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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2015년 미술시장: 경매 최고가 경신과 아트페어 확대

서진수

상반기 반년을 사고와 질병으로 까먹고 하반기 반년으로 일 년 수확을 채워야 하는 상황이 2년째 계속되고 있다. 2014년의 세월호 침몰 사고와 2015년의 메르스 확산은 경제와 정치, 그리고 문화 등 모든 영역을 흔들어놓아 우리 사회 전체를 적잖이 공황 상태에 빠트렸다. 그러한 상황에서도 미술시장은 세계 미술품 경매시장의 활황 영향과 자구노력으로 규모 면에서 회복세를 보여 다행이다.


서울옥션 홍콩 경매에서 국내 작가 최고가가 경신되는 순간


특히 경매시장은 2014년도의 7개 회사 낙찰총액인 918억 원을 2대 경매회사의 낙찰총액이 이미 7월 경매 때를 웃돌아 최소한 3-40%가 더 커질 것으로 예측되며, 10월에 홍콩에서 열린 서울옥션 경매에서 김환기의 1971년 작품 <19-Ⅶ-71 #209>가 47억 2,100만 원에 낙찰되어 이전의 박수근 <빨래터>가 가지고 있던 45억 2,000만 원의 국내 작가 최고가 기록을 8년 만에 갈아치운 기록 경신의 해였다. 또한, 이우환에 이어 국제 시장에 진입하기 시작한 단색화 작가들의 선전이 이어지는 가운데 정상화의 <무제 05-3-25>가 11억 4,200만 원에 낙찰되어 작가 최고가를 경신하였다. 이로써 한국 미술품 경매시장은 2006년까지의 박수근 우위의 시대에서 2007-09년까지 이우환 우위의 시대를 지나 2010년 이후 확실히 김환기 우위의 시대로 접어들었으며, 여기에 단색화 그룹이 가세하는 시장구도를 보이고 있다. 국내의 쏠림현상 속 회복세와 함께 해외 경매시장에서도 봄가을 경매에서 계속 기록 경신이 일어나고 있다. 뉴욕 크리스티는 전통의 이브닝 세일 외에 특별경매 파트를 기획하여 5월 11일에는 피카소의 <알제의 여인들>을 1억 7,936만 달러(1,967억 원)에, 그리고 11월 9일에는 모딜리아니의 <누워있는 나부>를 1억 7,040만 달러(1,973억 원)에 판매하여 기획의 파괴력과 중요성을 보여주었다. 기준 환율에 따라 한화로 계산한 판매가가 오히려 반대로 나타나는 점도 눈여겨볼만하다. 고가 미술품 투자와 환 투자를 병행하는 경우 이 점도 꽤 중요하며, 전통적으로 고가 작품만을 경매에 부치는 이브닝 세일보다 한 단계 높은 특별 경매를 시행한 점이 미술시장의 최상급이 무엇인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아트페어도 언론에 발표된 보도를 종합하면 키아프 180억, 아트부산 150억, 아트광주 30억, 대구아트스퀘어 30억 원을 합치면 역대 최고의 해였다. 이들 대형 아트페어 외에도 신설된 아트페어를 합치면 전국에서 20여 개의 크고 작은 아트페어가 열려 아트페어 전성시대를 구가하고 있다. 그러나 지식기반사회의 속성으로 인해 대형과 중형 행사, 대표 경매회사와 중소 경매회사 간 차이, 여기에 화랑 간 규모와 판매액의 격차를 비교하면 쏠림현상으로 미술시장의 회복은 크게 체감하기는 쉽지 않다. 그럼에도 지표는 확대되고 있다.


한국화랑협회의 신임회장 박우홍 당선, 백남준, 박수근, 이중섭, 김흥수, 윤형근, 하종현, 권영우, 이승택, 이강소, 이동엽, 최명영, 안창홍 등의 전시 개최, 유럽과 미국 화랑 및 아트페어, 심지어 베니스비엔날레 진출까지 화랑과 관련된 행사와 기획이 돋보인 한 해였다. 홍콩, 바젤, 런던, 파리의 아트페어에서 보인 화랑들의 열정 또한 어느 해보다 강렬했다. 이우환, 박서보, 하종현, 정창섭, 전광영, 김수자 등의 해외 진출과 활동도 활발해져 좋은 소식들이 이어지고 있다. 


경매시장에 나타난 단색화 열풍의 지속과 온라인 경매 활성화, 세계화를 위한 홍콩 시장 진출 등도 2015년 한 해 동안 미술시장의 핫이슈였다. 경매시장은 기록을 쏟아냈고, 낙찰총액을 매우 증가시켜 미술시장 회복을 이끌었다. 부산시립미술관의 이우환관 개관, 김인한, 하정웅, 신옥진, 서세옥 등 훌륭한 컬렉터와 작가의 미술관 작품 기증도 이어졌다. 미술시장이 커지려면 미술관의 작품수집과 교육기능이 제대로 되어야 하는 시점에서 기증은 존중하고 우대되어 계속 이어져야 한다. 그러나 호사다마라 했던가. 좋은 일이 많은 한 해 동안 가슴을 철렁이게 하는 사건도 있었다. 이우환 위작 사건의 표면화와 천경자 작가 별세 소식이었다. 미술시장 발전을 위해 모두가 합심하면 오히려 좋은 결과를 낳을 수 있는 일들이련만 왜곡되고, 감추려 들어 불신을 키웠다. 작품도 고통을 겪으며 좋아지고, 세상사도 고통으로 강해지는 이치라면 모두가 우리의 피와 살이 될 것이다. 좋은 일을 더 많이 경험하고, 자기 할 일만 꾸준히 해가면 언젠가는 모두에게 좋은 날이 올 것이다. 조그맣게 마련한 책 『단색화 미학을 말하다』를 우리 미술계와 미술시장에 바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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