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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미술시장 101, 미디어 아트 시장

서진수

 신선하고 놀라웠다! 미술관이나 기업이 아닌 개인 컬렉터가 지인을 초청하여 최근에 구입한 비디오 작품이라며 한복을 입은 여인이 부채를 들고 누워있는 방안 가득 꽃잎이 쌓이는 이상현의 <낙화의 눈물>을 틀어주었다. 2,000만 원에 구입하였는데 좋다며 자랑하는 강도가 이미 여러 팀을 초청한 듯 보였다. 고종 황제의 궁녀가 고종이 거주하던 강령전에서 이난영의 <낙화의 눈물>을 들으며 옛날을 회상하는 내용으로, 패션 회사 발렌티노도 구매했던 작품이다. 이우환의 작품을 시리즈별로 소장한 컬렉터의 집도 가보고, 해외 작가 작품이 넘쳐나는 펜트하우스도 가보고, 고미술이 그득한 집도 가보았지만 한 컬렉터의 집에서 미디어 아트를 볼 줄은 예상하지 못 했기에 더욱 놀라웠다.



상) 이상현, 낙화의 눈물
하) 이이남, 김홍도 묵죽도-2013 LED TV×1, 6min 9sec, 이이남스튜디오 제공

 2016년 국내 경매시장의 100대 작가 리스트에서는 TV 모니터, DVD 플레이어, 오디오 발전기 등으로 미디어 아트의 장을 연 백남준만 15위에 올라있지만 우리는 미술관, 대안공간, 빌딩 외벽 등에서 실현되는 미디어 작품을 적잖게 접한다. 사실 회화 작가도 미디어 작가도 미술시장에서는 모든 작가가 100대 작가 또는 가능성이 있는 101번째 작가들이다. 투자의 시대가 되면서 유명한 작가 위주로 시장 정보가 발표되고 있지만, 소비의 시대가 되어 미술품의 소비가 보다 다양해지고 미디어 작품 가격이 많이 알려져 미디어 작품의 거래가 더 많아져야 한다.

 여름 휴가철에 서해안 일주를 하다가 전남 담양의 죽녹원에 들렸다. 죽녹원 안에 이이남아트센터가 있었다. 김홍도의 묵죽도와 조익의 청죽도에 살랑이는 바람결을 더하고, 계절을 바꿔가며 영상으로 변환시켜 놓은 작업이 또 다른 묘미를 느끼게 했다. 자연과 예술의 만남, 대나무와 대나무 영상 작업의 조화에 끌려 곧바로 작가에게 전화를 걸고 광주로 달려갔다. 차를 마시며 작품 판매방식과 가격을 물었다. 설치의 편리성을 감안하여 모니터 크기를 55인치, 65인치, 75인치로 제작하며, 55인치 모니터 하나짜리 싱글 채널이 4,200만 원, 두 개짜리 투 채널이 6,500만 원이라고 한다. 모니터 개수에 따라 작품의 구상과 구성이 달라진다. 작품인 데이터와 작품을 구동시키는 기계인 메커니즘이 작가마다 차이를 보인다. 김기라의 카메라를 끌고 가며 촬영한 작품은 싱글 채널이 1,700만-1,900만 원이고, 화면이 둘인 투 채널이 3,000만 원이다. 작가의 말대로 앉아 있거나 서 있는 사람의 눈높이가 아닌 길바닥 높이에서 세상을 색다르게 바라보는 재미와 끌려가며 신체적으로 느끼는 감각적인 맛도 그의 작품이 주는 별미이다.

 대구미술관 큰 벽에서 넘실거리고 KIAF아트서울에서도 선보인 제니퍼 스타인캠프의 나무 작품도 6만 5,000-8만 5,000달러짜리지만 언젠가 일반 컬렉터의 적절한 공간에서 만날 듯하다. 억대의 작품이 많은 빌 비올라와 줄리안 오피도 자주 접하고 많은 사람이 좋아하는 작가들이다. 구매와 관련하여 보존, 복원, 설치 등 미디어 작업의 제약조건들을 말하지만, 영상작업이 주는 맛은 현대인에게는 이미 익숙한 감각이고 시장도 확대될 것이다. 김수자, 이용백, 정연두, 문경원-전준호 등의 작품도 머릿속에 선한 게 많은데 시장 정보를 많이 제공하지 못해 아쉽다. 아파트 쌓는 박준범, 힐링 코드 유비호, 남북한 통일 이후의 세상을 묻고 싶은 양아치의 작품도 미술시장에서 많이 볼 수 있었으면 한다. 자본은 작가의 새로운 실험을 촉진시킨다. 미술시장이 미디어 아티스트에게도 많은 실험을 허(許)하여 미술품의 소비가 다양해지고, 미디어 아트도 감상의 시대를 넘어 구매의 시대로의 이행이 빨라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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