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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현대미술, 비평 그리고 미학

이현경


세미나 현장


지난 6개월 동안 KT&G상상마당에서는 신인 비평가 발굴을 위한 문화예술비평 전문과정(KT&G Sangsangmadang Culture & Art Criticism Academy, SCA)이 진행되었다. 이 과정에서의 목표는 단순히 비평 글을 매끄럽게 쓰는 것을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지금 사회에서 대중이 관심 있고 필요로 하는 주제가 무엇인지를 감지하고, 그것에 대한 평자만의 시각을 갖게 하는 데 있다. 그래서 KT&G상상마당 에서는 이 SCA 수업의 논제를 좀 더 대중에게 오픈하여 공유해보고자 지난 7월 12일(토), ‘현대미술, 비평 그리고 미학’이라는 주제의 세미나를 열었다.


이 세미나는 SCA 강의를 맡은 임성훈(미학 박사) 씨가 주도하여 최근 현대미술을 바라보는 관점에는 무엇이 있고, 현대미술에 어떻게 접근하고 있으며, 현재의 논의들은 어떤 역사적 배경 속에서 어떤 학자들이 주장하여 설득력이 있게 되었는지를 다루었다. 그리고 현대미술에 대해 대중이 갖는 가장 원초적인 질문을 받아서, 이를 지금의 문화예술이론에 빗대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 시간은 질문이 너무나 광범위하거나, 너무 원론적이거나, ‘나는 미술에 문외한이요’라는 것을 너무 드러내어 그동안 대답이 기피되었던 질문들도 진지하게 수용하고, 이에 대한 근본적인 이유도 차근차근 되짚어보는 시간이었다. 이 때문에 학술 세미나가 갖는 딱딱하고 지루한 옷을 벗어 던진 매우 친절하고 신선한 시간이었다.


임성훈 씨에 의하면, 오늘날 현대미술을 보는 관점인 미술사, 미술이론, 미학, 예술철학, 비평의 경계는 매우 모호한데 이것은 어느 한 방법으로만 살피기에는 이 시대의 문화가 매우 다층적이기 때문이다. 오늘날의 미술, 문화는 세부적인 구분보다는 융합과 통섭의 방향을 지향하기에 보다 외연이 넓어졌다. 그러므로 미술을 다루는 논점도 경계를 해체하여 문화학이나 문화연구와 같이 커다란 프레임에서 다뤄질 필요가 있다. 이에 이러한 관점하에 다음과 같은 물음들이 논의되었다.


물음1) 현대미술의 경계는 점점 넓어지고 이에 따라 예술이란 이름으로 다양한 상황이 대두된다. 이에 대해 비평과 미학은 어떻게
대처하고 있나요?

이것은 본질적으로 예술개념을 무엇으로 보는가에 따라 달라진다. 그동안 예술개념에 대한 관점은 크게 세 가지가 있었는데
첫째는 본질주의적 시각(클라이브 벨 Clive Bell)으로, 예술은 예술이라고 말할 수 있는 공통된 속성이 있다는 관점이다. 둘째는 예술 정의 불가론(모리스 바이츠 Morris Weitz)으로, 예술은 예술이라고 말할 수 있는 공통된 속성이 없으므로 정의할 수 없다는 관점이다. 그리고 셋째는 예술은 사회·문화적 맥락에서 정의된다는 조지 딕키(G. Dickie)의 관점이다. 이 세 번째의 시각이 그동안 논의되었던 첫째와 둘째 시각에 대한 최근의 대안이며 예술은 사회, 문화 속에 작동하는 폭넓은 영역이다. 때문에 그러한 예술의 어떤 점을 논해야 하는가는 지금까지 두 가지 관점이 있었다. 하나는 넬슨 굿맨(Nelson Goodman)이 주장한 것으로 무엇이 예술인가(What is Art?)를 물으면 답은 나올 수 없고, 언제의 예술인가(When is Art?)를 물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때의 언제는 시간과 장소를 말하는 것으로 예술 작품의 징후를 보여주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아서 단토(A. Danto)의 주장으로 예술 작품은 무엇(What)을 말하되, 관계성(Aboutness)을 말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앤디 워홀의 <브릴로 상자>는 미술관에 있을때 우리 사회에 대한 관계성을 언급하게 되지, 슈퍼마켓에 있으면 어떤 관계함이나 해석, 이론이 발생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단토에게 예술 작품의 가능 조건은 관계성이 되는 것이다.


물음2) 현대 예술은 난해한데 어떻게 이해할 수 있나요?

예술은 늘 처음에 나올 때는 난해했다. 미술사를 통해 보면 새로운 예술은 그 시대의 규범을 따르지 않기 때문에 그 시대에는 이해하지 못했다. 미술에서 소통이 매우 중시되어야 하지만 결국 눈높이 미술이라고 하면 이것이 바로 엘리트주의적인 발상이 될 수 있다. 오히려 우리에게 친숙하지 않을 때 소통과 논의가 일어 날 수 있다. 만약 난해하고, 인상을 찌푸리고, 불편한 것을 제외한 것이 예술이라고 하면 디자인만이 예술이 될 것이다.


물음3) 작가는 미학과 같은 이론적 기반을 공부해야 하나요?

결론적으로 말하면 당신이 뒤샹과 같은 대가라서 오히려 사람들이 당신의 생각을 공부해야 한다면 안 해도 되고, 그렇지 않다면 해야 한다. 그리고 이 외에도 현대 미술을 보면서 한 번쯤 생각했던 질문들이 있었다. ‘예술이 대중에게 친근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요?’, ‘미술비평은 작품을 분석하고 해석해서 옳고 그름을 나누는 것인가요? 혹은 앞으로의 흐름을 제시하는 것 인가요?’, ‘예술이 사회 문제를 적극적으로 다뤄서 사회 비판을 하는 것은 예술의 순수성이 파괴되는 것 아닌가요?’, ‘표절은 어디까지 용납할 수 있나요?’, ’최근 우리나라 작가들의 주요 성향은 무엇인가요?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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