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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2016년 봄 화랑가와 경매시장의 변화

서진수

갤러리현대 ‘백남준, 서울에서’ 김창열 퍼포먼스


한 해 미술시장의 시작을 알리는 1/4분기의 출발이 화랑 전시, 아트페어, 경매 등으로 분주하게 돌아가고 있다. 미술시장의 기본이자 1차 시장의 중심인 화랑들이 우선 다양하게 변화하고 있다. 갤러리현대가 백남준 타계 10주기를 맞아 개최한 ‘백남준, 서울에서’의 개막식 날, 물방울 작가 김창열이 끈에 매단 바이올린을 끌고 갤러리 밖을 걷다가 안으로 들어서며 내리쳐 부수는 백남준의 1960년대 초 서양예술에 대한 비판적 행위예술을 재현하였다. 그리고 그 부서진 바이올린을 입구에 전시하였다. 한국 현대미술사에 나타난 그룹 작가에 대한 조망으로 가나인사아트센터에서 열린 ‘한국 현대미술의 눈과 정신 II-리얼리즘의 복권’은 미술의 시대정신과 고뇌의 시대를 화폭에 담았던 작가와 또 다른 리얼리즘 작가의 작품들이 넥스트 단색화로 시장의 평가를 기다리며 제2의 도전을 하였다. 젊은 작가들의 전시도 돋보였는데, 종교를 다양하고 경쾌하게 보여준 진기종, 현미경 속 세상 신작으로 변혁을 꾀한 이강욱, 그리고 양(量)과 다양성으로 갤러리 이미지까지 바꾼 마리킴의 패기가 화랑가에 선보였다.


단색화의 질주는 해외에서 더 활발했다. 국내에서는 정창섭의 전시가 2월에 국제갤러리에서 열렸으며, 해외에서는 영국, 벨기에, 미국, 홍콩 등에서 계속 이어졌다. 박서보는 1월의 런던화이트큐브, 3월의 홍콩 페로탱갤러리와 일본 도쿄갤러리에서 전시하였고, 윤형근의 전시는 2월에 벨기에 악셀페어보트갤러리에서 열렸다. 그룹전으로는 미국의 블럼앤포갤러리에서 이우환, 박서보, 정상화 등의 작품과 서구 미니멀리즘 작품이 함께 전시되었고, 벨기에의 보고시안재단이 국제갤러리, 티나김갤러리와 공동 주최한 김환기, 이우환, 박서보 등 7명의 단색화와 한국 추상전이 열렸다. 또한, 화랑들의 아트페어 참가도 아트스테이지 싱가포르와 화랑미술제에 이어 아트바젤홍콩과 아트센트럴로 이어져 화랑들은 바쁜 봄을 맞이하였다.


K옥션, 천경자 <정원>이 17억 원에 낙찰되는 장면


K옥션과 서울옥션의 서울 경매와 홍콩 경매의 포트폴리오 구성은 국내 시장과 해외 시장을 확연히 구분되었다. 국내에서 열린 첫 번째 메이저 경매는 양대 회사 모두 김환기와 천경자를 전면에 내세워 고가 낙찰 경쟁을 벌였으며, 지난해 첫 경매보다 낙찰총액이 모두 큰 폭으로 상승했다. 3월 9일에 열린 K옥션 경매는 단색화 24점과 민중미술 6점을 출품하여 단색화에 중심을 두었고, 3월 16일에 열린 서울옥션 경매는 리얼리즘 작품을 11점 출품하여 섹터를 확장했다. 100억 원대를 넘는 홍콩 경매의 포트폴리오는 양대 회사 모두 전력투구하는 모습을 보였다. 3월 25일에 치른 K옥션 홍콩 경매는 박서보 10점, 이우환과 정상화 각 6점, 김환기와 윤형근 각 4점으로 64점 중 30점이 단색화 작품이었고, 4월 4일에 열리는 서울옥션 홍콩 경매는 박서보 8점, 김환기, 이우환, 정상화가 각 5점이고, 총 60점 가운데 26점이 단색화 작품이다. 홍콩 경매의 하이라이트는 K옥션이 김환기와 정상화, 서울옥션이 김환기와 박서보를 전면에 내세워 김환기와 단색화 대표 작가로 압축한 전략을 취한 것이다.


갤러리는 변화하는 국내 전시와 나아가 해외 전시로 연결하는 기획으로 변혁을 꾀하고, 경매는 국내와 홍콩으로 대변되는 시장 차별화라는 전략으로 2016년 1/4분기 시장을 열었다. 한국화랑협회가 주최하는 화랑미술제도 작년과 매출액은 비슷하였지만, 개별 부스의 내용과 전반적인 레이아웃이 예년에 비해 산뜻해졌다. 변해야 산다. 변화를 위한 몸부림과 혁신의 기운이 시장 곳곳에서 감지되었다. 그래서 봄이 오면 늘 새봄이 왔다고 하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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