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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사유의 창을 여는 조각, 김인겸

김달진

작품을 설치중인 김인겸
사진: 김산

최소화된 형태와 물성의 조각으로 물리적 공간과 관념적 공간의 경계를 허무는 조각가 김인겸 씨를 만났다.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에서 개인전(3.7-6.4)을 진행 중이다.

Q. 이번 전시 준비과정은?
A. 지난해 봄 미술관 측에서 내게 회고전 성격의 전시회 개최를 제안했다. 그래서 나의 작품활동을 시기별로 구성해서 시리즈별로 핵심적인 작품들에 비중을 두고 최신작은 20% 정도 발표하는 방식으로 준비하였다. 준비 초기 전시관 모형을 만들어 배치해 보니 생각보다 공간이 크지 않아서 작품 선별에 어려움이 있었다. 결국, 대표작 중심으로 함축된 전시회를 열게 되었다.
특히 1995년 베네치아비엔날레 출품작의 경우 한국관이라는 특정 장소를 염두에 두고 설계된 것이어서 재현했을 때 효과에 대해 숙고하였다. 중앙 계단을 중심으로 2층에 연결되는 당시에 환경과는 달라서 2층에 전시했던 컴퓨터 동영상과 수조 모니터 등은 일부 영상자료로 대치하였으나 국내 최초로 미술관에 작품을 재연할 수 있었다는 것 만으로도 그 의의가 크다고 생각된다.

Q. 그동안 변모되어온 작품세계를 설명하면?
A. 그 내용으로 구분하자면 초기에 ‘나의 조각모색’의 시기로부터 ‘조각 같지 않은 조각’, ‘건축적 조각’에서 다시 ‘조각을 떠난 조각’으로 시리즈별 섹션이 마치 대나무의 마디처럼 이어진다. 결국에는 실체이면서도 실체가 아닌 사유의 세계로 귀결되는 방향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Q. 대표작을 꼽는다면?
A. 1992년에 발표한 <Project-사고의 벽>을 꼽고 싶다. 설치, 조각, 건축의 경계를 허물고 관람객의 참여와 체험 또한 작품의 중요 내용으로 끌어들인 입체적 기획으로, 당시로써는 한국 현대미술계에서 전례가 없는 독자적 형식으로 구현하였다.
 최초의 대형설치 작업이 되었고 1995년 베네치아비엔날레에 참가하여 <Project21-Natural Net>을 발표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고 평가 할 수 있다. 

Q. 작가로서 지난 활동 중 아쉬움과 보람은?
A. 아쉬움이라면 건강의 문제를 꼽지 않을 수 없다. 나의 작가로서의 활동에 많은 제약을 가져왔다. 프랑스 파리에서 귀국 후 2006년부터 이어진 10년 정도 투병에 많은 시간과 마음을 소비하게 되었다. 보람이라면 그래도 조금씩 작가로서의 역할을 이어가며 새로운 작품을 구상할 수 있다는 것 자체에 감사한다. 때로는 주위로부터 “좋은 작품을 더 많이 보여줄 수 있길 바란다”는 말을 들을 때 보람과 책임감을 함께 느낀다.

Q. 우리나라 조각계나 미술계에 하고 싶은 말씀은?
A. 미술가들은 많은데 그들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많지 않아 보인다. 이것은 비단 우리나라에 국한된 일은 아니지만 시장구조에 따라가는 경향이 지나치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 미술이 요구하는 또는 문화가 요구하는 방향으로 사회에 영향을 주고 또 그 사회를 이끌어 갈 수 있는 미술가들의 독립성과 역할이 더 필요한 때인 것 같다.

Q. 앞으로의 계획은?
A. 언제나 하고자 하는 일은 많은데 추진력이 약한 것 같다. 빠른 시간 안에 최신작만 가지고 전시회를 열 계획이고 가칭 『나와 미술』 출간을 준비하고 있다.
그리고 지나온 삶의 시점마다 내 나름 구상했던 계획들이 실현되지 못한 채 내 마음속에서조차 잊혀가고 있는 Project들이 제법 많이 있다. 이것들을 모아서 ‘실현하지 못한 Project’라는 타이틀로 그 설계와 모형들을 준비해 발표할 생각이다. 예를 들어 한강을 주제로 한 모뉴먼트 ‘한강의 기적’과 대지미술로서 ‘아트 브리지’, 임진강에 통일의 염원 ‘건너갈 수 없는 다리’, 세종로에 차도를 완전히 지하화한 ‘세종광장’ 조성 등 80-90년대의 구상들과 ‘내가 제안하는 도시건축’ 등 새로운 구상들이 함께 포함될 것이다.


- 김인겸(1945- ) 홍익대 조소과 및 동 교육대학원 졸업. 가나미술상(1997), 김세중 조각상(2004) 등 수상. 베네치아비엔날레 한국관 대표작가(1995), 프랑스 파리 퐁피두센터미술관 초대작가(1996) 등 국내외 다수의 개인전 및 단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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