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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김상돈, “표현할 말이 없네!”

김이숙

언제부터인지 기억이 안 난다. 그런데 하여간 나는 김상돈 작가를 무척 좋아한다. 뭐가 좋은가 하면 글쎄.. 무언가 다르다. 그 무언가 다른 것이 정말 좋은데, 그야말로 표현할 말이 없네! 그런데 작품을 구입하려고 하면 딱히 살 수 있는 작품이 없다. 설치작업은 거대하고 동영상은 어쩌란 말이냐? 그렇다고 사진은, 사진도 우리 집에 걸기에는 영혼적이랄까, 한마디로 수준이 높다. 아이참, 어떡하지? 도대체 무슨 방법이 없을까? 그 때 김상돈 작가가 잠실운동장에 어린이 놀이터 컨셉을 만들었었다는 얘기를 했다. 볼 수는 없었지만 나는 충분히 상상할 수 있었다. 얼마나 잘 만들었을까? 맞아, 맞아, 놀이터란 본시 그렇게 만들어야지. 지금 놀이터들은 너무나 촌스러워. 전혀 창의적이지 않아. 김상돈 작가가 놀이터를 만든다면 진짜 잘 만들 거야. 맞아, 맞아, 상상의 놀이터!


그러던 차에 회사에서 회의실을 하나 깨끗이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상당히 지저분한 상태여서 도배와 바닥을 모두 다시 해야 했는데, 나는 이 때 바로 김상돈 작가가 생각났다. 맞아! 김상돈 작가라면 필히 최고의 작품을 만들어 낼 거야! 그래서 연락을 드렸다. 상황을 설명드리고, 창업 CEO들이 서로 간에 비즈니스 협업을 위하여 미팅을 자주 하는 장소 라는 회의실 사용 목적을 말씀드렸다. 그리고 그 외에는 모든 것을 알아서 마음대로, 마음대로, 마음대로 하시라고 했다.  뚝딱뚝딱 먼지가 많이 났고, 나도 몹시 바쁘고 하여 거의 과정은 몰랐고, 심지어 마지막 완성 단계에는 출장으로 볼 수도 없었다. 그리고 출장에서 돌아와서야 완성된 회의실을 보았다!


회의실 전경


김상돈, <잔치>.


이렇게 아름다울 수가!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보니 더욱 아름다웠다. 회의실 책상 위 천장에 샹들리에 작품은 제목이 <잔치>란다. 사장님들께서 회의하시는 것은 결국 잘 먹고 잘 산다는 것인데 회의가 늘 잔치가 되어 아주 대성공하시라고! 그래서 재료도 숟가락, 국자, 뒤집게… 세상에 이럴 수가! 완전 감동이었다. 사무실 한 편에 조형 작품은 제목이 <Step by Step>.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 차곡차곡, 사업도 한 걸음부터 차근차근 성실하게 하시라고. 재료도 구두 깔창이다. 창가의 스탠드는 제목이 <부엉이>였다. 사장들은 24시간 밤에도 불을 밝히고 일을 하게 될 터이니 제목이 <부엉이>, 재료는 목욕탕 슬리퍼를 사용했다. 


김상돈, <Step by Step>.


김상돈, <부엉이>.


나는 내 예감이 맞은 것이 너무나 신났고 뛸 듯이 기쁘고 마음 같아서는 김상돈 작가를 업고 달리고 싶었다. 아니 김상돈 작가를 높이높이 날리고 싶었다! 맞아, 맞아, 바로 이거야! 김상돈 작가는 무엇이든 할 수 있어! 최고야! 연이어 연말에는 국립현대무용단에서 모든 무용수들을 위한 송년파티가 있었는데, 그 장소의 연출도 김상돈 작가께 부탁드렸다. 아마 참석했던 모든 무용수와 안무가들이 그때의 감동을 아주 오랫동안 추억으로 간직할 것이다. 


나는 불굴의 의지로 또 다른 꿈을 지금 만들고 있다. 이번에는 집이다! 이름도 만들어 놓았다. ‘KIM SANG DON HAUS’ 집 한 채를 오롯이 김상돈 작가에게 알아서 모두 꾸미라고 부탁드릴 수 있는 꿈이다. 나는 아무 걱정할 필요가 없다. 김상돈 작가가 다 알아서 너무나 멋지게 만들어놓을 터이니. 세상에 이렇게 멋진 일이! 김상돈 작가는 내게 마법같이 기분 좋은, 영원한 미술이다.



김이숙(1960- ) 이화여대 영어영문학과 학사, 밴더빌트대 컴퓨터공학 석사. 한국IBM 등 글로벌 IT 회사에서 근무, 1999년 이코퍼레이션(주)를 창업, 벤처투자 인큐베이팅 및 사업개발 PM 분야에 일하고 있다. 문화예술을 산업 분야에 접목하는데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CEO코치의 비밀』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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