께 실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Q. 총람이 조선 초 안견부터 이유태(1916-1999)까지 아우르는데 고대, 근현대 시대구분에 대한 생각은?

A. 이번 총람 마지막 부분에 다룬 김기창, 성재휴, 이유태 이후에도 좋은 작가들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내 역량이 그 모두를 담을 수는 없었기에 고전을 한 사람으로서 조선 후기까지를 다룬 것입니다.


Q. 연구, 전시 등 현장에서의 미술이론가 역할은?

A. 이론가들이 학교에서 학계의 몇몇만 읽게 되는 논문만 쓸 것이 아니라 누구든지 쉽게 읽을 수 있는 그런 책을 내야 합니다. 논문도 필요하지만 그건 일종의 자기 업적을 쌓는 것과 같기 때문에 한국미술을 소개하는 책들을 많이 내야 합니다. 사람들은 많은 논문을 남긴 대학자를 기억하는 것이 아닙니다. 최순우 선생의 경우를 보면 그분이 논문을 쓰지 않으신 건 아니지만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 『한국미의 순례자』와 같이 대중들이 쉽게 읽을 수 있는 책들을 내며 의미 있는 발자국을 남기셨습니다.


Q. 미술사학 신진연구자들이 학계에서 ‘이것’만큼은 기억해주었으면 하는 것이 있다면?

A. 제가 이런 말 할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우리가 일부분을 보면서 전체를 본 것처럼 이야기할 때가 많습니다. 도자사, 회화사, 자신의 전공에만 매몰될 것이 아니라 넓게 보고 이해해야 합니다. 그래야 한국미술이 무엇인지 알 수 있습니다. 또 유물을 많이 봐야 합니다. 도자라면 그 구부와 손잡이 모양이 머릿속에서 온전히 떠오를 때까지 말입니다. 직접 찾아가서 실물을 100번이고 보면 보는 눈부터가 달라집니다. 최순우 선생이 “실물이 곧 스승이다”라고 이야기하곤 했는데 참 맞는 말이라 생각합니다. 또 한국의 자연과 연결하여 기억해주었으면 합니다. 모든 유물은 결국 그 산하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입니다.


Q. 미술사가로서 보람 있던 일과 어려웠던 일은?

A. 한·중·일의 미술을 공부하며 그 다름을 알게 되었을 때 오는 즐거움이 있었습니다. 또 안복을 누렸습니다. 단원 김홍도의 작품이나 달항아리같이 좋은 작품을 만나는 건 참 기분 좋은 일입니다. 반면,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직으로 최순우 선생과 저 둘밖에 없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고유섭, 김재원, 김원룡 선생의 책 이외에 마땅한 개설서가 없어 많은 부분 새롭게 만들어 나가야 하는 것은 어려웠던 점이었습니다.


Q. 한국미술계의 과제는?

A. 한국미술사를 다각적으로 조망할 수 있는 자료가 많이 있어야합니다. 예를 들어 한국화 6대가라고 하면 그들의 작품 외에 자료들도 있어야 연구가 되는데 그렇지 못한 것 같습니다. 현실적으로 기관의 자료구입비는 적고 자료보존에 대한 사회인식도 아직 부족합니다. 또 일전에 미국 메트로폴리탄미술관을 갔었을 때 일입니다. 중국과 일본 관련 서적은 벽 한편을 메우고 있는데 한국 책은 단 몇 권뿐이었습니다. 정부 기관들에서 한국을 알리는 선전물은 많이 만드는데 곧장 폐기물 처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좋은 한국미술사 번역본들을 많이 내야 합니다. 소장가들도 자신의 소장품을 가지고 있지만 말고 적극적으로 책으로 엮는 일에 힘써야 합니다.


- 정양모(1934- ) 서울대 사학과 졸업. 은관문화훈장(2005) 등 수상. 『한국미술전집-이조도자』(동화출판공사, 1975), 『조선시대 화가 총람』(시공사, 2017) 등 지음. 문화재위원회 위원장, 국립중앙박물관장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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