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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에미리트의 타마우즈(Tamawuj)

구정원

Fehras Publishing Practices, Soapy postmodern Bathwater 2017 ,ةيثادح دعبام ةينوباص ءام ,
From the series ‘Institutional Terms’ (2015-16). Video, 24 minutes. Commissioned by
Sharjah Art Foundation. Courtesy of the artists. Image courtesy of Sharjah Art Foundation.


올 3월도 아랍에미리트의 3대 문화도시 샤르자, 두바이, 아부다비에서 그 여느 때 보다 영글어진 아트위크가 개최되었다. 전 『캔버스』 미술지의 편집장인 미르나 아야드(Myrna AYAD)는 아트 두바이의 새로운 디렉터로 아트페어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였고, 전 디렉터였던 안토니아 카버(Antonia CARVER)는 아랍 현대미술 컬렉션인 아트자밀의 수장으로 자리를 옮겨 두바이 최초의 현대미술관이 될 자밀현대미술관의 개관에 대해 공식 발표하였다. 두바이 현대미술의 핵이라고 할 수 있는 알세르칼에비뉴는 아티스트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신설해 작가 맞이 준비에 한창이며,올 베네치아비엔날레의 아랍에미리트 국가관의 기획을 맡은 전 ‘아시아아트아카이브’의 리서치디렉터 함마드 나사르(Hammad NASSAR)는 ‘가위, 바위, 보’라는 전시를 통해 ‘놀이(Play)’라는 행위 안에서 형성되는 관계 맺음에 대한 내러티브를 소개하였다.

또한, 지난해에 타계한 에미라티 현대미술의 선구자인 하산 샤리프(Hassan SHARIF)를 기리는 다양한 전시들이 아트두바이, 구겐하임아부다비, 그리고 NYU구겐하임갤러리에서 개최되고 있다. 그중 NYU갤러리에서 기획한 ‘But We Cannot See Them:Tracing a UAE Art Community(1988-2008)’전은 하산 샤리프와 그의 팔로워들로 구성된 플라잉하우스(The Flying House) 스튜디오 학파 작가들의 계보와 활동을 잘 정리해 보여주고 있다.

이 중에서도 가장 확연히 두드러지는 것은 아랍 현대미술의 대모인 크리스틴 토메(Christine TOHME)가 기획한 샤르자비엔날레 ‘타마우즈(Tamawuj)’를 들 수 있겠다. 아랍어로 ‘굽이치는 파도(웨이브)’라는 의미를 지니는 타이틀 안에서 토메는 아랍현대미술의 진솔하고 진중한 내러티브를 동시대 인류학적 키워드 안에서 풀어내고 있다. 비엔날레 오프닝 기간에 개최된 마치 미팅(March Meeting)을 통해 보여준 토크와 강의 퍼포먼스들을 통해 현대미술의 생태계에 있는 창작자, 기획자, 사상가들로 구성된 24인의 인터로커들과 70여 명의 아티스트들이 생각을 함께 공유하고 질문하는 것을 반복하는 현재 진행형의 공간에서 매 순간 변화하는 하나의 거대한 퍼포먼스를 보여주었다.

또한, 샤르자를 중심으로 하여 베이루트(음식), 다카(물), 이스탄불(농작물), 라말라(농작물)로 확장해서 진행되는 본 비엔날레에서 토메는 ‘문화적 노동’과 그것들로 집약된 현대미술의 생태계에서 필요 불가결하게 작용하는 ‘지식을 통한 여정(Intellectual travel)’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여정을 통해 생성되고 소멸됨의 반복을 통해 비단 아랍이라는 집단적 정체성의 모순뿐만이 아니라 더 나아가 점점 더 인색해 지고 있는 ‘타자(Otherness)’에 대한 객관적인 이해가 비로소 가능해 질 수 있음을 제시한다. 또한 본전시는 토메가 지난 20년간 지속적으로 행해온 현대미술의 미션이 그대로 드러난다. 2013년 샤르자비엔날레에서 유코 하세가와가 아랍 현대미술의 지형도 그리기를 통해 아랍 현대미술의 지형도를 파악하려는 시도를 했다면 크리스틴 토메는 이번 버전을 통해 그 지형도가 가지는 국경과 국경을 지적인 내러티브를 통해 관통하고 중첩하며 동시대 아랍 현대미술의 미세한 부분 하나하나를 안정된 호흡으로 포착해 내고 있다. 또한, 토메는 이러한 거대 생태계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독립 미술기관과 독립 기획자들의 중요성을 비록 미물이나 토양을 비옥하게 해 주고 부재하면 포식자들이 무너질 수 있는 개미에 비유했다. 이러한 내러티브는 멸종위기에 있는 앵무새의 이야기를 다룬 ‘Allora & Calzadilla’영상작업에서도 해학적으로 그려진다.

올해의 비엔날레 상은 디네오 세스히 보파페(Dineo Seshee BOPAPE),인지 에비네르(İnci EVINER), 왈리드 시티(Walid SITI) 유리엘 올로우(Uriel ORLOW) 등 네 명의 작가에게 수여되었다. 특별상으로는 아랍의 주요한 근대미술 작가인 알리 자브리(AliJABRI)에게 돌아갔다.


- 구정원(1975- ) 중국 상하이 두어룬시립미술관 국제협력 큐레이터, UAE마라야아트센터 객원큐레이터, 영국 국제큐레이터포럼 아시아 디렉터. ‘Curating The International Diaspora(2016, 런던, 광주, 바베도스, 마티니크, 샤르자)’, ‘ انأ [ana] please keep your eyes closed for a moment (2015-16, 샤르자)’, ‘Allegories of Shanghai(2015, 상하이)’, ‘WOO:RI (2012-13, 프라하)’ 외 기획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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