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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2015년 3월의 홍콩 미술시장 현장

서진수

아시아 미술 시장의 거대 허브 중 하나인 홍콩 시장에 큰 변화가 일어났다. 홍콩의 봄철 미술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달이 5월에서 3월로 바뀌고, 경매 보러 홍콩가던 아시아인과 서구인들이 이제는 아트페어를 보기위해 홍콩에 가는 상황이 되었다. 아트바젤홍콩의 3월 개최는 홍콩시장의 봄을 4-5월 두 달에서 2015년부터 3-5월 석 달로 확장시켰다. 2014년까지 4월의 소더비 경매, 5월의 아트바젤홍콩과 크리스티 경매가 개최되며 메인과 위성 시장들이 홍콩을 뜨겁게 달구며 홍콩시장을 재구성 시키고 있다.


3월의 홍콩 미술 시장 중심에는 역시 아트바젤홍콩이 있었다. 2014년 가을에 디렉터가 바뀌고 2015년 페어 개최시기가 5월에서 3월로 옮겨지면서 아시아 각국의 미술 시장 행사 스케줄도 도미노처럼 바뀌었다. 아트바젤홍콩의 운영은 바젤 스타일, 즉 일반공개보다 구매와 직결된 철저히 VIP 위주로 관람 시간이 짜여졌고, 공간 배치와 부스도 변화를 주기 시작했다. 아트페어가 시작된 이틀 연속 VIP만 관람시키고, 가고시안, 화이트큐브, 페이스갤러리 등 대형 갤러리들이 첫날 VIP 오픈부터 7-8점씩 판매하거나 준비한 작품의 절반 이상을 팔았다는 뉴스가 주말판 신문을 장식했다. 일반 공개가 하루 줄어서인지 작년보다 적은 6만 명이 다녀갔으나, 일요일에는 페어장이 발 디딜 틈 없었다. 37개국 233개 갤러리가 참석한 아트바젤홍콩에서 한국 갤러리의 작품 구성은 한국적인 컬러가 한층 강해졌다. 갤러리 섹션에서는 국제갤러리의 양혜규, 이우환, 박서보, 하종현, 학고재갤러리의 백남준, 이우환, 정상화, 아라리오갤러리의 강형구, 안창홍, 윤명로, 권오상, PKM갤러리의 윤형근, 코디최, 정영도, 정희승 등 다양한 국내 작가들의 비중이 높아졌다. 그리고 큐레이터 프로젝트 코너인 인사이트 섹션에서는 리안갤러리의 김승주, 갤러리인의 김명범 등의 작품이 많은 관심을 끌었다. 스케이프, 원앤제이, 이엠을 포함한 국내의 총 9개 갤러리가 선보인 다수의 작품이 한국을 대표하고 있었으며, 국내외의 개인과 기업 컬렉터, 해외의 미술관으로 팔려나가며 큰 성과를 걷었다.



아트바젤홍콩에 출품된 이우환 작품, 사진ⓒ 서진수


큰 아트페어와 위성 아트페어의 공존도 나타났다. 아트바젤홍콩이 열리고 있는 바로 옆 공원에서 열린 ‘Art Central’에서는 21개국의 75개 갤러리가 참여하였으며, 한국의 갤러리현대와 카이스갤러리가 부스를 차렸다. 침사추이의 마르코폴로호텔에서 열린 아시아 호텔아트페어에는 국내의 화랑들이 다수 참가하였고, 센트럴의 콘라드호텔에서는 또 다른 호텔아트페어인 아시아 컨템포러리아트쇼가 열렸다. 갤러리 전시도 볼거리였다. 아시아에서 처음 선보이는 가고시안의 루돌프 스팅겔의 금박 작품 전시, 아시아 소사이어티 전시와 함께 열리고 있는 페이스갤러리의 나라 요시토모 전시, 갈레리페로탱의 그레고르 힐데브란트의 추상작품 전시, 레만 모핀의 알렉스 프레이저의 사진전이 관객들을 아트페어장 밖으로 잠시 불러냈다. 가격이 억 내지 십억 대인 작품들로 이루어진 전시들이 아트바젤홍콩과 때를 같이 하여 오픈하였다.


경매회사들의 경매와 프라이빗 세일도 함께 열렸다. 국내의 K옥션은 단색화 작품 21점을 포함한 56점 중 50점이 팔린 단독경매를 실시하여 71억 원에 달하는 성과를 냈다. 국내 경매의 3-4분의 일의 작품 수로 국내 메이저 경매와 비슷한 판매액를 올렸다. 홍콩 소더비는 한국의 단색화와 일본의 구타이를 합친 아시아 아방가르드전으로 프라이빗 세일을 실시하였고, 박서보와 하종현 작가를 초대하여 아티스트 토크를 열었다. 크리스티홍콩은 봄가을의 메이저 경매 2회 중심이던 포맷에 소규모 경매 하나를 더 추가하여 치렀다.


3월의 홍콩시장을 돌며 한국 미술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음을 느꼈다. 중국의 추상, 일본의 구타이와 함께 경쟁할 수 있는 단색화 그룹이 있다는 것도 다행으로 느껴졌다. 아트바젤홍콩에서 25개의 아시아와 서구의 미술관, 박물관 대표들을 초청하여 시장을 이해시키고, 홍보할 기회를 제공해주며, 공적 수요를 창출시키는 치밀한 전략을 수행하는 것은 꼭 배워야 할 점이었다. 아트페어, 화랑 전시, 이벤트, 미술관, 작가, 기타 행사와 호텔, 식당, 지도 등을 소개한 작지만 예쁜 소책자의 배포에서 서비스 도시국가 홍콩의 선진성도 보았다. 가장 크게 느낀 점은 붐을 일으키고 있는 단색화를 이을 포스트단색화 전략을 위해 시장과 평론이 더욱 가까워져야겠다는 사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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