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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미국 내 한국 미술 자료의 소장 현황

현수정

 

좌) 스미소니언미국미술관·내셔널초상화갤러리 도서관

우) 코리안아트소사이어티도서관



국내 미술계의 성장과 함께 2010년 이후 베니스, 런던, 파리, 뉴욕 같은 세계 미술의 중심지에서 한국 작가 전시가 활발히 진행되고 이에 대한 인지도도 확연히 높아지고 있다. 현지 신문이나 잡지에 리뷰가 나오고 미술 관계자들이 자연스럽게 한국 작가 이름을 거명하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최고의 작가라고 칭찬하는 것을 보면 한국 미술계에 대한 대외적 성장을 현실적으로 체감하게 된다. 중국, 일본 작가와 다른 파장으로 이어지고 있는 한국 미술계의 해외에서 성장을 보면서 미술사를 전공한 사람으로 눈에 보이는 가시적인 성과만 아니라 이론적으로 정리되고 의미화되는 학문적인 축적은 어떠한가에 대해 자문하게 된다.

미국의 많은 대학에서 아시아 미술에 대한 관심과 더불어 한국미술을 가르치는 과목이 생겨나고 연구 논문들도 나오고 있다. 이러한 연구나 학습을 위해서는 학문적 연구의 기초 자료가 되는 이론 서적, 작가의 전시 카탈로그, 아카이브 관련 자료들이 있어야 한다. 본 글은 뉴욕을 중심으로 미 동부 지역의 “스미스소니언 박물관 산하 도서관”, “컬럼비아대학 동아시아 도서관”, “시각 미술 도서관”, 그리고 “코리안 아트 소사이어티 도서관”을 둘러보고 한국 현대미술 자료 소장 현황을 조사한 것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스미스소니언 박물관 산하 도서관

워싱턴 디시에 있는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은 미국의 자존심을 내세우는 국립 박물관으로 그 자료의 방대함은 가히 상상을 초월한다. 김환기에 대한 자료 조사를 하면서 산하 도서관들이 소장한 한국 작가 자료에 대한 관리 체계에 대해 이해할 수 있었다. 김환기는 1963년 미국에 와서 1974년 영면하기 전까지 10년 넘게 작가로 활동하면서 폰덱스 갤러리 같은 미국계 갤러리들에서 수차례 개인전을 가졌다. 이에 대한 자료는 국내보다 미국 현지에서 찾아야 상세한 것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스미스소니언 도서관 인터넷 사이트에 “Kim Whanki”를 검색하면 세 곳의 도서관에 자료가 나누어져 보관되어 있고 더 자세한 관련 자료를 얻기 위해서는 아메이칸 아트 아카이브에서 찾을 수 있다. 허쉬혼뮤지엄·조각공원 도서관은 주로 현대미술 관련 자료가 소장된 곳인데 김환기 사후 처음 있었던 폰덱스 갤러리 회고전인 ‘김환기 회화 1913-1974) 전시 도록이(1975, 1978) 두 권 있고, 동양 미술 전문 기관인 프리어 새클러 갤러리 도서관에는 환기미술관에서 발행한 사후 회고전 도록이 세 권 있다. 스미스소니언미국미술관·내셔널초상화갤러리 도서관에는 김환기의 생전에 미술 갤러리에서 전시한 자료가 되는 타스카 갤러리 전시 브로셔(1966), 고담북 마트 갤러리 전시 자료(1968), 폰덱스 갤러리의 전시 포스터 (1973), 브로셔 등 가장 많은 자료가 잘 보관되어 있다. 그런데 이 자료에 대해 도서관 측에서 미분류 자료로 보관하고 있었다. 이것은 어떤 경로로 자료가 들어오고 분류가 애매한 경우 미분류 상태로 보관된 예가 된다. 


그들 자료와 보관 장소의 특성을 생각하면 어떤 분류의 기준이 있는 것이 마땅하나 미국의 도서관에 한국 관련 전문가가 없어서인지 선별에 대한 구분 규정이 불분명했다. 이와 비교하기 위해 최근 국내외적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는 김수자의 자료를 요청해 보았다. 김수자는 1989년 PS1으로 미국에 와서 그 후 국내와 해외의 경계 없이 활동한 작가로 김수자에 대한 거의 모든 카탈로그가 현대미술 자료 도서관인 허쉬혼뮤지엄/ 조각공원 도서관에 집중되어 있었다. 스미스소니언 여러 도서관의 자료는 인터넷상 연결되어있어 library.si.edu로 들어가면 자료 검색이 가능하다. 그리고 필요한 자료를 요청하면 PDF 파일을 만들어서 보내준다. 이들 도서관에서 한국 미술 관련 자료를 소장하게 된 경로를 보면 미국 아카이브 연구 사업으로 수집된 자료, 개인 기증자의 자료, 한국 국제 교류재단 지원 등을 통해 수집된다고 한다. 


