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런던 화이트채플갤러리에서 영화이론가 로라 멀비와 피터 울른이 공동작업한 아방가르드 영화를 상영하는 기획으로 독립큐레이터로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기획의 의도를 설명한다면?
A. 로라 멀비(Laura MULVEY, 1941- )와 피터 울른(Peter WOLLEN, 1938- )은 영화, 미술사에 큰 획을 그은 각각의 저서 『시각적 쾌락과 내러티브 영화(Visual Pleasure and Narrative Cinema)』와 『영화 속 사인과 의미(Signs and Meaning in the Cinema)』를 집필한 후 1974-83년까지 6편의 영화를 만들었다. 화이트채플갤러리에서 프리다 칼로(Frida KAHLO, 1907-1954)와 티나 모도티(Tina MODOTTI, 1896-1942)의 전시를 기획한 두 사람이 34년 만에 같은 장소에서 예술가로서 조명되었다는 점이 유의미하다고 생각했다. 이 전시를 통해 영화이론가와 감독, 개인 혹은 협력자로서 영화를 마주한 두 사람의 여정을 비추고 싶었다.
Q. 2018년 시오반 데이비스 댄스컴퍼니에서 기획한 포스트모던 무용가 이본 라이너의 영화를 조명한 바 있다. 전시 내용에 관해 설명해달라.
A. 1962년 저드슨 댄스 시어터를 창립한 포스트모던 무용의 거장 이본 라이너(Yvonne RAINER, 1934- )의 1972-96년까지의 장편 영화 7편을 모두 전시했다. 예술가의 정치적 역할에 큰 관심을 두고 유머와 이야기 전개가 돋보이는 독자적인 영화언어를 구축한 그녀의 작품세계를 구체적으로 드러내고 싶었기 때문이다. 라이너의 영화 소재는 감정, 성적 관념, 권위의식, 성 불평등, 노화 등 다양하지만 모든 작품이 공통적으로 분명하고 일차원적 이야기 전개 방식을 지양한다. 다양한 관점이 여러 갈래로 횡단하고, 극 중 인물들은 층위가 복잡한 대화를 나누며 자신의 모순을 드러낸다. 7편의 영화 모두 특별히 초대된 발제자에 의해 소개되었고, 이 과정을 통해 전시를 담화의 장소로 끌어내고 싶었다.
Q. 앞으로의 계획은?
A. 올해 4월 런던 버벡대학교 펠츠갤러리에서 로라 멀비와 피터 울른의 이론과 작품을 동시에 주목하는 전시를 기획하고 있다. 또, 두 사람의 영화 제작 과정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스크립트를 묶은 책이 런던 골드스미스 대학에서 출판될 예정이다.
올리버 퓨크(Oliver FUKE, 1987- )
독립큐레이터, 개인 연구자 공동체 ‘Again’ 공동운영자, 런던 화이트채플갤러리 ‘Laura Mulvey and Peter Wollen: Beyond The Scorched Earth of Counter-Cinema’(2016), 런던 시오반 데이비스 댄스컴퍼니 ‘Yvonne Rainer: The Choreography of Film’(2018)을 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