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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새로이 K현대미술관을 개관한 김연진 관장

김달진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지하 2층, 지상 6층의 대형전시공간이 2016년 12월 말 문을 열었다. 박생광, 전혁림에서 육근병, 홍경택 등 근현대작가를 아우르며 그 출발을 알린 K현대미술관 김연진 관장을 만났다.


Q. 개관까지의 준비과정과 어려웠던 점? 

A. 경제 중심지이자 상업 중심지인 강남에서 가장 유동 인구수가 많은 번화한 지역에 전시장 면적으로 천 삼백 평 규모의 미술관을 개관하는데 2010년부터 대략 6년의 세월이 걸렸다. 관람객의 유치를 최우선 목표로 부지를 선정하는데 2년 그리고 그 주변 부동산을 매수하기 위해 자금을 마련하는데 3년, 4필지의 부동산을 매입하여 신축하는데 약 1년이 기간이 소요됐다. 매입에서 신축까지 일정을 일 년으로 잡다 보니 설계와 시공을 살인적인 스케줄로 진행해야 했다. 무엇보다 최단기간의 설계와 시공을 진행하다 보니 개관의 날짜를 맞추지 못할 수 있다는 불안감에 시달려야 했으며 그 사이 여러 가지 변수로 인해 개관 날짜를 계속 수정해야 했다. 그에 따라 개관전의 내용 역시 변수에 따라 끊임없이 수정되었다. 한국 현대 미술관의 새로운 장을 여는 개관전으로 여러 가지 미흡한 점을 인지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진행해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미술관 대표로서 또한 전시 기획자로서 가장 감내하기 힘든 어려움이었다. 

 

Q. 이영미술관과의 관계는? 

A. 현재 이영미술관의 설립자인 부친인 김이환과 함께 공동 관장으로 재직 중이다. 이영미술관의 현재까지 운영 방식은 대외적인 부분은 부친인 김이환 관장께서 전담하셨고 본인은 이영미술관의 전시 기획 감독 및 학예실 운영에 집중하였다. 신축 개관한 신사동에 위치한 K 현대 미술관은 미술관 명이 명시하듯이 이영미술관의 서울관이 아닌 별개의 미술관이다. K 현대 미술관의 뿌리가 이영미술관임은 분명하나 완전히 독자적으로 운영된다. 이영미술관의 대표이자 관장인 부친 김이환께 본인이 K 현대 미술관을 신축 계획 중인 것을 알게 된 시점은 사업이 최종 성사되는 마지막 단계였다. K 현대 미술관은 본인이 독자적으로 계획 실행한 것으로 이영미술관과는 별개의 미술관이다. 본인은 실현 가능성이 제로에 가까운 사업을 6년 가까이 진행하며 마침내 성사되는 시점에서야 부친께 알려 드렸다. 처음에는 믿지 않으셨으며 마지막 부지를 매입 종료했을 때도 믿기 어려워하셨다. 부친의 인생 경험과 경륜에 비춰 볼 때 결코 실현될 수 없는 일이라도 여겼기 때문이다. 더구나 4필지를 매입하고 명도 후 신축까지 일 년 안에 진행 한다는 계획에 어처구니없어하셨다. 부친께서는 지금도 여전히 불안해하시며 지켜보고 계신다. 앞으로 본인은 K 현대 미술관의 대표이자 관장으로서 이 미술관을 성공적으로 운영하는 데 집중할 것이다. K 현대미술관과 이영미술관의 관계는 각기 독립적인 기관으로서 상호 긴밀히 조력할 것이나 자매기관이나 분관이 아님을 분명히 한다.


K현대미술관 외관

Q. 미술관 운영에 대한 계획은? 

A. 일 년 단기 계획으로는 신생 미술관으로서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국내뿐 아니라 국제 미술계에 존재를 알리는 것이다. 아쉬움이 많고 부족한 점이 두드러지는 개관전을 봄에 마무리하며 각 층별로 독자적인 전시를 한 달 간격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참여 작가는 국내 작가뿐 아니라 한국 미술계에 꼭 소개되어야 할 해외 작가들의 전시로 예정되어 있다. 조만간 기자간담회를 열어 개관전 이후 전시를 소개 홍보할 예정이다. 소위 “exhibition machine”이라는 기치 아래 다양한 전시를 진행하며 5년 이내에 관람객 수나 전시 수준을 꾸준히 늘려 전 세계 현대미술관 top 10안에 진입을 목표로 한다. Art Forum International에서 주목받는 전시를 한해 최소 2회 이상 기획하며 연간 관람객 수는 200만을 목표로 한다. 10년 장기 계획으로는 다양한 전시와 소장을 통해 국제 미술계의 흐름과 맥락을 같이 하는 견고한 상설 전시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다. 이 상설 전시 프로그램의 핵심은 한국 현대 미술사의 형성에 기초를 확립하는 것이 될 것이다.

