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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콘텐츠에서 애티튜드로 확장하는, 현대미술의 해부학자 오자키 테츠야

강철

현대미술(Contemporary Art) 이론 책들이 좀처럼 읽히지 않고 베스트셀러가 되지 못하는 이유는, 현대미술은 작품내재의 미학보다 복잡한 유통 구조에서 발생하는 다른 가치들이 우선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현대미술 스토리는 학자의 주장보다 현장에서 발생하는 가치를 직접 목격하는 저널리스트를 통하는 것이 더욱 정확하다. 단, A급 정보를 알 수 있는 최고의 접근성, 객관적 시각, 날카로운 통찰력도 겸비해야 한다. 탐사보도와 잠입취재에 준하는 이런 책들은 간접체험이 단순 나열된 책들에 비해 희귀해서 본국에서 바로 베스트셀러로 정점을 찍고 한국으로 들어온다. 국내 번역서로는 『은밀한 갤러리/The $12 Million Stuffed Shark』이후 가히 두 번째 역작이라 할 수 있다. 미술 감상과 소비의 패러다임이 격변하는 현대미술의 길목에서 기록한 적나라한 보고서 『현대미술이란 무엇인가/現代アートとは何か』의 저자 오자키 테츠야를 만나보자.



오자키 테츠야(小崎哲哉)


Q. 일본에서 10쇄, 한국에서 몇달 만에 3쇄, 대만 출판 등 반응이 대단하다. 인기의 이유와 저술의 이유가 궁금하다.
A. ‘크레이지’한 아트 마켓에 관심이 높아졌는데, 이런 종류의 책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현대미술이 무엇인가’라는 단순하고 근원적인 물음에 아무도 답하지 않아서 직접 쓰게 되었다. 오랜 기간 현대미술의 폐쇄성과 엘리트주의가 작동하는 권력성을 직접 보고 설명했다. ‘자칭’ 전문가라는 사람들조차도 뒤샹의 의의에 대해 잘 모르는 것 같았다. 글로벌 자본주의 축소판인 현대미술의 작동 원리에 대해 알아야 생산자도 소비자도 대처할 수 있다.

Q. ‘소위’ 뒤샹(Marcel Duchamp)-워홀(Andy Warhol)-쿤스(Jeff Koons)로 이어지는 현대미술사 맥락에 개인적으로 동의하는가?
A. 뒤샹은 출발점이며 기본 중의 기본이다. 워홀은 뒤샹을 동경했으나 뒤샹을 넘어설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독자적인 길을 걸었던 또 다른 천재이다. 이 두 사람과 관련된 작가로 쿤스의 이름을 거론하는 것은 망설여진다. 오히려 카텔란(Maurizio Cattelan)의 이름이 떠오르지만 아직 확신은 없다.

Q. 『ARTiT』, 『Realtokyo』, 『Realkyoko Forum』을 창간했는데, 『미술수첩』과 어떻게 다른가? 직접 창간한 잡지의 의의와 역할이 궁금하다.
A. 『ARTiT』 창간 당시 『미술수첩』은 현대미술에 대한 기사가 적었다. 지금은 더 적어졌다. 『ARTiT』은 주로 아시아·태평양 현대미술 정보를 소개한다. 『Realkyoto Forum』은 현대미술을 중심으로 문화 전반의 비평·리뷰를 다룬다. 다른 매체처럼 포퓰리즘에 빠지지 않도록 노력한다. 『Realtokyo』는 문화정보 전반에 관한 것이다. 모두 일영 이중언어로 국내외 공유된다.

Q. 일본은 고미술 시장이 크고, 망가·애니메이션 종주국이기도 해서 현대미술의 위상이 상대적인 상황에 놓인다. 일본 현대미술의 한계와 대안은 무엇인가?
A. 시대에 뒤떨어진 그림을 계속 쫓는 아티스트, 감상자, 교사, 학생이 아직도 존재한다. 이 순환 구조가 반복된다. ‘뒤샹’에서 시작된 현대 미술사를 제대로 배워 세계적 흐름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하찮은 교사나 큐레이터, ‘자칭’ 비평가의 말을 믿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지루한 가르침이 반복되어 소통이 되지 않는 이유는 현장의 실상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Q. 정치적 정확성(Political Correctness)을 추구하는 예술에 대한 개인적 견해는 무엇인가?
A. 예를 들어 조사기반예술(Research-based art), 사회참여예술(Socially-engaged art)은 그 자체로 상당한 일이만, 현대예술의 본래 역할은 거기에 없다고 생각한다. ‘공부를 좋아하는 우등생의 사회과학 리포트’와 같은 인상을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예를 들면 펑크 음악을 들었을 때의 직관적인 충격과 쾌감이 없다.

Q. 현대미술의 3요소 임팩트, 콘셉트, 레이어 외 또 무엇이 중요한가?
A. 뒤샹이 했던 것과 같은 ‘예술은 무엇인가’에 대한 진지한 고찰이다. 예술과 비예술의 경계에 대해 근본적으로 고민한 적이 없는 아티스트는 기본적으로 신뢰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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