컬럼비아대학의 동아시아 도서관

1962년부터 한국학 프로그램이 시작된 컬럼비아대학교의 한국 미술 자료는 고미술, 불교, 도자기 같은 근대 이전 미술, 근대미술, 그리고 최근의 한국에서 발행된 도서까지 방대하다. 한국 도서 담당 사서인 신희숙 씨에 의하면 도서 중 상당 부분은 현재 뉴저지에 있는 별도의 서고에 옮겨져 있고 일부만 대학 내 켄트 홀(Kent Hall)에 있는 동아시아 도서관에 보관되어 있다고 한다. 이들 자료에 대해서는 인터넷으로 검색할 수 있다. 대학 도서관 검색 사이트(library.columbia.edu/about/facts.html)로들어가서 검색어를 “Korean Art”라고 치면 카탈로그만 해서 2,633점이 나온다. 이것은 단행본을 의미하는 것으로 다른 책에 수록된 아티클을 찾는다면 그 양은 25,000여 점이 된다. 이 도서들은 한국학 연구소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서 주로 국내에서 발행되는 한국어 서적이다. 개인 작가 도록보다는 미술 일반 도서가 중심이 되어 있다. 이 도서들은 한국어가 유창하지 않으면 읽을 수 없는 자료로 미국의 일반 연구자들에게는 한계가 있어 보였다. 동아시아 도서관에서 한국 미술 관련 자료로 최근 의미가 된 사업의 하나를 소개하자면 한국 최초의 동경미술대학 유학생인 고희동이 그린 금강산 <진주담도 (1934)>가 복원되어 학계에 주목을 받기도 했다. 

시각 미술 도서관

최근 국내에서도 미술 전문 도서관이 문을 열어서 화제가 된 것을 보았는데 미국에도 미술 관련 자료를 모아 만든 시각 미술 도서관 (The Visual Art Library, www.visualartlibrary.org)이 있다. 전 세계 작가의 카탈로그를 소장한 이 도서관은 개인이 세운 비영리 기관으로 설립자는 하버드대학을 나온 사업가 출신인 조지 워터맨(George H. WATERMAN)이다. 2000년 초반까지 이 도서관은 뉴욕 소호에 있었는데 점차 소장 수량이 많아지자 현재는 커넷티컷주의 뉴런던으로 옮겨와 소장 도서를 재정리하고 있다. 이 기관은 도서관만이 아니라 세미나실, 두 곳의 갤러리를 같이 운영하면서 작가의 작품활동도 지원한다. 그가 한국 미술에 관심을 가진 것은 우연한 기회에 박서보 선생님을 만난 것이 인연이 되었다고 한다. 소장 목록에는 휘트니 비엔날레, 페기 구겐하임이 세운 “금세기 미술관” 최초의 도록 같은 귀한 아카이브 자료가 있고 국내 작가로는 1965년 김병기 선생님의  상파울로 비엔날레 도록, 1984년 백남준과 이우환이 함께 초대된 동경미술관 도록같이 국내에 흔하지 않은 자료도 있다. 도서 도록을 보면 한국미술계의 이일, 임영방, 오광주, 윤진섭, 주요 미술 비평가의 이름이 카탈로그 저자로 보이고 1970년부터 2000년 초반까지 전시 도록들이 있다. 사립 도서관이지만 예일과 하버드 대학을 연결하는 중심점에 있는 도서관으로 더욱 발전 가능성이 있다고 설립자 조지 워터맨은 한국 기관이나 개인 도서 소장가의 관심을 부탁한다. 


코리안 아트 소사이어티 도서관

뉴욕에 있는 코리안 아트 소사이어티(www.koreanartsociety.org)는 한국 미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으로 4,000여 명의 회원을 가진 비영리 단체이다. 2015년 KBS TV가 기획한 <광복 70주년 위대한 유산을 찾아서>에서 뉴욕의 공공 도서관에 있는 평양 고지도 촬영에 함께 했듯이 회원들은 정기적으로 미국 전역의 미술관에 소장된 한국 미술품을 관람하는 기회를 통해 자연스럽게 한국 미술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있다. 디렉터인 로버트 털리 역시 한국 미술을 알기 위해서 공부를 해야겠다고 한국 도서를 직접 구입하거나 기증받아서 도서관을 만들었는데 현재 한국어, 영문으로 된 2,000여권의 도록과 일반도서가 있다. 20년 넘게 모은 서가에는 1953년 최초의 미국 내 한인 전시 도록부터 최근 <코리안 아이> 같은 현대 미술 자료까지 갖추고 있다. 그리고 이 도서들을 회원들에게 오픈하고 있다. 


해외에 있는 한국 미술 도서관의 자료들을 보면서 느낀 점은 경우에 따라 국내에서 빠진 것이 국외 자료에서 찾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하여 한국을 다녀간 미국 문화원, 한국 관련 사업가, 평화봉사단으로 왔던 사람들이 가져간 자료들에 관심을 가지게 진다. 이제 그분들이 나이가 들면서 공적 기관에 기증하지 않으면 사장될 것을 생각하니 자료에 대한 수집이 더욱 절실히 요구된다.



- 현수정(1960- ) 조선대 대학원 박사. 전 미주 한인 작가 아카이브 프로젝트 책임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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