 

Q. 주목하고 있는 작가와 그 이유는? 

A. 이영미술관의 대표 소장작가이기도 한 박생광이다. 영문학 석사를 마치고 미국에서 9년간 미술사와 철학을 전공하고 미술계에서 전시 기획자이자 기관의 운영자로 활동하고 대학에서 미학을 강의하는 선생으로서 한국 현대 미술사에서 가장 주목하는 작가는 단연 박생광이다. 20세기 초 현대 미술의 이론가이자 비평가로 주목 받은 클레망 그린버그를 비롯해 현대 미술의 메카로 일컬어지는 뉴욕 현대 미술관은 현대 미술의 조형성에 주목하며, 특히 회화에 있어서는 극단적인 본질주의를 주장하였다. 그러나 본인이 14년 동안 전시를 기획하며 주장한 것은 이들 기관이 주목하는 20세기 대표 미술로 주목 받는 추상 표현주의 작가들이 자신들의 작품에 있어 주제와 내용을 등한시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특히나 바넷 뉴먼의 경우 시각적으로는 극단적인 추상 작품으로 여겨지지만 뉴만 스스로 밝혔듯이 철학적 종교적 더 나아가 역사적 주제를 담고 있다. 박생광을 주목한 이유는 이와 다르지 않다. 많은 평론가가 박생광의 색채의 화려함을 강조하지만, 이 작가의 위대함은 한국 현대 어떤 작가와도 비견될 수 없는 역사의식을 가지고 웅장한 서사를 담은 역사화를 구현했다는 것이다. 역사화의 대표작으로는 명성황후가 있지만 본인은 종교적인 구도(journey)와 서사를 닫은 청담대종사의 열반기와 고행기를 높이 평가한다. 이번 개관전에서 전시 디자인의 핵심은 박생광의 시각의 구현한 작품의 설치이다. 박생광은 수유리의 작은 방바닥에서 작은 몸을 웅크리고 위의 대작을 완성하였다. 그 방에서는 이 대작들을 벽에 세워 작업할 수 없었을 뿐 아니라 작품을 완성한 후에도 벽에 세워 작품을 바라볼 수 없었다. 따라서 이번 전시에서는 위의 세 작품을 모두 바닥에 설치함으로써 관람객이 시간적 공간적 간극을 극복하고 작가와 경험을 공유할 수 있게 기획하였다. 아울러 백남준 이후 한국 미디어 미술을 대표하는 육근병과 이용백의 영상이 박생광의 대표작들과 어울려져 설치되었다. 백남준 미술관 건립 추진팀에서 이영미술관으로 이직 후 2005년 본인이 첫 번째 기획한 전시가 “포스트 박생광”이며 “108번의 삶과 죽음”을 부제로 5명의 미디어 작가들이 자신들의 예술적 언어로 박생광의 작품을 해석한 것이었다. 2008년 이영미술관이 재개관 후 개관전에서 기획한 것 역시 박생광의 작품을 미디어로 해석 108개의 모니터에 담아낸 것이었다. 이번 개관전 역시 이 맥락과 연관되어 발전된 형태를 선보이고자 했다. 이 작업은 이후로도 다양한 형대로 시도되어 전시 기획될 예정이다.


개관전 설치 전경, 전시장 2층, 박생광. 김현철

Q. 김 관장에게 '미술'과 '미술관'이란? 

A. 본인에서 미술관과 분리된 미술은 별 의미가 없다. 앞서 언급했듯이 본인은 실기 미술 전공자가 아니다. 영문학 석사와 미술사 박사과정을 통해 훈련된 문학적 이론을 바탕으로 매우 분석적이고 비판적인 시각으로 미술 작품을 인식한다. 본인에게 미술 작품의 의미는 전시장 특히 미술관 전시에서 존재한다. 미술관이란 제도 기관은 널리 알려졌듯이 1789년 프랑스 혁명의 이념과 이상을 바탕으로 탄생된 것이다. 누구나(물론 여자와 노예를 제외한) 예술을 경험할 수 있다는 이상주의적인 이념에서 출발한 것이다. 미술관이란 제도 기관의 존재 이유는 일반 대중을 위한 행위에 있다. 그 외에 어떤 이익도 목표도 추구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미술관은 작가를 위해서도 작품 연구 보존을 위해서도 아니고 일반 대중의 예술적 경험과 항유를 유일한 목표로 삼는다는 매우 유토피아적인 신념을 기반으로 한다. 따라서 미술관에서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하는 것은 전시 관람객이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미술관의 주요 기능 역시 교육이며 현대 미술관의 사회적 책임 역시 교육에 기반을 두며 그 공공성이 강조된다. K 현대미술관은 그 이념과 신념에 따라 미술관을 운영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미술관 전시에 있어 고등학교 학생 이상이면 누구나 쉽게 관람할 수 있게 구성될 것이며 비엔날레 난립 등으로 현대 미술이 어렵게 느껴지는 기존의 인식을 변화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실험적인 작품이 아닌 관람객이 즐길 수 있는 관람객 친화를 최우선으로 하는 전시를 선보일 것이다. 

 

Q. 2017년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

A. 앞서 단기 일 년 계획안에서 밝혔듯이 신생미술관으로서 그 존재를 알리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고 관람객 최우선의 다양한 전시를 통해 연간 관람객 수 100만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연진(1967-) 이화여대 영어영문과 학사. 동 대학원 영문과 석사, 미국 하버드 미술사 대학원을 거쳐 시카고 대학 미술사 박사 수료. 이영미술관 관장, 서울시 문화예술정책과 미술관 정책 심의위원,  서울시 디자인정책과 미술 작품 선정 심의위원역임. 현 K 현대미술관 대표 및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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